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인 바룬 호라·레누호라 부부

지난9월 자선 연극 기획 맡아 수익금 전액 불우이웃돕기
거제생활 5년… “한국에서 받은 사랑 돌려주고자 기획”

지난 9월30일 청소년 수련관에서 펼쳐진 자선연극공연이 화제가 됐었다. 조선소에 근무하는 인도인들이 출연한 연극 「엄마의 외출(Mama's day out)」은 사회복지시설 성지원 아이들을 비롯, 조선소 직원과 외국인 검사관, 거제시민들로 만원을 이뤘었고 언론에도 이 같은 미담이 보도됐지만 연극을 기획한 인도인 부부에 대한 포커스는 없어 주변의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인도인 부부 바룬 호라(Barun Hora·삼성조선 PM3 PM1팀 부장, 사진 오른쪽)와 레누 호라(Renu Hora, 사진 왼쪽) 부부를 지난 2일 만나 연극 기획과 관련한 뒷얘기 등을 들었다. 이날 통역은 월간거제 이종길 기자가 맡았다.

『한국에 온지 5년이 됐습니다. 거제에서 생활하면서 사귀게 된 사람들로부터 감명을 받았습니다. 참 친절하더라구요. 이 때문에 인도에 있을 때 연극인으로 활동했던 경험을 되살려 이번 공연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이들 부부는 연극을 기획한 배경에 대해 한국에서 받은 사랑과 도움을 돌려준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공연을 위해 대본을 알기 쉬운 영어로 각색하고 지난 8월말부터 매일 밤 11시까지 연극연습에 몰두한 것을 소중한 기억으로 떠올렸다. 인도에서 연극인으로 활동할 당시 정부로부터 상을 수차례 받기도 했었다고.

『추석 명절 이전에 출연진들을 섭외하고 한달도 채 안되는 기간 동안 연극 준비에 열을 올렸습니다. 거제에 온 뒤 사귀게 된 한국인들의 도움도 큰 힘이 됐구요.』

레누 호라씨는 이날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어로 간간이 대화하며 한국 지인들의 성원에 대해 거듭 감사해했다. 그녀는 한국에 오기 전 고교 생물 교사로도 근무했다고 한다. 유네스코 CCAP(외국인과 함께하는 문화교실)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참여한 것도 자선연극공연을 기획하는데 한몫 했다고. 그녀가 연극을 기획하면서 출연진들을 위해 음식을 손수 정성들여 마련했다는 사실도 세심한 배려를 엿보게 하는 대목.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 젊은 부부가 한집에 살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코믹하 게 그린 이 연극에는 가르그(27·대우조선 해양특수선시스템설계 2팀), 나웨드(27·대우조선 해양특수선시스템설계 1팀), 사친(26·〃), 아닌디타(26·〃)씨 등 4명의 대우조선해양 설계기술자들과 거제에 사는 7명의 인도인, 두 명의 한국인 등 총 13명이 출연했었다. 표를 팔아 남긴 수익금 100만원 전액은 성지원에 전해졌다.

『의사 소통에 약간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우선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저희를 찾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 찾아가 연극 공연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한국, 그리고 거제를 사랑하니까요』

전의승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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