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기본협정 이어 지난 7일 가계약 서명
12월14일 조합원 찬반투표로 합병 마무리

합병 기본협정을 체결했던 거제·사등·둔덕·동부 농협이 지난 7일 「합병 가계약」을 체결했다.

거제 서부권 4개 농협 조합장은 이날 농협중앙회 거제시지부(지부장 손정주)에서 『급변하는 농촌환경 속에서 조합원들에게 「꼭 필요한 농협」으로 거듭나고 조합의 자립경영 기반을 구축, 「지역종합복지센터」로서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는 조합을 만들자』며 합병 가계약서에 서명했다.

4개 농협은 지난 9월28일 기본협정 체결 이후 합병 추진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합병계약서(안)를 만들어 왔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14일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합병을 결정하게 되며 합병 설립위원수는 조합당 7명(28명)으로 구성, 2006년 2월17일 창립총회를 갖게 된다.
또 조합설립위원회에서 정관(안)과 사업계획 및 수지예산(안)을 작성하고 조합장과 이사, 감사 등 임원을 선출하게 된다.

합병계약서(안)에는 농림부장관의 합병인가 후 합병등기일자에 합병하는 것으로 하고 신설조합의 임원수는 대의원 80명, 이사 10명, 감사 2명을 두기로 했다. 조합원의 자격출자 구좌수는 개인 60구좌(1좌당 5천원∼30만원)이상, 법인 100좌(50만원)이상으로 정했다.

농협 시지부에 따르면 신설합병조합의 자산규모를 단순 합산하더라도 전국농협평균의 1.7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합병으로 인한 각종혜택(농협중앙회·정부 지원 등)과 시너지효과(인건비 감축, 중복부분 인력운용 해소, 자본 및 자금의 규모확대 등)를 감안한다면 경남지역 일류농협으로 손색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개 조합의 전격적인 합병 움직임은 합병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던 조합장 및 임원들의 기득권이 과감히 포기되고 농민을 위한 협동조합을 설립하자는 뜻이 그 결실을 이뤘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따라서 합병권고를 받고 있는 지역내 타 조합들의 합병 논의도 활발해 질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자율합병이 마무리된 조합은 전국적으로 32개(의결 26개·등기 6개)이며, 합병을 추진중인 조합은 121개. 경남 도내에서는 하동, 창녕, 양산, 남해 등 17개 농협에서 합병을 추진 중이다.

해설☞

급변하는 농촌환경 속 자립기반 구축 몸부림

◇농협합병 왜 필요한가= 거제 서부권 4개 농협의 합병 움직임은 최근 국제적인 통상압력에 의한 각종 농업협상과 국가간 자유무역협정(FTA)체결 및 농업인구 고령화·감소, 추곡수매제 폐지 이후 공공비축제 전환이라는 정책전환 등 급변하는 농촌환경 속에서 하나의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역농협의 업무구역의 협소로 인한 사업량 감소, 상호금융 성장의 한계 등으로 경영수익이 적고 조직생산성이 떨어져 조합원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농협 측의 자체분석도 합병 움직임의 명분이다.

농업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곧 조합원의 감소와 조직기반 약화로 이어지고, 신용 및 경제사업 물량 확보에도 한계가 뒤따른다는 것. 지역 조합 대다수가 순이익 1억원을 약간 웃도는 현실에서 조합원을 위한 복지사업은 펼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시장 변화로 인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점도 합병의 이유로 꼽힌다. 예금금리는 오르고 대출금리는 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춰야 하는 현실에서 예금과 대출의 이익폭이 점점 줄어드는데다, 「적립식 펀드」등 은행권 신종상품으로 시중 여유자금이 몰리면서 농협의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

특히 「임직원을 위한 조합」이 아니라 「조합원을 위한 조합」으로 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합병 움직임에 무게를 싣고 있다. 면 단위 지역농협의 사업량과 순이익 규모에 비해 임직원의 인건비 및 경비 지출이 많았다는 점에서 합병을 통해 절감된 인건비 및 경비를 조합원을 위한 실익사업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합병을 통해 조합이 완전한 자립경영 기반을 세우고 조합원을 위한 소득사업과 환원사업, 복지사업에 매진하는 「지역종합 복지센터」의 역할로 거듭난다는 것이 농협의 복안이다.

◇합병이후 어떻게 바뀌나= 농협 측은 합병 이후 조합원 수와 사업량 등 규모 확대에 따라 더 큰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전국 평균과 비교해도 총자산 및 순이익이 두 배 이상 늘어난다는 것.

작목별 생산자 조직 등 각종 조합원 조직의 통합과 연합 운영이 가능해져 조직기반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총무·기획 등 사무관리직 업무가 통합되면 직원의 전문화를 꾀할 수 있고 조합원 상담 및 자체사업개발, 검사 등 전담부서 설치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합병조합은 특히 각종 프리미엄이 뒤따른다. 농협중앙회와 정부의 무이자 자금 지원과 함께 농업인 실익사업과 편익시설 설치를 할 경우 조합육성자금이 최우선으로 지원된다. 중앙회는 소멸조합 1개 당 30억원-90억원을 6년 동안 무이자로 지원하며, 정부는 소멸조합 1개 당 2억원씩 총 6억원을 5년간 무이자로 지원한다. 합병 조합의 부실액도 중앙회에서 전액 보전된다.

전문사업 기능 확대도 합병조합의 플러스 요인. 지역 특성과 조합원의 뜻을 반영한 실질적인 지역농업 개발계획 수립이 가능하다는 것. 미곡종합처리장, 가공공장 등 각종 유통시설 설치시 원료 농산물 이용 및 이용 농업인 확보가 쉬워져 시설 운영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은 이처럼 합병을 통한 안정된 경영기반이 마련되면 장례예식장 또는 노인복지타운 건립 등 복지사업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합병으로 소멸되는 조합은 지점화해 조합원들의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전의승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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