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보조금 지원 2021년 ‘거제 문화재 야행’ 사업

일반적 '관행'도 모자라 3자 대리 세금계산서까지 등장

인건비 등 나눠먹기 행태 … ‘시민 혈세가 쌈짓돈인가?’

거제시는 문제 알고도 방치 의혹, 관리 의지 빈약 지적

[거제타임즈 공동보도] 최근 거제시에서 연일 보조금 부정수급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21년 열렸던 문화재청 보조금 지원사업인 '거제 문화재 야행' 사업에서 또 다시 의혹이 제기돼 시의 보조금 관리 체계에 문제점이 드러났다.

특히, 당시 행사 이후 한 민원인이 보조금 부정수급에 대한 증거를 거제시에 제출하며 의혹을 제기했지만 어떤 연유인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넘어간 정황이어서 더욱 큰 비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의혹이 제기된 이번 보조금 사업은 거제시가 문화재청 주관 '2021년 지역문화재 활용사업'에 응모해 선정된 '거제포로수용소 문화재 야행사업'이다. 이 사업은 국비 1억 원, 도비 3750만 원, 시비 1억 1250만 원 등 총 2억 5천만 원의 보조금으로 진행됐다.

사업 주체는 거제고현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이하 '마사협')이고, 실제 행사는 2021년 12월 3일과 4일까지 이틀간 열렸다.

지금까지 보조금 부정수급 문제가 발생될 때마다 보조금을 지원받는 단체에서는 "관행대로 해 왔다"라거나 "몰랐다"라는 해명을 해왔지만 이번에는 다른 사업자를 통해 세금계산서까지 돌려 끊는 방법까지 동원돼 더욱 말썽이다.

취재 결과, 마사협의 이사 A씨는 프로그램 기획제작과 홍보물 제작비 1900만 원을 자신의 배우자가 대표로 있는 광고기획사에서 실제 제작하며 제3자를 통한 세금계산서로 정산처리한 정황이 확인됐다.

또한, 마사협의 임원진 일부가 행사에 직·간접으로 참여하며 인건비 명목으로 보조금을 받아가는 등 나눠먹기 행태도 문제로 지적된다.

문화재청 보조사업 정산보고서 작성지침에 따르면 비상근 또는 명예직 임·직원의 인건비는 보조사업비 지출액으로 인정되지 않도록 보조사업비의 불인정 기준을 정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역시 지방보조금제도 운영메뉴얼을 통해 지방보조금 사업의 ‘내부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보조금 사업자는 임직원과 직계존비속 등이 운영하는 업체와 거래를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또 위반 내용 확인이 있을 경우 환수한다고 규정해 놓고 있다.

이 외에도 마사협 자체 정관을 비롯해 협동조합 기본법,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 등에서 내부거래 금지와 보조금 부정수급에 대한 금기 조항은 늘 있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지자체의 허술한 관리 탓에 부정수급이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보조금 부정수급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문화재청은 모든 보조금 사업에 대해 감사 성격의 전수조사에 나서 전국에 걸친 모든 사업 자료를 회수해 현재 심의에 들어간 상태다.

이번 거제 문화재 야행 사업의 보조금 부정수급 사태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거제시의 당시 행정처리로 보인다. 당시 한 민원인이 부정수급과 관련한 모든 증거를 해당 부서에 알렸지만 현재까지도 아무런 조치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다음해인 2022년 야행 사업은 사업비가 두배로 늘어 진행되면서 "너무 말들이 많아서 보조사업자도 바뀌었고, 문제가 있었던 사람들은 다 배제한 채 진행했다"는 거제시 답변에서도 당시 정황을 인지했던 걸로 보인다.

거제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인사이동으로 자리가 바뀌어 당시 정확한 사실은 확인이 어렵다"며 "현재 야행 사업 자료 모두 문화재청으로 올라가 있어 이달 말에나 회신될 예정으로, 자료 원본을 토대로 철저하게 조사해 잘못 집행된 보조금이 있다면 환수시킬 것이고, 그에 따른 사법 고발 처리도 반드시 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야행 사업 한 관계자도 "보조사업자 단체 구성원들이 어떻게 나도 이득을 취할 수 있을까 하는 인식 자체가 가장 큰 문제"라며 "업자는 을이고 단체가 갑인 입장에서 아닌 것 같은데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거제지역 보조금 부정수급 논란과 관련해 초등학생 방과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위탁 운영하고 있는 ‘다함께 돌봄센터’ 수탁법인이 올초 보조금 횡령 및 기부금 부당 운영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시에서 감사에 나섰고 센터는 한시적 자체운영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달에는 거제시의회 최양희 의원이 시정질문을 통해 아동 관련 단체가 보조금 사업을 진행하면서 단체 회장 배우자 명의 업체와 거래를 하며 보조금을 부당하게 집행했다는 의혹을 제기, 거제시가 재발 방지 입장을 밝히는 등 보조금 집행 관리에 대한 총체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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