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저수지 우회도로 공사로 물 빼내

본격적인 농번기를 눈앞에 두고 양정저수지 담수에 의존해 농사를 짓는 농민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이맘때쯤이면 가득 채워져 있어야 할 저수지 물이 한방울도 없기 때문이다. 국도 14호선 우회도로 교각공사를 위해 양정저수지 물을 모두 빼고 교각 하단부에 둑을 쌓아 버려 물가두기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저수지 내부 교각은 이미 공정이 완료됐고 상부 슬래브 공사만 남겨둔 상태인데 쌓아놓은 둑의 존재가치가 상실됐는데도 시공사(신성건설)는 아직까지 둑을 제거하지 않고 있어 물 가두기는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다.

국도 14호선 우회도로 문동~아주구간 공사를 맡고 있는 신성건설은 지난 2003년 초부터 양정저수지를 횡단하는 교각(문동1교)공사를 벌여 교각 하부기초공사를 위해 저수지 중앙부분 바닥을 모두 파내고 새로이 둑을 쌓아 올렸다.

신성건설이 이곳에 시공중인 교각은 폭 20.9m, 교각기둥 너비 2.7m, 높이 19.6m 규모로 총 7개(저수지 내부 5개)가 설치되며 가장자리 2개는 흙막이 시설을 설치해 굴착 시공토록 계획됐다.

그러나 못자리 등이 내달 10일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당장 교각하부에 쌓은 둑을 제거해야 함에도 지난 8일 현재 전체 둑 중 중앙 일부만 제거된 채 방치돼 있어 물가두기 작업에 차질을 빚게 된 것.

더욱이 원활한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농업기반공사 측이 시공사에 조속히 교각하부에 쌓은 둑을 제거하라는 지침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절반도 제거되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양정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양정저수지 물이 제때 공급되지 못할 경우 일대농지는 빗물 등에 의존해야 하는 천수답과 다름없다』며 『농번기가 눈앞인데도 무슨 배짱으로 바닥난 저수지를 팽개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농업기반공사 측은 『시공사에 수차례 둑을 제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둑 제거 작업만 이뤄지면 문동저수지와 연결된 수로를 통해 물을 공급해 물가두기에는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공사인 신성건설 현장 관계자도 『농업기반공사 및 주민들과의 협의를 통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3월말까지 둑 대부분을 제거하고 물가두기 작업을 한 뒤 농번기가 끝나는대로 다시 물을 빼고 남은 둑을 완전히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양정저수지는 6·25 전쟁 당시 전쟁포로 식수공급을 위해 조성됐으며 총담수량 12만8천t에 몽리면적은 59ha에 이른다.

이동열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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