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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등 주민 21일 취도기념비 철거반대 결의대회
대책위 구성해 정치·문화·경제적 가치 조명
취도기념비 철거반대 사등면민 결의대회가 지난 21일 오전 11시 사등면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사등주민 1백여명이 참석한 이날 결의대회는 대책위 구성. 철거반대 성명서 낭독 및 결의문 채택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대회에서 철거반대대책위는 신용웅 사등면발전협의회장과 천정남 가조출장소발전협의회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임수환·김성균씨가 부위원장을, 지역 자생단체장들이 위원을 맡았다. 김용우 시의원은 자문의원으로 위촉됐다.
신용웅 공동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부끄러운 역사라고 해서 무조건 없애거나 일제 잔재라 하여 청산하려고 해서는 안된다』며 『살아있는 역사를 죽은 역사로 만들것이 아니라 오히려 역사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정남 공동위원장은 성명서와 결의문 내용을 바탕으로 이날 결의대회의 취지를 설명하고 시민단체의 일방적인 행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김용우 시의원은 『취도 기념탑을 존치하자 철거하자는 논란에 대해 의회에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히겠다』며 『기념탑 존치를 외치는 주민들의 주장이 일본역사를 추종하는 것이 아닌데도 일부에서 이를 친일로 매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개했다.
이날 주민들은 성명서에서 『현재 일부 시민단체에서 계획중인 취도 기념비 철거안에 대해 해당 가조도 주민일동은 물론 사등면민 모두는 어떠한 명분과 이유로도 이를 절대 반대한다』며 『치욕의 흔적이라고 없애버림으로써 마치 부끄러운 역사가 없었던 듯이 숨기고 싶은 마음의 간사함을 경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주민들은 시민단체에 즉흥적인 철거 진행의 중단 및 기념비 철거가 이적행위로 귀착될 개연성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한편 거제시에는 원상복원에 따른 역사기념관을 현장에 건립해 국민교육의 장으로 활용토록 할 방안을 강구하라는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문도 채택했다.
해설▼
송진포 기념비는 러일 전쟁 승전기념비
취도기념비는 승전비 아닌 과거회상비
「취도에 있는 승전탑은 1905년 일본의 도고헤이하치로(東鄕平八郞) 제독이 거제 앞바다의 러일전쟁에서 러시아 발틱함대를 물리친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1935년 8월 일본의 진해 해군요항사령부에 의해 건립되었다」
지난 21일 모 지방일간지에 게재 됐던 기사 중 일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기사는 송진포 승전비와 취도 기념비를 혼돈한 순 엉터리 내용이다.
지난 5월16일 시민단체가 취도답사 당시 발표한 기자회견 자료에서 취도 기념탑을 러일전쟁 승전비로 해석한 것도 엉터리 내용이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1931년 5월 장목면 송진포리 송진포초교 뒷편에 세웠던 송진포기념비는 러일전쟁 당시 해군제독 「도고헤이하치로」의 친필을 음각한 승전기념비가 맞다.
이 비에 새겨진 「접적함대견(接敵艦隊見) …」으로 시작하는 도고의 친필 음각문은 「적 함대가 나타났다는 연락을 받고 연합함대에 경보를 내리고 출동, 적을 격멸했다. 이날 날씨는 맑았고 파도는 높았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길이 1백53㎝, 너비 1백10㎝, 두께 21㎝로 제작된 이 비는 해방 후 지역주민들에 의해 철거돼 한때 장목지서 앞 개울의 돌다리로 사용되다 지금은 거제시청 창고에 보관 중이다.
그러나 1935년 8월 사등면 창호리 취도에 세워진 「취도기념」비는 러일전쟁 승전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과는 거리가 멀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일본해군이 이 섬을 표적삼아 함포사격 연습을 했고, 후일 진해만사령부 사령관으로 부임한 일본군 중장(小林省三郞)이 함포사격 연습을 하던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높이 4m, 둘레 2m의 기념비를 세웠다.
말하자면 일본군 함포사격 연습장이었던 이곳을 회상하는 일종의 회상비인 셈이다.
이 비의 전면에는 「취도기념」이라는 큰 글자 옆에 「해군중장소림성삼랑書」라 새겨져 있고, 후면에는 「취도회고(吹島懷古)…」로 시작하는 비 건립배경 설명과 함께 한줄의 시가 새겨져 있다.
거제시지 하권에서 발췌한 이 비문의 해석내용은 다음과 같다.
「취도는 진해만 서쪽 모퉁이에 있는데, 일·노 전쟁 때 아군의 연합함대가 주둔해 있던 기지에서 밤마다 이 섬을 목표로 함포사격 연습을 했다. 함포사격 목표지점인 이곳은 워낙 위태로워 오래 머물러 있지 못했다. 이 섬은 해군 함포사격 연습장으로 크게 이름이 나 있던 곳이라, 이제 본관이 다시 찾아와서 비석을 세우고 시를 지어 그 때를 회상하노라.」
「한주먹에 취도를 부셔 형태를 알 수 없구나/ 바위는 부스러져 모래산이 되고 불 바다가 됐네/ 묵은 옛 일을 선양키란 기쁜 일이기에/ 천년토록 없어지지 않고 황국을 도우리라」
취도기념비 공개 토론회
시민단체 주관 7월5일 시청 회의실에서
여론수렴 차원 … 원점에서 자유 토론
취도기념비 논란과 관련, 시민단체연대측이 기존 철거를 전제로 한 강경한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나 바른 여론 형성을 위해 대시민 공개토론회를 갖기로 했다.
시민연은 지난 14일 취도 관련 자체 모임을 갖고 폭넓은 의견 수렴 차원에서 오는 7월5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토론회를 갖기로 했다.
이번 토론회는 미리 선정한 시민단체, 지역 주민, 친일청산연대, 언론, 역사학자, 종교계 대표 등 6~7명의 발제자의 발제와 질의 및 자유 토론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방청객으로 참여한 시민들도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했다.
시민연은 당초 「철거결정」을 전제로 한 범시민위원회를 결성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드려 시민들의 토론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취도기념 탑 관련 거제범시민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하기로 했다.
위원회 구성은 자율적인 참여를 우선으로 하고 각 기관과 단체 대표의 참여를 요청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취도기념비 철거기획과 진행이 시민연의 마음이 앞서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못한채 일방적으로 「철거」라는 제목을 앞세워 이를 향한 행보로만 비친 부분적 오해의 소지와 인지제공에 따른 자체 반성과 사과도 있었다.
그러나 일부에선 이번 토론회가 시민단체 측이 패널을 일방적으로 선정했다는 점에서 자신들의 논리를 전파하기 위한 모양 갖추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측은 역량의 한계로 일일이 설문조사를 할 수 없어 공개토론회를 통해 중지를 모으기로 했다며 허심탄회한 토론으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공통선을 성취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신기방, 이동열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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