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평일 3배 몰려 ‘북적’

야외 활동을 즐기기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산과 들과 그리고 바다에서 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봄의 전령사인 매화, 산수유 등 봄꽃들 역시 이미 활짝 펴 봄나들이를 재촉하고 있다. 특히 지중해를 옮겨놓은 듯 한 외도해상농원에서도 바다 풍경이 아름다운 한려수도 해금강과 함께 싱그러운 봄소식을 전해온다.

식목일이었던 지난 5일, 외도를 찾았다. 유람선에 오르면서 외도 여행은 흥미를 더한다. 외도 관광에 나선 여행자들은 잠시 뒤부터 펼쳐질 한려수도의 바다풍경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으로 한껏 들뜬 분위기였다.

긴 고동소리와 함께 유람선은 바다로 나아갔다. 가이드를 겸한 선장의 흥겨운 멘트에 때로는 요절복통. 넘실대는 파도를 헤치며 바다를 가로 질러 나아가는 기분은 상쾌했다. 볼에 와 닿는 갯내음 가득한 바닷바람 역시 따뜻했다.

◇이곳이 바로 지상낙원

「남국의 파라다이스」로 불리는 외도는 그 자체로 지상낙원이나 다름없다. 우리나라 땅이지만 마치 유럽의 어느 잘 가꾼 정원에 와 있는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지금은 꽃들이 한창 피어나기 시작하는 시기라서 어느 때보다 아름다웠다.

외도해상농원은 이미 오래전부터 관광명소로 알려져 있었지만 드라마 「겨울연가」방영 후 방문객이 더욱 많아 졌다. 유진이 설계했던 불가능한 집을, 준상이 유진을 생각하며 마침내 지은 집으로 나왔던 곳이 바로 외도다.

감동적인 결말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 외도임이 알려지자 많은 여행자들이 이곳을 찾았다.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어 정원을 걷기도 하고 짙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사랑을 이야기하는 연인들의 모습이 이날도 어김없이 눈에 띄었다.

특히, 이날은 징검다리 휴일인 탓에 연인뿐 아니라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여행객이 많았다. 이날 외도를 찾은 관광객 수는 총 8천3백40명으로 1백명 정원의 유람선이 이날 하루 동안 80여 차례 이상 관광객을 실어 나른 셈이다. 이는 평소 휴일 입장객이 2~3천명 선인 것을 감안할 때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섬 안에는 동백 군락지를 비롯해 야자수, 선인장, 용설란 등 3천여종의 나무와 꽃들이 관광객을 반기고 있었다. 드라마에서 준상이 지은 집으로 나온 외도의 사택과 꼼꼼하게 손질된 비너스 가든, 계단 산책로를 따라 나무를 심어둔 천국의 계단, 조각공원, 전망대, 야외음악당 등이 여행자의 눈을 즐겁게 했다.

연신 그림 같은 풍광을 배경으로 아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에 여념이 없던 한 관광객은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힘들게 내려왔는데 그 고생이 전혀 아깝지 않다』며 『어느 것 하나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고 말했다.

길을 따라 걸으며 외도의 경치를 즐기다 보니 어느새 1시간30분의 자유시간이 흘러버렸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해금강을 보기 위해 다시 유람선에 올랐다.

◇바다의 금강이라, 해금강

거제 해금강은 거제 앞바다에 떠있는 아름다운 바위섬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에서 남쪽으로 5백여 미터 해상에 떠있다. 수천, 수만년 동안 파도의 움직임에 따라 조금씩 바위가 깎여 십자동굴, 사자바위, 촛대바위, 부처바위 등 온갖 기이한 형상을 만들어냈다.

자연의 경이를 보여주는 이곳은 우리나라 명승 제2호(1971년 지정, 명승지 1호는 오대산 소금강)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아름다운 곳이라는 것을 나라에서 인정한 셈이다.

섬에는 예로부터 약초가 많아 약초섬이라고도 불렸는데, 전설에 따르면 진시황제의 신하 서불이 불로초를 찾으러 이곳까지 다녀갔다고 한다. 「서불과차(徐市過此)」라 적힌 글자가 바로 전설의 근거라고. 해돋이와 달맞이가 환상적인 일월봉도 해금강의 비경에 한 몫 거든다.

날씨가 좋았던 탓인지 이날은 운 좋게도 십자동굴을 볼 수 있었다.
유람선이 좁은 동굴 안으로 서서히 들어가자 관광객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저마다 탄성을 자아냈다.

설명을 곁들인 선장의 걸쭉한 멘트에 유람선 안은 웃음바다로 변했다. 그야말로 눈과 귀가 모두 즐거운 여행이다. 해금강을 한 바퀴 돌아나온 유람선은 뱃머리를 장승포로 돌렸다. 배에서 내려 뭍으로 돌아가는 관광객들의 표정은 봄 햇살에 반짝이는 외도와 해금강에 취한 듯 무척이나 즐거워 보였다.

이동열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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