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관거 제대로 연결 안돼 절반 이상이 증발(?)
처리장 440억원·관거정비 1백2억원 쏟아 붓고도 하수 ‘줄줄’

거제중앙(신현)하수종말처리장이 준공돼 가동을 시작한지 만1년이 지났으나 고현만·고현천 수질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고현만 수질개선을 위해 5백50억원의 혈세를 들여 설치한 중앙하수처리시설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지난해 2월29일 준공된 중앙하수처리장은 사업비 4백40억여원에 사업기간만 7년2개월에 걸친 대규모 역사(役事)였다. 그러나, 가동 1년이 지난 현재, 하루 1만 5천톤의 오·폐수를 처리 할 것이라는 시설 설계와 달리 하루처리량은 고작 6천5백톤 안팎에 머물고 있다. 당초 계획용량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한심한 양(量)이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낮은 하수처리 실적이 하수처리장의 시설 용량이 적어서가 아니라, 처리장까지 가는 오·폐수의 양이 그것(1일 6천5백톤) 밖에 안되기 때문이라는데 있다.
말하자면 하루 1만5천톤 안팎의 하수가 발생될 것을 예상해 하수처리시설을 만들었지만, 실제 처리장까지 오는 하수량이 6천5백톤 정도에 머물고, 나머지 8~9천톤은 땅속으로 스며들거나 우수관을 통해 고현천이나 고현만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이같은 하수처리 실태는 당초 신현지구 하수 유입량의 계산을 잘못했는지, 설계가 제대로 안된 것인지, 아니면 관로매설에 부실시공이 있었기 때문이란 걸 반증하는 결과다. 지선관로의 차집관로 연결이 덜 됐기(현공정 약40%) 때문이라는 거제시의 해명을 감안하더라도, 당초 계획용량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하수처리 실태는 설계 및 시공에 분명한 하자가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하루 처리용량 1만5천톤

지난해 2월29일 연초면 오비리 785번지 일원에 준공된 중앙하수처리시설은 총부지 8천7백81평, 사업비 4백40억2천4백만원을 들여 오는 2006년까지를 기준으로 하루 1만5천톤의 신현지구 도심지역 하수를 처리하도록 설계 시공됐다.

장평지구(A라인, 2.29㎞)와 고현·상동지구(B라인, 2.31㎞)에 차집관거를 묻고, 중곡동 입구에 중계펌프장을 만들어 이곳까지 자연유하(流下)식으로 하수가 유입되게 설계했다. 또 펌프장~오비처리장(C라인, 4.28㎞)까지는 압송관로를 묻어 수중모터를 이용해 하수를 펌핑 한다.

따라서 A·B라인의 차집관거에는 수천개의 지선관거가 연결돼 있고, 이 지선관거에서 나온 하수가 차집관로로 흘러들고, 다시 중곡동 중계펌프장으로 모여 펌핑을 통해 처리장까지 가게 된다.

이렇게 모인 하수량이 하루 1만5천톤(2006년 기준)에 이를 것으로 계산해 설계 시공됐고, 다시 인구가 늘어나면 오는 2011년까지 하루 3만톤의 하수를 처리하는 2단계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실 처리량 절반에도 못 미쳐

문제는 하루 1만5천톤의 하수가 발생될 것을 계산해 설계 시공한 하수처리시설이, 가동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획 처리용량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하루 6천5백톤 정도밖에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원인이 더 처리하려고 해도 발생되는 하수가 더 이상 하수처리장으로 모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준공이후 시험가동 당시에는 당초 예상량의 5분의 1 수준이 하루 3천톤 안팎에 머물렀을 정도다.
유입하수의 수량이 당초 설계와 너무 많은 차이가 나 기준처리 수질을 가늠할 수 없었 던 사실도 큰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 3월 거제시의회 제81회임시회 산건위 회의록에 따르면 중앙하수처리장 유입하수 수질의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COD(화학적 산소요구량)기준 설계농도가 150ppm이나 유입원수 수질이 이를 훨씬 밑도는 50~60ppm수준이라는 것.

말하자면 공동주택에서 1차 처리된 하수가 다량 유입되고 있고, 일부는 우수까지 유입돼 설계 기준치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는 것. 현실여건을 무시하고 일방적인 기준치를 설정하다 보니 이같은 복잡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게 당시 시의회 산건위가 내린 진단이었다.

지선관거 연결 부실이 주 원인

1일 하수처리 량이 설계기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유입량 부족문제는 무엇보다 차집관거와 지선관거의 연결이 제대로 안돼 있기 때문이다.

일반주택은 물론 공동주택, 상가 등에서 나오는 하수관 태반이 우수관으로 연결돼 그대로 고현천에 흘러들고 있는 것이다. 하수처리장 준공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지선관거의 차집관거 연결이 전체 40%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시 관계자의 설명이 이를 반증한다.

이와 함께 차집관거와 지선관거의 불완전한 합류도 하수 유입량 부족의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각 가정이나 상가에서 발생하는 하수관이 여러개로 나눠져 있고, 이들 관거를 제대로 찾아내 차집관거와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해명이다.

