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기흥읍 이어 전국 두번째

오는 6월부터 거제시에 「서기관 읍장」시대가 열린다.
행정자치부는 지난 14일 「신현읍장 직급조정 승인서」를 거제시장 앞으로 보내왔다. 행자부는 현재 5급(사무관) 일반직을 보임(補任)토록 되어 있는 거제시의 지방공무원 정원규정에 따른 신현읍장의 직급을 상향조정해 「서기관」을 보임토록 승인했다.

이는 행자부가 대통령령인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의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읍과 동의 인구가 7만 이상인 경우(전년도 말 기준) 읍장 또는 동장을 4급(서기관) 일반직 지방공무원으로 보(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신현읍은 지난 2003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주민수가 7만1,020명(남 3만6,771, 여 3만4,249)으로 7만 대읍으로 급성장, 도시행정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관계 규정에 따른 「서기관 읍장」의 배치요구가 새거제 신문에 의해 공개적으로 제기됐었다.

거제시는 6개월이 지난 뒤인 2004년 7월 2일 「신현읍장 직급상향 조정을 위한 정원 승인 신청」을 경남도를 통해 행자부에 보냈다. 행자부는 예상(?)대로 「직급 및 인력 축소」를 내세워 『분동을 통한 동(洞)체제 전환이 신현읍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난해 7월 22일 신청서를 거제시에 되돌려 보내왔다. 행자부는 대통령령으로 된 관련 규정이 엄연한 현행 법규임을 의식해 「기각」처리 할 수 없어 『반려』처분했었다.

거제시는 행자부의 「동체제 전환 권유」를 받아들여 신현읍의 분동(分洞)을 서둔다고 해도, 분동까지는 물리적으로 2년 6개월(30개월)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자료에 따라 올 2월 25일 다시 「신현읍장 정원 조정 신청」을 경남도를 통해 행자부에 보냈다.

행자부는 연초 무역진흥공사 사장 출신인 오연교 장관 부임 이후 「혁신, 능률」을 외치며 일선 위주의 봉사행정을 강조해 온 터라 더 이상 「관행과 통제」만을 내세우지 못하고 「50일간의 유보」 끝에 지난 14일 신현읍장 직급조정 승인서를 거제시에 보내왔다.
따라서 「신현읍의 서기관 읍장시대」개막은 빠르면 6월부터 열린다.

거제시는 우선 필요적인 절차로 ▲20일간의 입법조례 개정안예고 기간이 지난 뒤 ▲거제시의회에 「거제시 지방공무원 정원조례 개정안」을 제출해야 하고 거제시의회가 이를 의결해주면 ▲경남도에 보고해 조례개정안의 위법성 여부의 검토를 받는 이른바 「형식적 승인」이 필요하다.

거제시의회는 오는 28일부터 5월 2일까지 제90회 임시회의를 열지만 입법예고 기간이 지나지 않아 다음 임시회기에 제출하게 된다. 그러나 거제시 일부 의원들이 5월 16일부터 「평화통일정책자문회의」위원 자격으로 미국출장이 10일간 예정돼 있어 5월 임시회의는 빠르면 5월 27일께부터 추경예산 심의를 위한 의회 소집이 검토되고 있다.

따라서 「신현읍장 직급상향 조정」에 따른 조례개정안은 6월초순이라야 의회의 의결이 가능하고 경남도 보고기간을 감안하면 6월중순쯤 「서기관 읍장 」발령이 가능해진다.

현재 서기관 읍장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읍장(2002년 6월)뿐이어서 신현읍이 전국적으로 두 번째가 된다. 신현읍이 서기관 읍장 시대를 맞으면 사무관 부읍장을 맞이하는 것이 신현읍의 남은 과제이다.

‘안된다’ 냉소 속에 얻어낸 ‘값진 열매’

「신현읍장 서기관시대」개막을 두고 거제시청 주변에선 「김한겸(金汗謙) 거제시장의 행운」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전국 2백 34개 기초자치단체(77시 88군 69구) 가운데 「서기관 읍장이나 동장을 거느린 단체장이 거제시를 포함해 단 3명뿐이기 때문이다.
〈※ 경기 용인시 기흥읍(2002년 6월)과 김해시 내외동(2000년 5월)이 각각 4급 읍장과 동장으로 조정되었음〉

김기춘 의원, 행자부 장관 설득도 한 몫
法理 내세워 ‘신현읍 실정 외면 말라’ 압박

○… 거제시장이 지난해 7월 2일 경남도를 통해 행정자치부에 보낸 「신현읍장 직급조정 승인 신청」이 7월 22일 동체제 전환 권유를 이유로 반려돼 왔을때만 해도 거제시청의 주무과(총무과)의 반응은 「예상했던 대로」라며 크게 아쉬워하지 않았다.

그것은 행자부가 내무부 시절부터 중앙집권적 관료체질에 젖어 「관행」임을 내세워 고압적인 통제가 일쑤였고 말로는 「분권과 혁신」을 외치면서도 실제 일선 관서의 인력증원이나 직급상향 조정에는 아주 부정적이어서 쉽게 되리라고 믿는 사람은 없었다.

때문에 「신현읍장 직급 상향 조정 신청」을 냈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거의가 「괜한 일을 한다」거나 「헛수고만 한다」는 등 「까마귀 활 보듯」한 냉소적인 반응이 대체적인 분위기였다.

