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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에 만나고 싶은 사람들

산기슭과 논둑의 억새와 타는 저녁노을, 눈이 시리도록 푸른 가을하늘! 그 가을하늘보다 더 푸른 쪽빛 가을바다! 필자는 업무상 매일이다시피 통영에 있는 법원에 다니느라 하루에도 한두 번은 거제대교를 넘나든다.

무심으로 운전하다가도 이러한 정겹고도 아름다운 풍경들을 접하면 기억너머 존재하는 사람들-오랫동안 정을 나누었던 친구, 민족이나 민중등 추상적 실체들을 현실적인 실체로서 함께 고민했던 청년시절의 동지들, 법조인이 되고나서 만나 법조현실을 같이 했던 법조인들 등등이 보고 싶어 진다.

며칠전 「초보농군 봉아무개」라고 포장지에 자신의 이름을 쑥스럽게 적은 학창시절의 별명이「봉팔이」였던걸로 기억되는 친구 놈이 햇고구마를 보내왔다. 반갑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한 마음이 교차됐다. 참으로 어리숙하고 자신의 이익은 챙길 줄도 모르고, 묵묵히 독재정권에 맞서 학창시절 내내 투쟁하다 옥살이도 하고, 밤에는 야학에서 노동자들을 가르쳤던 친구다.

몇 년전 경기도로 이사하여 대학원 나온 가방끈 긴 아내와 농사를 짓는다고 하여 그 모친이 안타까워 눈물짓던 모습이 선하게 떠오른다. 요즈음 우리 농민들의 현실을 생각하면 더욱 안타깝다. 농사를 지을수록 빚만는다든 말이 괜한 푸념이 아니다. 친구! 부디 힘내시게!

그런가하면 요즘 한창 티브이에 얼굴이 자주 보이는 천정배장관도 한번보고 싶다. 2년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주관한 일본의 진보적인 변호사단체와의 교류회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렸다.
그 때 밤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이며 법조 및 정치현실에 관해 얘기 나누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유명인사가 된 임종인 국회의원이나 최병모 전 민변 회장의 인권보호에 대한 의지에 찬 눈빛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천 장관이 최근에 강정규 교수에 대한 검찰총장에 대한 불구속 수사지휘와 관련하여 곤욕(?)을 치르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강정규 교수의 북한에 대한 시각이나 역사인식에는 필자도 동의할 수 없다.

그러나 역사인식이 다르거나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구속한다는 것이 마치 당연하다는 시각은 군사독재시절의 공안당국의 견해와 다르지 않다. 또한 천 장관의 수사지휘는 헌법정신에 부합하고 법률에 근거한 권한의 행사임에도 새삼 문제삼는 걸 보면 선거철이 오긴 온 모양이다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다. 동료 변호사이자 장관인 천정배씨! 소신 변하지 말고 국민의 인권신장에 더욱 더 기여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찰시절 지도해 주신 남아무개 검사도 보고 싶어진다. 지금은 공안부장검사의 위치에 있다. 처음으로 필자에게 검사에 대한 좋은 시각을 갖게 끔 해준 사람이다. 얼마전 거제에 와서도 『이제 내가 김 변호사 잡으러 다녀야 하는 건 가?』며 보여준 그 소탈하고 균형 잡힌 사회인식은 오랜 대화를 나누지 않더라도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공안의 개념도 시대발전에 따라 바꿔 져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색깔(?)을 위한 공안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공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남검사와 같은 균형 잡힌 시각이 공안의 개념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것이라 믿는다. 대한민국 남검사! 파이팅!

사람이 그리워지고 편지가 쓰고 싶은 계절이다. 진실 되고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세상을 따뜻하게 하고 소리 없이 세상을 바꾼다고 믿고 싶다.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에게 올 가을에는 꼭 편지를 써야겠다.

김 한주 /변호사

전의승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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