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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한(小寒)에 핀 봄꽃서한숙 /거제스토리텔링협회 대표

경자년 새해가 밝았으나 정국은 여전히 뒤숭숭한 분위기다. 총선이 석 달여 남은 데다 유권자의 표심을 공략하는 바람이 불면서다. 선거의 속성상 그 바람은 여간 훈훈한 것이 아니다. 소한(小寒)인데도 어떤 추위도 느낄 수가 없다. 연일 포근한 날씨로 이어져 겨울철 한파와도 무관한 모양이다. 겨울비도 주룩주룩 봄비처럼 쏟아져 계절감을 무색하게 한다.

때 아닌 철쭉, 매화, 개나리 등 봄꽃이 피었다는 소식도 잇따른다. 봄날 같은 날씨 탓에 한파도 저만치 달아난 모양새다. 그렇다고 가장 추운 절기인 소한(小寒)에 핀 봄꽃을 두고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 나라안팎으로 어수선한 정국과 들쑥날쑥한 기상이변이 맞물려 불안정한 기류를 형성하고 있어서다. 때가 때인 만큼 봄꽃을 보고서도‘봄꽃’이라 부를 수 없는 이유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자연이 그렇듯이 사람도 마찬가지다. 자연의 변화에 순응하듯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는 모양새다. 여기저기 변화의 물꼬를 트는 움직임이 자연스럽다. 급변하는 현실을 더는 외면할 수가 없었을 터이다. 더욱이 지금은 진영논리에서 한 발짝 물러나 고정관념을 훌쩍 뛰어넘어야 할 때다. 변해야 살 수 있는 것처럼 새해는 조국사태로 얼룩진 민심부터 단단히 챙겨야 하지 않겠는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한사람, 한사람마다 지향점이 같을 수만은 없다. 보수로 뭉쳤든 진보로 뭉쳤든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들이 내는 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서로 다름의 차이를 존중하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사회가 균형감을 잃지 않는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사회로 거듭날 수가 있다.

선거를 하다보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극은 생기기 마련이다. 한번 벌어진 틈을 메우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주권을 가진 국민이 선거를 안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선거는 다수의 뜻을 대신한 대의민주주의의 가장 근본인 탓에 반드시 투표로 참여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진정한 민주주의를 꽃피울 수가 있다.

정치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공감대를 갖는 일이다. 그런 만큼 상대와의 소통은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0대 국회는 대화와 타협과 협치를 외면한 최악의 국회로 기억된다. 민생은 뒤로 한 채 정쟁만 일삼다 식물, 동물국회로 둔갑해 소통은커녕 사람 사는 세상과도 멀어져간 형국이다. 당리당략에 치우친 언행으로 감동이 없는 데다 세치 혀만 살아 움직이는 광경을 연출된 것이다.

무심결에 지켜본 국회의 셈법은 복잡다단했다. 보이는 것만으로 풀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에 국민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지정), 공수처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필리버스트 등 생소한 법률 용어들로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선거법 등 법안을 통과시키기까지의 과정도 지리멸렬한 싸움의 연속이었다. 묘수와 꼼수가 뒤섞인 채 날치기로 강행되는 순간을 생방송으로 똑똑히 지켜본 나머지다. 그런 국회의 민낯을 보다가 국회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이라는 사실도 잊어야 했다.

그런가 하면, 우리 사회의 특별한 사람들을 위한 ‘선택적 정의’의 민낯도 보았다. 부조리한 현실 속에 감춰진 권력형 비리가 속속들이 드러나면서다. 정국이‘내로남불’이‘조로남불’로 뒤바뀌는 현상 속에 국민의 우울증도 날로 가중되는 현실이다. 도덕불감증에 빠진 사회지도층 인사로 말미암아 온 국민이 대신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 사회의 ‘공정과 정의’가 사라지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이번 선거는 그런 어수선한 상황에서 치르는 총선(總選)이다. 정치가 실종된 터라 민생은 유권자 스스로 책임져야 할 지경이다. 유권자의 한사람으로서 나는 중도(中道)를 추구하지만, 모두 꿈만 같은 이야기다. 극과 극으로 치닫는 양상 속에 마음을 부릴 데가 마땅히 없다. 다른 유권자들의 표심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겨울바람과 달리 선거바람의 속성은 쉽게 뜨거워지지만 쉽게 식는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선거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소한(小寒)인데도 불구하고 우리지역에도 때아닌 봄꽃이 핀다. 4.15 총선 후보자의 면면을 파악하기도 전에 선심공약이 난무하는 실정이다. 그래서인지 바람결이 한결 부드럽다. 그렇게 부는 바람은 살랑살랑 부는 미풍처럼 달짝지근한 법이다. 서로 말의 결이 달라도 감언이설에 솔깃해 심장이 요동치곤 한다.

그럴 때마다 유권자의 표심은 생물인 양 용케 꿈틀거린다. 정치인보다 더한 셈법을 보인다. 순간순간 변하는 속성이 얄궂다. 어떤 단체나 지역과 나라를 앞세우면서도 실제로는 그 자신의 이익이 우선인 탓이다. 그런 의미에서 21대 국회의원 선거의 표심은 오리무중이다. 소한(小寒)에 핀 봄꽃과 함께 흩날리기 일쑤다. 민심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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