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 보안등 264개 설치요구에 올 예산 40개 지원뿐

연초 이목가는 길 3km 보안등 단 3개 “밤 길 무섭다”

경관조명엔 10여억원 편성해 대조적

거제시내 면단위 외곽지역의 보안등 설치요청 민원이 쇄도하고 있지만 관련 예산이 턱 없이 부족해 해당지역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더군다나 시는 시민의 안위와 직결되는 보안등 사업은 소홀히 한 채 도심지역 경관조명 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배정하는 등 사업우선 순위가 뒤바뀐 전시행정을 펴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시에 따르면 지난 3월 현재 각 읍면동에서 보안등 설치를 요청한 민원은 총 2백64개소. 이 중 사등면이 61개로 가장 많고 동부면이 39개로 그 뒤를 잇는다. 거제의 중심지인 신현읍에서도 30개의 보안등 설치 민원이 접수됐다.

그러나 올 당초 예산으로 확보한 보안등 설치 사업비는 3천5백만원에 불과해 단 40여개의 보안등을 설치하는데 그쳤다.
통상 보안등 하나를 설치하는 비용이 1백만원 안팎이라 상반기가 채 가기도 전에 올 한해 예산을 모두 써버린 격.

지금도 일주일에 3~4건 정도 보안등 설치 민원이 잇따르는 것을 감안하면 관련 예산 확보 및 보안등 추가 설치는 주민불편 해소 차원에서 무엇보다 시급한 사업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거제시 홈페이지에는 이목마을에 사는 한 고등학생이 하교시간이면 버스가 끊겨 다공 중리마을에서 집까지 3km 정도를 걸어가야 하는데 보안등이 단 3개뿐이라 밤길이 무서워 불편을 호소하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게다가 이 일대 도로는 워낙 급커브가 많아 차량의 안전운행에도 지장이 많을뿐더러 야간이면 암흑천지로 변해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거제시는 민생안위와 직결되는 보안등 설치사업 보다는 「관광거제」이미지를 드높인다는 명분 아래 경관조명 설치사업에 8억원의 예산을 이미 배정한데 이어, 4억원의 추가예산 승인을 시의회에 요청해 놓고 있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시급한 주민불편 해소사업은 외면한 채 투자대비 효과가 검증되지도 않은 경관조명 설치사업에만 열을 올린다』고 비난하고 있다.

김모(38·신현읍)씨는 『주민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보안등 설치에나 신경쓸 것이지 겉만 번지르한 경관조명에는 왜 돈을 쏟아붓느냐』며 『관광객을 위한 행정인지 시민을 위한 행정인지 묻고싶다』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제1회 추경에 2억3천만원의 예산을 반영, 시의회에 승인을 요청한 상태』라며 『예산을 확보하는데로 신속하게 보안등을 설치해 주민불편을 최소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거제시 관내에 설치된 보안등은 총 4천9백34개이며 시는 지난해 이들 보안등의 전기요금으로 2억3백만원을 지불했다.

이동열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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