그러나 17대 국회가 열려 상임위원회가 새로 구성되면서 법사위원장을 지낸 3선의 김기춘 의원이 지난 8월부터 행정자치위원회에 배정되면서 문제는 달라졌다.

그는 연초 거제시의 현안을 챙기는 가운데 「신현읍장의 직급 상향 조정」이 분명한 법규가 있는데도 2004년도에 반려되었다는 사실과 신현읍의 분동(分洞)을 서둘러도 분동 시행에는 30개월이상 걸린다는 검토결과를 들었다.

○…그 내용은 우선 분동을 할 것인지, 말것인지에 대한 주민의 의견부터 수렴해야한다.
먼저 각 계층별 표본 조사, 그리고 계몽기간을 거쳐 주민투표를 실시해야한다. 또 분동에 따른 지리적 구획과 인구 등 기준 마련에 전문가의 의견을 얻어 공론화해야 한다.

분동이 결정됐다해도 「동사무소 위치」선정에 주민들의 동의(同意)를 얻는데는 절차가 있어 시간이 걸리고, 동사무소 위치 결정 이후 부터 매입을 위한 회계법상의 「감정 절차와 예산 확보」, 동사무소 신축을 위한 공개 입찰 절차, 그리고 건축 소요기간 등등 물리적으로 최소 35개월 이상이 걸리는데 3년이상 「과대읍」을 그대로 방치할 것인지는 대답이 자명했다.

현행 법규정이 명백하고 다른 과대읍과 과대동이 이미 그 혜택을 입고 있는 현실에서 거제시만 불이익을 당하거나 차별대우를 받을 수는 없는 일이다.
순리는 「질 높은 행정 서비스」와 「폭 넓은 행정자원」을 위해 규정이 허용하고 있는 「서기관 읍장」체제로 바꾸는 것이다. 이같은 사정을 알게 된 김 의원은 올 연초 오연교 행자부장관에게 따끔하게 일침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악법도 현행법이라면 준수되어야 하는데 엄연한 법규가 있는데도 신현읍장의 직급 상향 조정 신청을 행자부가 거부한 것은 혹시 거제출신 국회의원이 야당의원이어서 차등대우(?) 하는게 아니냐』고 법리(法理)를 내세우면서 『행자부가 말로는 「분권과 혁신」을 강조하면서 기초자치단체의 능률행정시책 지원은 외면하는 것이냐』하고 따졌다는 것.
행자부의 입법예고와 관련, 그 사안 설명을 위해 김 의원을 만났던 오연교 장관은 『전임 장관이 어떻게 처리했는지 알아 보겠지만 현행 법규에 결격사유가 없는 조건이라면 당연히 승인되는게 순리』라며 『자신이 직접 챙기겠다』고 다짐, 김 의원에게 거제시장이 행자부에 다시 신청서를 내도록 전했다는 것.

김 의원으로부터 이같은 내용을 통고 받은 김시장은 즉각 총무과에 신청서 발송을 지시해 지난 2월 25일 우송됐다고.

○… 신현읍장 직급이 서기관으로 바뀐다는 사실은 지난 14일 거제시에 접수돼 시장의 결재후 참모회의에서 발표돼 청내 직원 모두가 알게 됐다. 공무원 조직에서 「승진」은 언제나 관심의 대상이어서 승진 대상자들에겐 「엄청난 관심의 대상」이지만 이번엔 모두가 담담하다.

그것은 지난 15일 오후 자치대학 특강에 참석한 김한겸 시장이 문종균(文鍾均) 신현읍장을 만나자 『문 읍장, 축하합니다. 신현읍장의 직급 상향 조정의 성취는 그 발의에서부터 읍장의 노고가 컸습니다. 축하합니다』라고 격려했다. 이를 지켜본 거제시청 간부들은 「씨를 뿌린 사람이 열매를 따는 게 순리」라고 모두가 인정하는 분위기다.

문 읍장은 거제시 회계과장, 기획실장, 총무과장, 세무과장 등을 거쳐 신현읍장을 두 번째 맡고 있는 고참 사무관이다.

○… 신현읍의 앞으로의 과제는 사무관 부읍장을 맞이하는 일이다.
이는 행자부가 대통령령인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고쳐 「읍·동의 인구가 7만이상인 읍과 동의 경우 읍장과 동장을 4급(서기관) 일반직 지방공무원으로 보(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 이 규정에 「읍장·동장을 4급으로 보한 경우 5급(사무관) 일반직 공무원을 부읍장·부동장으로 보할 수 있다」고 고쳐야 한다.

행정자치부도 현재 우리나라 88군(郡)의 인구 평균이 3만 5천명임을 감안하면 군(郡)의 두배가 넘는 읍과 동에 사무관 부읍장이나 부동장을 배치하는 것이 당연하다.

군(郡)에는 부군수가 4급이고 그 아래 사무관 과장이 10여명씩 있는 현실을 미뤄보면 도시행정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에 골치 아픈 大邑이나 大洞에 사무관을 부읍장이나 부동장으로 배치, 읍장이나 동장을 보좌하고 10명의 계장들을 조정 통할하는 것은 행정의 능률을 위해서나 시책의 성과를 위해서도 절실하다는 게 경남도 관계자들의 얘기다.

현재 거제시의 조직 편제를 보면 인력배치가 면은 15∼22명, 동은 9∼16명, 시청 실·과는 20∼30명인데 비해 신현읍의 직원수(환경미화원 등 제외)는 46명이다.

신기방, 이동열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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