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투표 결과 사등·둔덕 ‘반대’, 동부·거제 ‘찬성’

거제 서부지역 4개 농협 합병 움직임과 관련, 지난 14일 각 조합별로 실시된 합병 찬·반 투표에서 거제·동부농협은 합병이 가결됐으나 사등·둔덕 농협은 부결됐다.

부결된 조합은 재투표를 실시할 수 있으나 1차 투표 결과가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작지 않아 당초 추진되던 4개 농협 합병은 무산될 조짐이다.

각 조합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각 농협 회의실에서 치러진 투표 결과, 거제 농협(조합장 이해원)은 조합원 1,389명 가운데 1,051명(75.6%)이 투표, 903명이 찬성(85.9%)했고 142명이 반대해 합병이 가결됐다. 무효는 6표.

동부농협(조합장 윤준수)은 조합원 1,176명 중 759명(64.5%)이 투표, 5표가 무효인 가운데 126명이 반대 의견을 냈으며 628명이 찬성(82.7%)해 거제 농협과 같은 결과로 나타났다.

반면, 사등농협(조합장 조기태)은 조합원 1,531명 중 821명(53.6%)이 투표한 가운데 찬성이 296표(36.1%), 반대가 495표(53.6%)로 나와 부결됐다. 무효는 42표. 둔덕농협(조합장 장덕권)도 1,042명의 조합원 중 663명(63.6%)이 투표, 무효가 6표 나온 가운데 찬성표(162표)보다 반대표(495·74.7%)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에 따라 거제·동부 농협은 조합장 임기만료 후 새로운 조합장 선거 없이 세부 절차에 따라 합병이 추진된다. 부결된 사등·둔덕 농협은 1차 투표 이후 10일내에 재투표 여부를 결정하게 되며 재투표를 결정하면 2개월 이내에 실시해야 한다. 재투표가 없을시에는 조합장 임기만료에 따른 새 조합장 선거를 치루게 된다.

이들 4개 농협은 지난 9월 합병 기본협정을 체결한 뒤 지난 11월 초 합병 가계약을 체결했었다.

◀ 뉴스분석

사등·둔덕지역 반대 많아 성사 어려울 듯

거제 서부지역 4개 농협 합병은 추진 과정에서부터 사등·둔덕 조합원들로부터 반발이 잇따라 무산될 가능성이 예측돼 왔다.
합병을 반대하는 조합원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지금도 조합 자생력이 충분한데 굳이 합병할 필요가 있느냐」로 요약된다.

「조합원의 경제권과 생활권을 중심으로 합병한다」는 원칙은 지리적 여건을 감안하지 않은 모순된 논리라는 지적이 일부에서 제기되기도 했고, 투표 방법에 대한 의혹도 나오는 등 불협화음이 돌출됐다.

조합원 토론회가 없었던 점 등 여론 수렴이 다소 미흡했다는 것도 한 요인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 거제시지부 측이 지역언론을 통한 홍보와 설명회를 갖기는 했으나, 대다수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토론회로 합병에 대한 이해를 높히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오기 때문이다.

어찌 됐든, 이번에 합병이 부결된 사등·둔덕 농협은 1차 투표 후 10일안에 재투표 여부를 결정하게 되며, 재투표 없이 그대로 존속할 경우 중앙회의 지원 없이 자립경영 기반을 구축하게 돼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손정주 농협중앙회 거제시지부장은 15일 지역언론사에 보내온 글에서 『합병 취지는 장례사업·유통사업·미곡종합처리장(RPC)등 조합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업을 수행, 초 고령사회에 발맞춰 조합원 복지시설의 확충 등 지역종합센터로서의 기능을 갖춘 새로운 조합을 만드는데 있었다』며 합병 취지가 순수했음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합병을 선택한 조합과 선택하지 않은 조합을 비교해 각각의 조합원과 조합직원들에 대한 대우가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보면 지금의 선택이 과연 올바른 선택이었는지를 구별하는 데는 그리 오랜 세월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전의승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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