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피해자 조사 및 구제위원회 구성’ 제안도

거제시청 내부의 ‘직장내 갑질’ 논란이 외부로 터져나왔다.

28일 익명으로 본지에 보내진 문건은 갑질 횡포로 지목된 구체적 사례가 언급돼 있고 내부 자정을 위한 제안도 후술돼 있다.

거제시청 일부 상급자의 갑질 논란은 거제시 공무원노조 게시판에서도 종종 거론되는 ‘단골 이슈’다. ‘갑질왕’으로 회자돼 간부 공무원 3~4명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들의 갑질 부조리가 만연해 있고 부하 직원들의 고충이 큰데다 전혀 개선이 안되고 있다는 주장으로 요약된다.

제보된 문건에도 공무원노조 게시판에서 그간 보여지던 사례들이 일부 나타나 있다. 시청 안팎에서 꽤 구체적 정황과 소문이 떠돌던 내용도 일부 포함돼 있다. 보는 시각에 따라, 또는 당사자간 입장차는 있겠으나 나름대로 개연성을 띤 걸로 보이는 까닭이다.

문건은 ‘거제시, 직장내 갑질 횡포 개선할 의지가 전혀 없음’이란 제목으로 시작한다. “거제시 공무원들이 자주 이용하는 비공식 사이트가 있다.(공무원노조 게시판을 의미하는 듯 보임) 이곳에는 직원이 작성한 직장 후기글들이 여럿 있다. 직원들이 작성한 글중 자주 언급되는 주제로 ‘직장내 갑질’은 상위권 토픽으로 많은 동감을 받는다는 것을 댓글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문건은 “직장내 갑질에 대한 폭로가 끊임없이 게시되는 이유는 그만큼 ‘상급자의 갑질’이 조직내에 만연하고 있고, 그것을 관리하고 감독해야 할 거제시의 자정 조직이나 감사 기능이 제대로 구현되고 있지 않는 등 여러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거제시 상급자의 직장내 괴롭힘 유형’에는 네가지 사례가 언급돼 있다.

▶ 외부 업체에 일을 맡길 때 실무자와 상의 없이 자신과 친분 있는 업체와 계약을 하게 하고, 부하 직원들은 각종 휴직과 타부서 전보 요청으로 근무를 회피한다는 주장 ▶ 공개 장소에서 인격비하성 발언과 질책을 반복해 부하직원이 정신적 고통으로 ‘질병 휴직’에 이르렀다는 주장 ▶ 심야에 전직원 집합과 훈계, 부하 폭행이 있었다는 주장 ▶ 목적 없는 업무 및 전수조사 지시, 폭력적 행동과 언어로 부하직원의 인격이 짓밟혔다는 주장 등이다.

사후 조치에 대한 비판 주장도 나온다. 문건은 “전직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갑질 문제 해결 프로세스’가 만들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거제시와 같은 공공조직이 직장내 괴롭힘 문제를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에 놀라고 있다. 피해자 본인이 직접 감사팀에 문제를 신고하고 조사와 분리조치를 요구하지만 분리조치가 이뤄지는 경우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문건은 또 “피해자 보호는커녕 오히려 가해자에게 신고사실을 먼저 알려서 가해자가 조직내 제보자 색출작업과 함께 내부 단속으로 조사를 방해하고, 근평 조작 등 직원을 이용한 피해자 회유로 사건의 공론화를 무력화 시키고 있다”고 했다.

문건은 이에 따라 “상급기관을 통해 직장내 괴롭힘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 감사법무담당관의 사후 조치 문제의 적정성을 조사해야 한다. 근로기준법에 의거해 ▶ 지체 없이 조사 ▶ 피해자 분리조치 ▶ 징계조치 전 피해자 의견 청취가 되었는지 감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거제시는 ‘직장내 갑질’ 문제의 근원적 해결의지가 있다면, 관리자 교육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덕망 있는 직원들로 구성된 ‘갑질 피해자 조사 및 구제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문건이 주장하는 사후 조치 비판에 대해 거제시 감사법무담당관 관계자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정확히 특정돼 공식적으로 조사 요청이 접수된 사례는 없었다. 접수됐다면 당연히 절차대로 사실 조사를 하게 된다"며 "문건의 사후 조치 비판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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