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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치‧금추는 있어도 금쌀은 없다[기고] 옥은숙 /전 경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 위원장

수확을 앞둔 논을 트랙터로 갈아엎었다.

그 장면을 TV로 보면서 그동안 농민들이 흘린 땀이 떠올라서 마음이 시렸다.

특히 가물었던 초여름일 때, 손주 기다리듯 논물을 기다렸을 것이고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을 것이다.

그 귀한 벼를 갈아엎는 농민의 심정을 온전히 이해할 수가 없어서 민망했다.

20년 전에 40kg 벼 한 가마니 값이 5만 원이었는데 올해는 4만원대다.

농비와 기름값, 공산품, 인건비가 다 올랐는데도 쌀값만 내렸다.

하루에 400원어치 쌀을 먹으니 1인 5개월 치 양식값과 열흘 치 담배 한 보루 값과 같다.

오르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 쌀값을 내려야 한다는 정치인과 관료들은 스테이크와 빵으로 아침을 잡숫고 나온 모양이다. 선진화와 세계화를 잘못 인식하고 있다.

쌀이 주곡이 되기 전인 통일신라시대 이전에는 흔히 잡곡이라고 부르는 조, 옥수수, 콩 등이 주식이었다. 치산치수와 관개시설이 가능해진 시대에 이르러서는 벼농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적어도 수천 년 동안 쌀을 먹으며 진화해 왔기에 우리에게는 인이 박여서 밥을 먹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

논은 토질적인 특성상 대체 작물을 기를 수도 없지만, 농민들은 우리 민족의 주곡인 쌀을 생산한다는 보람과 긍지로 버틴다.

가까운 지난 시절, 우리는 보지 않았는가!

전쟁과 역병, 기후변화로 인해 국가 간의 무역이 막혔을 때 수입의 다변화 외에는 무슨 특별한 묘수가 있던가.

그러나 곡류 자급자족률이 20%가 채 되지 않지만, 다행히 쌀만은 자급자족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라도 기아는 면할 수 있다.

쌀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의무적으로 초과 생산량을 정부가 매입하여 시장에서 격리하여 가격을 안정시키는 규정을 넣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의 농해수위 농림법안소위에서 가결됐다. 그러나 여당인 국민의 힘은 민주당이 불법 강행하여 처리했다며 개정안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앞으로 농해수위 전체 회의,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를 거쳐야 하는 난관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농민만을 배부르게 하자는 주장이 아니다.

적어도 쌀을 생산하는 사람이 배를 곯는 참상은 막자는 것이고 생명산업의 핵심인 벼농사를 보호하여 결국 식량주권을 굳건히 지킬 대책을 마련하자는 말이다.

누군가는 벼농사를 지켜야 하고 농업의 공익적 가치는 인정되어야 한다.

아무리 사회가 발달하더라도 먹어야 산다. 매일 고기와 빵과 우유로 살아갈 자신이 있는가?

사촌이 논을 사도 배가 아프다고 했지만, 쌀값이 올랐다고 서민경제를 해치는 쌀이라는 말만은 하지 말자.

우리들의 후손들이 먹고 살아가야 할 생명의 씨앗이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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