유입농도의 저하문제는 시의회의 지적대로 현실여건을 무시한 일방적 기준치를 적용한 것이 1차 원인이다. 배수구역내 신축건물에 대해서는 조례개정을 통한 오수 직투입 강제조항을 신설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 했고, 이미 운영중인 오수처리시설의 폐쇄유도도 소홀했기 때문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하수의 이중처리로 인한 예산낭비에다 설계기준과 다른 하수수질의 농도저하로 처리 기준치를 가늠조차 할 수 없게 만든 요인이 됐다.

진단 및 보완 서둘러야 할 때

거제시는 지난 98년부터 2001년까지 신현지구 하수처리장 사업구역내 지선 하수관거 정비사업을 연차적으로 벌여왔다. 중곡지구, 신현지구, 고현서문지구, 장평지구, 상동지구, 신성지구(고현만매립지)로 나눠 4년간 실시한 이 사업(총연장 43.6㎞)에 총 1백2억4천9백만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연간 20~30억원씩, 총 1백여억원이 투입돼 벌인 하수관거 정비사업은 결과적으로 4백40여억원이 투입된 중앙하수처리시설의 운용실패를 불러온 결정적 원인이 되고 있다.

1백여억원을 들인 지선관거 사업이 부실시공 되지 않고서는 유입하수의 설계용량을 뿌리부터 흔드는 사태가 전혀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이같은 결과에 대한 책임소재 공방은 부차적인 문제다. 무엇보다 중앙하수처리시설의 제 기능 복원이 급선무로 꼽힌다. 하루가 다르게 악화돼 가고 있는 고현천과 고현만의 수질을 되살리기 위해서도 서둘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이 어떻게 어디가 잘못됐는지를 진단하고, 이를 시급히 보완해 나가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아울러 현재 추진중인 지선관거 연결공사도 관리감독을 보다 더 철저히 해, 같은 결과가 반복되지 않도록 거제시는 달라져야 한다.

거제시가 밝힌 하수처리 실태

지난해 2월 준공한 중앙하수처리장의 유입량 절대부족 사태와 관련, 거제시는 11일 중앙하수처리장 내 하수 유입량은 1일평균 7천톤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해 말 기준 신현읍 인구는 7만1천8백명으로 이중 6만2천5백명이 하수처리구역내 거주(나머지는 수월 문동 등에 거주)하며, 1인당 상수도 수수량(유수율 60% 기준)은 하루 2백31ℓ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신현읍의 상수도 공급량을 기준으로 한 하수발생량은 하루 1만2천70톤(62,500×231×0.85) 이며, 하루 7천톤의 하수가 처리장으로 유입되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 약57% 정도의 효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주장했다.

시는 또 지선관거 연결공사는 내년 완료를 목표로 현재 추진중에 있으며, 장평 연곡지구 하수관거 정비도 내년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도시과에서 추진중인 GIS 구축사업과 병행해 오접구간 탐사 등을 벌여 하수유입량을 최대한 높여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거제시의 설명대로 사업구역내 하수발생량이 하루 1만2천2백70톤이라고 하더라도 유입하수는 사실상 절반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거제시 평균 누수율이 26.7%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을 훨씬 넘는 하수가 처리장으로 유입되지 않고 우수관이나 땅 속으로 스며들고 있음은 명백한 사실이다.

1일 처리용량 1만5천톤 어떻게 셈 했나

중앙하수처리시설의 하루 처리량이 1만5천톤인데 비해 실제 처리되는 하수량은 6천5백톤 안팎. 설계 처리량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43% 수준이다. 처리장까지 모이는 하수량이 그것 밖에 안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당초 설계당시 1일 처리용량 1만5천톤은 어떤 근거로 계산한 것일까.

중앙하수처리장 1단계 기준연도(2006년)의 신현읍 인구는 7만6천여명. 이 중 급수인구는 7천1백90여명, 급수가구는 2만1백9가구로 각각 산정했다. 이를 근거로 하루 급수량을 산출하면 신현읍에만 하루 2만5천6백43톤(삼성중공업 제외)을 사용하고, 1일1인 급수량으로 환산하면 3백56ℓ가 된다.

통상적으로 상수사용량의 70% 안팎을 하수발생량으로 산정했다. 따라서 신현읍의 기준년도(2006년도) 하수발생량은 상수사용량의 70%를 하수량으로 보면 하루 1만7천9백50톤, 60%로 보면 하루 1만5천3백85톤이 된다.

하수처리장 설계당시 이같은 기준치를 적용, 하루 하수발생량을 1만7천톤 안팎으로 보고, 이중 1만5천톤을 적정 처리용량으로 산정한 것.

학계에서는 상수도 용수의 하수 비율을 통상 80% 이상 산정하는게 일반적이며, 이 경우 신현읍의 하수발생량은 하루 2만 5백톤에 이르며 하수 증발량도 훨씬 더 늘어나는 셈이다.

신기방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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