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신규분양율 평균 77% … 입주율은 더 낮아

정부의 8·31 부동산 대책 이후 아파트 분양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거제지역도 공급과잉과 가격거품론 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신규 아파트 분양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

그러나 신현수월지구에 GS 하루愛, 두산 위브, 포스코 the# 등 1군 건설업체들의 대규모 프리미엄급 아파트 물량공급이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공급과잉을 넘어 이상기류마저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31일 거제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주택공급률이 103.71%인 가운데 올해 준공됐거나 공사가 진행중인 신규 아파트 물량(11월말 기준)은 5,306세대에 이르며 이중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것은 1,230세대나 된다.

이같은 수치는 업체에서 밝힌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실제 미분양 물량과는 차이가 있고 착공을 안했거나 분양승인을 받지 못한 물량까지 합하면 실질적인 미분양 세대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더욱이 11월말 기준으로 대동 다ː숲과 롯데 인벤스가 각각 98·95%, 석호 해와루 90%, 롯데 캐슬아일랜드 87% 등을 제외하면 지난 3월말 분양한 일성 아리채가 64%의 분양률로 그나마 선전하고 있을 뿐 A아파트는 분양률이 겨우 7%밖에 안되고 B아파트도 12%에 불과하는 등 평균 분양률이 77%에 그치고 있다.

또 사실상 실수요자 말고는 분양을 받지 못하는 덕산 아내임대아파트도 지난 9월 29일 분양을 시작했으나 1·2차분 총 1104세대 중 432세대가 주인을 찾지못해 분양률은 61%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 분양을 시작한 일부 아파트는 청약전 과대광고란 지적을 받으면서까지 분양률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을 쓰는 등 업계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이미 준공된 아파트의 입주율 마저도 낮아서 고현·옥포 등지의 경우 「준공필 즉시입주 가능」이란 현수막이 내걸린 채 빈집이 수두룩한 아파트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같은 아파트 공급과잉은 수요자의 신규 아파트 청약의지를 약화시키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파트 입주자의 경우 기존에 거주하던 아파트를 팔거나 전세를 놓아야 새 아파트 입주가 가능하지만, 매물이 많아질수록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입주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신규 아파트에 투자할 여력이 줄고, 아파트 분양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수요층도 엷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03년부터 대동다ː숲 등 대규모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지역내 중고아파트 대체수요가 상당수 소진된데다 겨울로 접어들면서 부동산 비수기의 계절적요인까지 겹쳐 실수요자 마저 관망세로 돌아섰다는게 지역 부동산 업계의 진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규아파트 공급물량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신현수월지구에 GS 하루愛, 두산 위브, 포스코 the# 등 2,190세대가 들어설 계획이고 아주동에도 812세대의 신축 아파트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어서 지난달 17일 현재 시에 접수된 주택건설사업승인신청 현황은 5개 단지 총 3,002세대에 달한다.

이미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섰고 미분양 아파트 마저 속출하는 상황에서도 줄을 잇는 아파트 공급은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거제지역의 경우 지은지 10년 이상된 노후아파트 물량이 많은 탓에 여전히 잠정수요는 많다는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또 상당수 수요자들이 기존 아파트를 매매하고 신규 아파트로 이사하기를 바라지만 매매가 쉽지 않은데다 최근 공급되는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가 대폭 올라 추가비용이 만만찮게 들어가기 때문에 분양률이 저조하다는 것.
아울러 조선경기 호황에다 각종 대규모 개발계획이 잡혀있는 것도 끊이지 않는 신규 아파트 공급의 한 요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거제의 경우 아파트 교체시기에 접어들어 대체수요를 노리고 공급과잉 상태인데도 신축계획이 줄을 잇는 것으로 보인다』며 『1군 건설업체들이 포화상태에 이른 수도권지역을 벗어나 새로운 타깃으로 조선호황을 누리고 있는 거제를 택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동열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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