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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평가제, 시행돼야 한다

광복 60년, 어느 한 해도 교육문제가 조용하게 넘어간 해가 없다. 올해도 예외 없이 대학입시의 논술평가, 고교평준화문제 등으로 야단법석을 떨더니 연말이 닦아오는 시점에 또 다시 교원평가제로 온 나라가 시끌벅적하다.

지난 4일 교육인적자원부 김진표 부총리는 교육력 제고(提高)를 위해 전국 48개 초·중·고등학교에서 교원평가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 발표하였다. 이에 대하여 전교조는 APEC 관련 수업안 하나로도 야단들인데 발표된 교원평가 시범실시를 저지하기 위해 연가(年暇)투쟁에 들어가겠다고 한다.

교원평가제란 교사들을 평가하여 자신의 능력과 강점(强點) 그리고 발전방안 등을 스스로 진단하게 하려는 제도다. 즉, 교사들이 능력개발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자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데 목적을 두겠다는 것이다. 뒤에 숨긴 다른 뜻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교사들의 전문성 신장(伸張)을 위하여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진단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동료교원에게 수업평가를 받고,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교사들의 경쟁심을 고취하겠다는 취지(趣旨)다.

부총리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평가대상은 교사, 교감, 교장을 포함한 모든 교원으로 하고, 교장·교감 및 동료교사, 학생, 학부모가 평가자로 참여한다. 평가결과는 해당 교원들에게 제공하여 전문성 신장 및 학교운영 개선에 활용한다. 구체적인 시행방법은 단위학교 교원평가관리위원회의 자율적 선택사항으로 한다」고 교육단체들과 합의한 것으로 되어있다.

우선 평가안(案)은 교육인적자원부가 고심(苦心)한 흔적이 보이며, 교직3단체인 한국교총, 전교조, 한교조와 학부모단체인 참교육학부모회,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로 구성된 특별협의회를 거치면서 초기안보다 많이 완화된 듯하다. 더욱이 일부 학교들에 시범 실시하면서 단체 간에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복수(複數)안을 제시하여 시범학교에서 선택하여 운영하도록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마저도 일부 교육단체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요즘은 초·중등교육환경이 대학의 고등교육여건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좋아지고, 교사들의 대우(待遇)도 많이 나아진 것이 사실이다. 교육부에서 지원되는 예산을 보아도 그렇고, 실제로 새로 지어지는 초·중·고등학교의 시설이나 학급당 학생수를 보아도 현저하게 개선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제는 OECD 국가들의 학생 수학능력 순위를 논하기보다 우리나라의 장래를 위해 교사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교육능력을 키워가는 노력할 경주할 시기라고 생각된다.

물론 반대하는 측에서 주장하는 교원 수업시수 감축과 업무경감, 교원 양성·연수·승진제도 및 근무평정제도 개선 등, 선행되어야 할 여러가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모든 일에 완벽이란 있을 수가 없고, 어떤 일의 선후(先後)에 대한 의견이 모두 같을 수도 없다. 또, 시행해 가면서 개선·보완해 가는 길도 있는 것이다. 너무 극단적인 주장만으로 일을 끌고나가는 것은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제는 교원평가제도 받아들일 만한 여건이 조성되었고 그 시행의 당위성을 모두가 인정하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수년 전에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안정성 있는 직업으로 교사직(敎師職)이 한껏 인기가 올라갈 때의 일이다. 오십 중반정도의 한 중학교 여선생님이 『대학에서 4년 공부하고 오로지 30년을 울궈먹을 수 있는 직업이 교사 말고 또 있겠는가?』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일이 있다. 대학교수가 10년 넘은 노트로 강의한다는 이야기보다도 더 함축적으로 교사들도 이제는 자기쇄신(自己刷新)이 필요하다는 것을 웅변하는 말이라 생각된다.

대학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교수업적평가를 시행해오고 있다. 초·중·고등학교의 교원평가제는 교육, 연구, 봉사 분야로 나누어 실시하는 대학제도와는 여러 면에서 다를 것이다. 그러나 시행에 따를 시행착오(施行錯誤)가 적지 않으리라는 공통성은 쉽게 예상된다. 우리 대학을 포함하는 많은 대학들이 시행한지 수년이 지났어도 아직도 규칙을 매년 개정하면서 시행해 가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 결과를 연봉제의 성과급에 반영시키면서 평가의 불합리한 점이 계속 지적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대학에서도 이 제도가 정착되려면 꽤 오랜 시간이 더 경과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교수업적평가제가 시행되지 않았을 경우를 가정하면 아찔하다. 대학교수들이 얼마나 많이 「철밥통」 소리를 들어 왔는가? 아직도 불명예가 불식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제도를 시행함으로서 자기 혁신과 대외적 실적이 쌓는데 기여했다고 판단한다. 교사들도 우리들의 다음세대를 좀 더 잘 가르치기 위해서 그리고 대학교수들이 받았던 불명예를 물려받지 않으려면 더 이상의 찬반(贊反)그룹의 소모적 충돌 없이 교원평가제는 실시되어야 한다.

최 덕규/거제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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