제200호

강동 연혁에 구암사를 ＇아홉개 절(九岩寺)＇로 표기한 것을 잘못 구암서원(龜巖書院)에서 와전, 행정자료 오류 시급히 바로 잡아야 「江東의 沿革」을 보면 "암사동(岩寺洞)이라는 동명(洞名)이 생긴 유래는, 오늘날 산 23번지 일대에 신라시대에 절이 9개나 있어 구암사(九岩寺)라 하였고 속칭 바위절이라 하였으므로 그 한자명(漢字名)으로 암사리(岩寺里)라 한데서 유래한다"고 기록하여 놓았다. 또 「바위절 마을 상여놀이」 비디오 테이프에도 암사동에 절이 9개 있었다고 해설을 하고 있다. 너무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책으로, 비디오로 또 입으로 전하고 있어서 이것을 바로잡지 않으면 안되겠다 싶어 맨 처음 답사기를 썼던 구암정(龜巖亭)을 다시 찾아가 보았다. 구암정은 암사수원지 취수장 철조망과 경계를 이루는 서쪽편 3단 대지로서 예부터 바위절로 알려진 곳이다. 이곳에 세워져 있는 구기비(舊基碑)로 미루어 17세기~19세기까지 약 2세기간 구암서원(龜巖書院)이 이 절터위에 있었음을 알 수가 있다. 우리 고장이 배출한 6현(六賢)을 배향한 정신적 지주가 되는 서원인데, 1871년 대원군이 중설서원(重設書院:이중으로 세운 서원) 철훼명령으로 이 서원은 하나 뿐인데 훼철(毁撤)을 당하였다. 절터는 한강에 면한 바위절 산 동쪽 산록으로 북쪽은 바위 절벽을 이루고 있다. 이 지형은 공주의 공산성과 흡사할 뿐 아니라 부여의 낙화암과도 흡사한 형국이다. 가래여울(楸灘)에서 곧바로 흐르는 물이 빈양(石灘)에 부딪쳐 감돌아 아차산쪽으로 흐르는 모양도 공산성의 금강과 낙화암의 백마강과 비슷하다. 바위절터에서 올림픽도로 건너편 산에도 기와편들이 발견되는데 원래는 산등이 이어져 있었다. 암사수원지 정문의 왼쪽인 이곳에서도 기와와 주춧돌이 남아 있어 건물지였음이 분명하다. 또 수원지 정문의 오른쪽이 되는 서쪽에서도 절터로 알려진 건물지가 있었다고 전해오나 현재는 수원지 공사로 이 일대가 흙으로 묻혀 버렸다. 그러나 이 세곳은 동일한 지역으로서 한 개의 절이 있을만한 좁은 지역이다. 그렇다면 왜 절이 9개가 있었다고 말을 할까? 무지한 사람들이 암사(岩寺)·구암서원(龜巖書院)을 구암사(九岩寺)로 와전시킨 것을 행정관서에서 까지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정확한 것은 「신증동국여지승람」 기록으로서 "백중사(伯仲寺) 일명 암사(岩寺)이며 하진참 동쪽에 있다" 서거정의 시에 쓰기를 "초제가창헌(招提架蒼헌:절이 산봉우리에 지어졌는데)… (중략) 산형임수단(山形臨水斷:산 모습은 물을 임해 끊어졌고), 수세촉산회(水勢觸産廻:물 기세는 산을 부딪쳐 돈다)… (하략)" 시인의 표현은 절의 위치와 풍경을 잘 표현하고 있어서 이론(異論)이 있을 수 없다. 1998년 서울시에서는 취수장을 건립하면서 동국대학교 불교미술문화재 연구소 문명대(文明大) 교수로 하여금 1차 발굴조사를 하였는데 발굴된 유물은 취수장 서쪽 3단 대지에서 둥근 고식(古式)주춧돌과 사각형 자연주춧돌, 장대석(長臺石) 일부가 노출되어 있었고, 지표면에서부터 최하층 바닥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출토되었는데 그 주종은 기와들이다. 이 외에도 각종 토기, 자기, 석기, 금속품, 기타 등도 꽤 많이 출토되었다. 특히 석탑은 옥개석 1점이 제1단에 놓여 있었는데 이와 동일한 것이 건물 정면 시굴 때 출토되었다. 옥개석 받침은 모두 각형받침 대신 연꽃무늬로 구성되었는데 연꽃은 사각형에 가까운 고려시대의 형식화된 것으로 생각된다. 본대 3개의 옥개석은 3층 옥개석으로 볼 수 있겠다. 백제식 연화문 수막새 완형이 발견되었는가 하면 고구려식 귀면 수막새기와, 통일신라의 귀면 수막새기와, 고려 초기 연화문 수막새기와와 순청자, 조선시대의 분청사기와 백자 토제 등잔접시 등 귀중한 자료가 많이 출토되었다. 이번 발굴을 통하여 고려 이전의 유구 흔적은 전혀 찾지 못했는데 이점은 앞으로 꼭 밝혀내어야 될 것이다. 우리 고장은 백제의 수도였다가 고구려와 백제가 다투던 격전장이었다. 신라가 이곳을 차지하였는가 하면 고려때는 서경(西京)과 함께 별도(別都)였으며, 조선조때에는 500년 수도의 일부 또는 왜곽지역으로 군림하였다. 따라서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오랜 고도(古都)이자 중심지로 크게 각광을 받았던 곳이다. 그동안 시를 중심으로 우리고장 문화유적을 많이도 답사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발굴조사가 미흡한 몽촌토성과 풍납토성, 암사선사유적지와 미사리선사유적지, 이성산성과 하남위례성 그리고 춘궁리 동사지(桐寺址)와 암사동 바위절터를 계속 발굴 조사하여 흡족한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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