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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사업장 이동 자유 보장해야"

거제노동안전보건활동가모임은 외국인 노동자의 사업장 이동 자유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관련법상 사업장 이동 자유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몸이 아파도 죽음의 일터에 내몰리는 이주노동자

윤석열 정부는 고용허가제 폐지하고

이주노동자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라!

2023년 2월 27일, 네팔 이주노동자 A는 사업장 변경 문제로 우리 단체에 상담을 요청했다. 22년 11월 말 E-9비자(비전문취업)로 00조선 사내 하청업체에 취업한 a는 사업장 배치 후에야 파워공으로 일하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고국에서 표준근로계약서를 체결하는 방식도 문제이지만, 본질은 이주노동자에게 사업장 변경의 자유가 없는 현실 그 자체다. 왼쪽 무릎이 좋지 않은 A는 23년 1월 30일 회사에 진단서를 제출하며, 무릎 부담이 적은 사업장으로 이동을 요청했다. 진단서에 “좌측 슬관절 통증으로 쪼그리거나 계단을 많이 오르내리는 일은 증상 악화 가능성이 높음”의 내용이 적혀 있지만, 회사는 다른 곳에 갈 수 없다고 했다.

2월 28일, 또 다른 이주노동자 B의 상담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2023년 2월, 사업장에 배치되고서 사상작업을 하는지 알았다고 했다. 몸이 불편한 b는 관내 종합병원 내원하여 “목 통증(M5422)에 경과관찰이 필요”하다고 진단받았다. 조선소 사상공은 약1.5kg~2kg의 송기 마스크를 종일 착용해야 하므로 목 부담이 적은 사업장으로 변경을 요청했지만, 회사는 불가하다고 답했다.

산재인정 여부를 떠나, 이들의 업무가 진단서에 기재된 질병을 악화시킨다는 사실이 명백하다. 그럼에도 이주노동자는 안전한 사업장으로 이동할 권리조차 사업주의 허락을 구해야 했다. 고용허가제라는 현대판 노예제도 때문이다. 「외국인근로자 고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이주노동자는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해지하거나, 법령에서 정하는 사유에 국한하여 사업장 변경을 신청할 수 있다.

네팔 이주노동자 A는 법령(법제25조제1항제3호)에 따라 “외국인 근로자가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계속 근무하기는 부적합하나 다른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해 사업주 허락 없이 사업장 변경이 가능했다. 이에 2월 23일경 a는 진단서를 들고 고용센터를 방문했지만, ‘회사에서 직종을 변경시켜 준다고 하니 돌아가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이처럼 이주노동자는 법으로 보장된 최소한의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죽음의 일터로 내몰린다.

이에 우리 단체는 해당 사업장에 3월 3일까지 사업장 변경에 대한 회신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사업장으로부터 아무런 답변이 없음에, 이주노동자 A로부터 권한을 위임 받아 사업장 변경을 신청한다. 만약 사업주의 방해가 있다면 고발은 물론 끝까지 싸워나갈 것을 경고한다.

최근 윤석열 정부는 “조선업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실제 조선업 이중구조는 다름 아닌 이주노동자에게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에 있다. 저임금 구조를 확대하고, 정주노동자와의 갈등을 부추기는 고용허가제는 인종, 국적, 성별에 따라 임금과 노동조건을 차별하는 수단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2017년 6월 14일, 네팔 청년 ‘타파 체트리 랄바하우둘’의 죽음을 기억한다. 사내 하청업체에서 8년간 파워공으로 일하며 근골격계 질환에 고통받던 네팔 청년은, 사업주가 이직을 허락하지 않아 아픈 몸으로 일하다 사다리에서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사업장의 자유가 보장되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죽음이다.

이처럼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의 생명을 담보로 저임금 구조를 확대하고, 인종과 국적에 따라 노동조건을 차별하는 수단일 뿐이다. 무엇보다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고, 이주노동자를 죽음의 일터로 내모는 고용허가제가 폐지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연대를 당부드린다.

2023년 3월 6일

거제노동안전보건활동가모임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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