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형!
지난 달 30일 국회 야간회의에서 통과된 개정 공직선거법에 대해서는 식자들 사이에도 오해가 상당한 것 같습니다.
중선거구제를 도입한 시·군의원 지역구는 「하나의 도의원 지역구 내에서 획정」하여야 하며 「하나의 시·군의원 지역구에서 선출할 시·군의원 정수(定數)는 2인 이상 4인 이하」로 정해졌습니다.
따라서 연초, 하청, 장목 등 3개면, 이른바 연하장(延·河·長) 지역만으로 하나의 선거구가 되기는 불가능합니다. 우선, 하나의 선거구에서 「2인 이상 4인 이하를 선출」한다는 법규정(공직선거법 제26조 제2항)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개정 공직선거법에 대한 또 다른 오해는 시·군의원 선거구마다 각 정당이 추천하는 후보자의 수와, 각 정당 비례대표 후보 순위 결정 및 비례대표 당선인의 결정 방법입니다.
먼저 「시·군의원 선거구마다 각 정당은 1인씩만 후보자를 추천한다」는 항간의 설은 「법리(法理)를 오해한 억측」입니다.
고쳐진 법에는 「정당은 선거구별로 선출할 의원 정수 범위안에서 소속당 당원을 후보자로 추천할 수 있다」고 돼있으며, 「다만 비례대표 시·군의원은 그 정수 범위를 초과하여 추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공직선거법 제47조 제1항)

선출의원 정수가 3인의 지역구인 경우 3명 이내로 추천할 수 있으며, 비례대표는 거제시 정수가 2명인데 후보는 3인 이상도 추천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오랫동안 거제시 의회를 지배해온 다수당이 제도적으로 바뀔 수 있는 기회」라는 일부의 설(說)은 억지 주장에 지나지 않습니다.
또 하나 비례대표 후보자 순위 결정은 「매 홀수는 여성을 추천하여야 한다」는 게 법의 규정(공직선거법 제47조 제3항) 이어서 남성의 순위는 「매 짝수」가 됩니다. 1, 3, 5번은 여성이, 2, 4, 6번은 남성이 추천되는 셈이죠.

비례대표 시·군의원 당선인의 결정은 유효투표 총수의 100분의 5 이상을 득표한 각 정당에 대하여 득표비율에 비례대표 의원 정수를 곱하여 산출(算出)된 수의 정수의 의석을 그 정당에 먼저 배분합니다. 잔여의석은 단수(端數:소수점 이하)가 큰 순으로 의석할당 정당에 1석씩 배분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례대표 의원 정수가 2명인 시·군의 경우 유효투표 총수의 72%이상 득표하는 정당이 사실상 모두 차지하게 됩니다.

S형!
고쳐진 시·군의원 선거법은 시·군의회의 구성과 위상을 확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많은 사람들의 기대입니다.
지금까지 「무보수 명예직」이던 의원 신분이 「유급 전업직(專業職)」으로 달라집니다.
아무런 보수를 받지 않지만 선택된 것만으로도 「가문의 영광」이라며 시의원 직분을 명예로 맡아왔던데 비해 내년부터는 제대로 급료를 받는 「새경에 걸맞는 전문직업인」으로 바뀝니다.
때문에 지금까지는 일이 다소 서툴고 생각이 조금 못미쳐도 「새경도 받지 않고 직분을 명예로 알고 일하는 분들이니까」라던 분위기와는 달리 「충분한 생활급을 받고 직업적으로 일하는 전문인들」로 교체되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공용문서의 직업란에 「시의원」이라고 적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그렇다면 내년 5월 31일(수) 실시되는 시·군의원 선거에서 유권자들 선택의 잣대는 한마디로 「5천만원 상당을 받고 거제시 발전을 위한 정책개발은 물론, 거제시정을 제대로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는 식견을 지닌 전문인」이 자명합니다.
그런데 일부 지역에선 동리 유지로 행세하는 졸부(猝富)들이 벌써 『제 돈을 퍽퍽 쓸 수 있는 사람이라야 당선이 돼도 제대로 활동을 할 수 있지…』라며 출마를 선언, 유권자들을 은밀히 회유하고 있다거나 『내년 시·군의원 선거는 정치신인들의 등용(登龍)무대가 돼야 한다』며 그동안 크고 작은 친목·봉사단체 등에서 활약(?)해온 실적을 내세우는 젊은이들이 출마를 공언하고 있다는 소문입니다.

유권자가 뽑아야 할 후보자의 자질은 「전문 직업인」인데 아직도 「명예직으로 일 할 정치신인」으로 착각하는 후보 지망생들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S형!
유능한 신인들의 「자질의 함량과 옥석의 구별」은 유권자의 몫입니다.
「호박에 줄 그어도 수박은 안돼」라고 속앓이를 하던 어느 경노당 회장님의 염려가 생각납니다.
수일전 인근 선거구 출신 국회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의 공천과 관련, 『굶어 죽어도 공천장사는 않겠다』고 공개선언해 정당 헌금을 내세워 공천을 노리는 「졸부들의 행진」에 제동을 걸기도 했습니다.
경북 어느 중소도시에선 지도층 인사들이 시의원 비례대표 후보를 찾는데 「인재난」이라고 걱정, 출향 인사 가운데 모 여대 강사로 일하는 그 고장의 며느리를 1번 추천자로 모시기 위해 그 분의 시부모에게 「하향(下鄕)교섭」을 간청한다고 들었습니다. 그 며느리는 50대 초반으로써 행정고시에 합격, 기획예산처 사무관으로 출발해 서기관으로 일하다 최근 대학에서 예산·재정학 강의를 맡고 있다고 합니다.

시·군의 비례대표 1번 추천자는 그 고장 모든 중선거구에서 소속 정당의 간판후보가 되기도 해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소문입니다. 「1번 그 사람 찍기 싫어 정당투표는 다른 당을 택하겠다」는 우스갯 소리가 거제에선 내년에 나돌지 않기를 바랍니다.

평소 고향 거제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가져온 S형께서도 「거제의 밝은 내일」을 위해 「실력있는 후배」들이 많이 나서도록 인재를 천거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유 진오/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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