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도기념비, 현장보존해 후손에 알리고 일본에 사죄 받아내야"

시민단체 일부 사람들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취도기념탑 철거 추진에 대해 사등면민들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등면민 1백여명은 지난 21일 사등면사무소 회의실에 집결, 취도기념비 철거반대 사등면민 결의대회를 열고 「취도기념비 철거반대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성명서 발표 및 결의문을 낭독도 있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반대대책위 공동위원장은 맡은 천정남 가조도 발전협의회장을 만나 이번 결의대회 배경 및 앞으로의 활동방향 등을 들어 봤다.

-결의대회 배경을 설명한다면.
『가조도에서 약 3백m 거리에 있는 취도기념비는 일본 제국주의가 우리 강토를 피로 얼룩지게 하고 우리나라를 발판으로 세계를 지배하려는 야욕을 드러낸 살아있는 역사 현장이며 약소국가의 한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최근 거제 시민연대라는 단체가 독토 영토분쟁에 따른 한국민의 정서에 편승해 언론과 방송3사를 동원하며 이 탑의 철거를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이는 편협한 역사의식에서 오는 잘못된 행동입니다. 당시 이 섬이 포탄사격 연습장으로 바뀌면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사등면민들이 그 부당성을 거제시민과 전 국민에게 알리고자 이번 결의대회를 준비한 것입니다.』

-일제잔재 청산차원에서 취도기념비를 철거하자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어떤 문제점이 있나.
『물론 시민단체의 주장이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아픈 역사라고 해서 무조건 지우자는 건 성숙치 못한 행동들입니다. 그것을 지운다고 아픈 역사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구요. 더군다나 이곳 기념비를 철거해 다른 박물관을 지어 전시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한심하기 짝이 없는 구상입니다. 역사는 현장 그대로를 보여 주는 게 가장 설득력 있는 교훈이 됩니다. 말하자면 과거 3천평 쯤 됐다던 큰 섬이 일본군의 폭격에 의해 50평 남짓한 작은 섬으로 전락한 것 자체가 살아있는 역사 아닙니까. 그곳에 세워진 기념비는 그 역사의 증거물이기도 하구요. 섬과 기념비 자체가 아픈 역사를 설명하는 전시관이나 마찬가진데, 이를 어디로 가져가 전시한다는 겁니까.』

-취도기념비는 러일전쟁 승전을 기념한 송진포기념비와 다르다는 지적도 있는데.
『맞습니다. 취도기념비는 일각에서 주장하는 러일전쟁 승전비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봐야 합니다. 굳이 성격을 설명하자면, 일제시대 수십년에 걸친 일본군의 함포사격 연습장으로 쓰이던 취도를 특정인이 사령관으로 부임하면서 젊은 시절의 그 때를 회상하며 세운 기념비입니다. 일종의 회상비인 셈이지요. 러일전쟁 당시 승전내용을 기록한 송진포승전비와는 완전히 다른 내용입니다. 따라서 취도기념비는 그 자체가 취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담은 역사기록으로 봐야 합니다.』

-철거반대대책위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세가지 일에 우선 매달릴 작정입니다. 첫째는 취도의 당초 면적 및 옥녀봉 관측소를 복원하고, 둘째, 현장에 역사기념관을 세워 실패한 역사의 살아있는 교육현장으로 승화시키며, 셋째, 세계사적 유적관리를 벤치마킹해 취도기념비를 경제적 가치와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일본에 대한 사과촉구 및 학술적 조명도 한다던데.
『정치적 접근도 할 겁니다. 당시 일본군 연합함대의 포성에 밤낮없이 불안과 공포에 떨어야 했던 선조들의 고통에 대한 책임을 일본정부에 묻기위해 이 기념탑을 증거물로 제시할 겁니다. 또 일본내에선 러일전쟁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도고헤이하치로가 우리나라 이순신 장군의 해전 전략전술을 어떻게 모방해 써 먹었는지도 학술적 차원에서 밝혀 낼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학계 및 전문가들의 자문도 구할 예정입니다. 이같은 사업추진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거제시민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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