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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 투정은 인제 그만!이승열 /前 거제교육지원청 교육장

나는 뷔페나 한정식집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 돈 내고 사 먹어본 기억이 없을 뿐 아니라 초대받아 간 자리도 별로 편하지는 않다.
벌려 놓은 음식 중 몇 가지를 겨우 먹을 뿐인데, 너무 떠벌려 놓은 버려지는 나머지 음식에 대한 부담감과 어딘가에서 굶고 있을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다.
우리가 이토록 탐욕스럽게 먹어 대면 누군가는 굶게 되어 있다.

그렇다고 내가 거창하게 박애주의자라는 말은 결코 아니다.
나는 그럴 위인이 못 된다.
단지 우리가 이렇게 산다면 다음 세대가 살아가야 할 지구가 온전하지 않을 것 같다는 늙은이의 걱정 때문이다.
온실가스 문제가 유독 음식물에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나 이 글에서는 이 부분만 짚어 보기로 하자.

먹방 뿐만 아니라 sns에 자주 올라오는 밥상의 반찬은 지나치게 많다.
유달리 대식가만 모여 사는 나라도 아닐 건데, 외국의 식단에 비교해서 너무 많다.
이런다고 한식 문화의 우수성을 깎아내리니 어쩌니하며 시비는 걸지 않기를 바란다. 단지 먹는 즐거움보다 먹고 난 후가 더 걱정되는 시대가 왔을 뿐이다.

이젠 한식의 식단도 정갈하고 간결하면서도 품격있는 수준으로 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식당의 화려한 한정식 테이블을 받아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한 음식에 필수 영양소가 두루 함유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영양소 종류만큼이나 가지 수가 많다. 버려지는 음식은 음식 폐기물이 되어 토양과 수질, 대기를 오염시킨다. 아침에는 버리고 저녁에는 지구오염을 걱정하며 한숨을 쉬는 격이다.

우리나라는 식량 수입에 연간 150조를 쓰고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 연간 30조를 쓴다는 통계 자료가 있다.
더구나 코로나 같은 신종 감염병이 상존해지면 우리나라는 식량 위기에 빠질 1순위 국가로 분류된다. 쌀을 제외하면 자급자족률이 10% 이내다.
이런 지경인데도 음식물의 3분의 1은 폐기된다니 너무 많이 버리고 사는 것이다.

결국, 먹고 사느라고 지구의 수명을 줄이고 있다.
지구다이어트가 시급한데도 우리는 너무 많이 먹고, 너무 많이 버린다.

반찬 가지 수를 줄이면 단백질 등 영양 결핍이 생긴다고?
1인당 육류소비량이 OECD 중 7위이고 돼지고기는 중국에 이어 2위이다.
영양실조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국 하나, 찌게 하나, 밑반찬 2~3개 정도면 충분한 영양섭취가 가능하다.
성장기의 학생들이 먹는 학교 급식은 1식 4 찬이다.
더구나 거친 일을 하는 조선소의 노동자들이 사내 급식도 비슷한데, 노동자들이 급식 때문에 영양실조 걸렸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던가.
이 정도면 적절한 수준이라고 본다.

이제는 음식 종류와 가지 수로 식탁의 풍성함을 진단하지 말고, 자랑도, 칭찬도, 부러워도 하지 말자. 그러기에는 지구의 위기가 너무 임박했다.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지나치게 많이 배설하게 되어 있는 게 인체 아닌가.

좀 줄여 먹고 덜 버리고 덜 싸자.

천성이 게으르고 빈약한 미각을 가진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볼품이 없으나 사실이 그렇다.
우리 손주들도 이 아름다운 지구에서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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