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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파동을 바라보며

지금 즐겨 먹는 김치는 일찍이 우리 조상들이 개발한 먹을거리다. 그 시기가 언제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한자 문화가 도래한 이후가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문헌상에서 처음 보이는 표기가 한자인 것으로 봐서 그렇게 추측해 볼 수 있다.

이 말은 한자어 「沈菜」에서 온 말이다. 그것이 조선 초기에 와서 「딤채」라 하였다가, 뒤에 구개음화로 인해 「짐채」로 변하였다. 다시 구개음화의 역유추로 「김츠ㅣ>김치」로 변한 것이다. 이토록 김치는 우리 민족이 오래 전부터 개발한 고유 음식이다.

그래서 외국인이 김치를 입에 대어보곤 고개를 설레설레 내둘렀던 것이다. 어느 민족이든 그들의 독특한 음식문화가 있기에 타 민족의 것을 접하게 되면 이질감을 느끼게 된다. 김치가 바로 그런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에 와서는 다른 민족도 김치를 즐기고, 나름대로 김치를 개발하여 식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그들이 만들어 놓은 김치를 우리가 수입하여 즐기고 있으니, 세상 참 별일이다.
그 김치가 파동이 일어났다. 중국산 김치에서 납 성분이 발견되고, 기생충 알이 나왔다고 야단들이다.

우리가 개발하여 오랜 세월 먹어 오던 김치가 중국산으로 시장이 메워져 왔다는 데에 놀란다. 아내 덕에 한번도 시장 김치를 입에 대보지 않았으니, 놀랄 수밖에 없다.
세상이 참 많이도 변했다. 자식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아직은 남아 있어, 기생충 알에 놀란 어머니들이 병원에 가서 변 검사를 한다고 호들갑을 떤다고 한다. 보기에도 참 민망스럽다. 편리도 좋지만 정과 사랑이 깃든 음식으로 우리의 배를 채우는 방법은 없을까.

한번은 주부의 글에서 도시락을 싸 주지 않고 닦아서 보낸다는 데에 놀란 적이 있었다.
우리는 언제나 어머니께서 정성들여 싸 주시는 도시락을 그리워하며 자랐다.
그런데 요즈음은 학교급식에 의존하는 세상이다. 이젠 주부들이 도시락을 싸지 않아도 되고, 오직 빈 도시락을 닦아주면 그만인 세상이 되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도시락을 싸는데, 반찬을 정성들여 만들지 않고 슈퍼에서 인스턴트식품을 구입하여 넣어 준다 하여 아이들이 제 엄마를 「슈퍼엄마」라 한다는 얘기는 들었어도 이렇게 변한 것은 몰랐다. 빈 도시락을 닦아 가방에 넣어 주는 엄마 얘기에 얼마나 아연해 했는지…….

요즈음 살아가면서 근본부터 뒤집어진 것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모두가 편리를 추구한 결과에서 얻어진 것이다. 그런 성향이 우리의 문화를 송두리째 흔드는 경우가 가끔 눈에 들어온다.

옛날에는 여인이 거울 앞에서 머리를 만지는 것도 단순한 미모의 손질이 아니고 수양의 차원이었다.
주부가 등잔불 아래에서 바느질을 하는 것은 검소한 삶도 있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이었다. 고부간에 마주 앉아 울두로 다림질을 해도 가족간의 신뢰와 사랑을 키우는 일이었다.

그런데 요즈음은 머리 손질은 머리방에서 해 주고, 빨래는 빨래방에서 해 주고, 도시락은 학교에서 해결해 주고, 아이들 공부는 과외 선생님이 해결해 준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여인들은 하던 일의 대부분을 남에게 맡기고 밖으로 나온다.
그리고 거리에 나와 있는 「방」을 찾아다니며 삶을 즐기고 있다. 물론 전보다 훨씬 많은 여성들이 생산 활동에 참여하여 가정의 경제를 윤택하게 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여성들까지 집안의 일을 놓아버리고 있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젠 별일 없는 주부들의 손을 빌릴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내 아이의 급식을 같이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학교 식당에서 중국산 김치를 배식한다고 목청 돋우는 힘을 모아 손수 해 주는 방법은 없을까. 그러면 어느 어머니든 학교급식에 불안해하여 마음 조이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아이들도 어머니의 사랑을 만끽하며 자랄 것이니 더욱 좋다.

오늘은 중국산 김치에 불안해하지 말고, 접하지 않으면 된다는 아주 쉬운 논리를 펴고 싶다. 그래야만 부모의 사랑을 먹고 자란 아이들이 이 사회에 나아가 사랑이 충만한 사회를 만들어 줄 것이다.
아무리 편리도 좋지만, 근본정신은 흔들리지 않는 삶을 영위했으면 한다.

김치는 분명 우리의 고유 음식이다. 그것이 외국인의 손으로 만들어져 우리의 식탁에 오른다는 것은 뭔가 이상하다.
변 검사를 하겠다고 호들갑을 떨기에 앞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우리의 삶에 있어서 비단 김치만은 아닐 것이다. 주객이 전도되어 이 사회의 흐름을 꼬이게 하는 것이 너무도 많은 것 같다.
이제는 우리의 주변을 살펴보고, 뒤바뀐 가치를 바로 잡는 노력이 있었으면 한다.


강 돈묵 /거제대학 교수

새거제신문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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