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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등(背)은 건강하십니까[건강칼럼] 권기순 /계룡한의원장(침구과전문의·한의학박사)

대설을 지나면서 부쩍 추워진 날씨에 몸도 마음도 움츠러들게 되는지 한의원에 내원하시는 분들도 어깨 등 허리가 아파서 오시는 분들이 더욱 늘어났다. 흔히 담이 붙었다고 하는 증상으로 내원하시는데, 목 어깨가 잘 안 돌아가서 오는 분들도 진찰을 해보면 견갑골 안쪽으로 등 부분(背部)이 함께 아픈 경우가 많고, 허리가 갑자기 아파서 구부리지도 펴지도 못하겠다고 오는 분들도 진찰을 해보면 등에서 허리로 이어지는 흉요추부가 함께 아픈 경우도 많다. 그래서 치료를 진행할 때에는 항상 등 부분(背部)을 함께 진찰을 하는 편이다. 목 어깨 등 허리가 아파서 오는 근골격계 질환뿐만 아니라 급체해서 오는 경우, 불면증인 경우, 숨찬 경우, 오래된 기침인 경우에도 등 부분(背部)을 세밀하게 진찰하고 치료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당신의 등은 건강하십니까>라는 주제로, 우리 일상생활에서 또는 질병 치료에서 등(背)이라는 곳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등 부분(背部)은 한의학에서는 독맥 뿐만 아니라 족태양방광경이 주로 총괄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배수혈(背&#33127;穴)에 집중해보고자 한다. 이 배수혈의 개념이 현대의학에서 자율신경계 분지와 연결이 되기 때문이다. 먼저 한의학에서 경혈이라는 것은 경락 선상에서 기가 함축되는 반응점을 경혈이라고 하는데, 경혈은 수학적으로 표현하자면 ‘점(點)’이 되겠고 경락은 수학적으로 표현하자면 ‘선(線)’이 되겠다. 경혈이 포함된 경락은 침구학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인데, 경혈과 경락을 통하여 인체의 내외상하가 밀접하게 연계를 맺어서 오장육부, 사지말단, 눈코입귀와 같은 오관, 피부, 근육, 힘줄, 인대, 뼈 등 각 방면의 생리기능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병리기능을 나타낸다라고 보고 있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우리 몸은 근육 따로, 피부 따로, 오장육부 따로가 아니라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그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바로 경혈이 포함된 경락이라는 것이다. 그 중에서 배수혈은 등 부분(背部)에 배치된 경혈 중에 오장육부와 직접 연결되는 특수한 경혈을 배수혈이라고 특별히 따로 명명하고 있다.

이 배수혈은 척추에서 좌우 양측에 위치하고 있으며 대부분 본래 장부의 해부학적 위치와 상당히 가깝게 위치하기도 한다. 그래서 특정 장부에 이상이 있으면 배수혈에 이상 반응이 나타나게 되는데, 주로 압진을 통해서 압통이 있으면 그 배수혈과 관련된 장부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 압통뿐만 아니라 배수혈 부근의 피부색 변화나, 발진 양상이나 감각 이상 유무(시리다, 차다, 감각이 무디다, 화끈거린다 등등)로써도 진단할 수 있다. 이와같이 배수혈은 오장육부를 진단하는 반응점이 되기도 하지만, 거꾸로 그 장부를 치료하는 치료 반응점이 되기도 한다.

폐와 관련된 폐수혈은 제3흉추 극돌기 아래 양쪽에 위치하고, 심장과 관련한 심수혈은 제5흉추극돌기 아래 양쪽에 위치하고, 간장과 관련한 간수혈은 제9흉추극돌기 아래 양쪽에 위치하고, 위장과 관련한 위수혈은 제12흉추극돌기 아래 양쪽에 위치하고, 신장과 관련한 신수혈은 제2요추극돌기 아래 양방에 위치한다.

이 배수혈의 위치와 자율신경계 중에서 교감신경절이 척수에서 분지되어 나오는 그림을 비교를 하면 어느정도 상당한 연관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옛 선인들은 자율신경계라든가 신경분절이라든가 척수라든가 하는 해부학적인 용어는 잘 몰랐지만 경락 경혈 배수혈이라는 용어로써 척추에서 내장기 질환을 진찰할 수 있고 치료할 수 있음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 임상에서도 이 배수혈과 자율신경계와의 연관성은 상당히 유용하게 잘 쓰이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근골격계 질환뿐만 아니라 내장기질환에서 더욱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는데, 특히 심하게 체해서 내원하시는 분들은 어깨뿐만 아니라 등 부분(背部)의 압통점을 찾아서 침치료를 해드리면 시원하게 트림을 하면서 체기가 내려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물론 급체한 경우 뿐만 아니라 만성 위염, 신경성 위염, 역류성 식도염 혹은 과민성대장증후군, 장염 등등 일체 소화기 질환에 대해서 필자는 등(背) 치료를 항상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심장이라는 장기가 흉곽에 의해서 감싸져 있는데 흉곽을 이루는 늑골이 붙는 흉추부분이야말로 심장과 관련한 심혈관 질환을 다스리기 매우 적합니다. 예를 들면, 불안과 초조를 잘 느끼거나, 숨이 차오르는 심혈관 질환에서 심수혈 부분을 포함한 흉추 부분을 만지다보면 압통점이 발견되는데 그 부분에 침 뜸 부항 치료를 잘해주어도 숨쉬기 편해지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본다.

초기 감기뿐만 아니라 오래된 기침 증상, 혹은 천식 경향에서는 폐수혈을 비롯한 흉추 부분을 침과 부항 또는 추나 교정 요법으로써 치료를 해주면 기침의 강도가 줄어들고 숨이 편안해지기도 한다. 물론 기침이나 천식은 등 치료 하나만으로는 부족하지만 약물치료와 함께 이러한 침구치료를 병행하면 폐 기관지 질환에서도 훌륭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심지어 등 부분을 따뜻하게 핫팩만 잘해주어도 절반 이상은 성공한 셈이다.

필자는 종종 불면증이나 공황장애와 같은 신경정신적 문제에 대해서도 배수혈을 잘 이용하는 편인데, 특히 숨이 잘 안쉬어지는 급성스트레스 상태로 내원할 경우에는 반드시 어깨치료와 함께 등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등(背)을 치료해보면 급성스트레스로 인해 심박동수가 빨라지던 것이 안정이 되고, 거친 숨이 가라앉게 되고, 긴장된 위장관이 풀리면서 트림이 나오고 제반 증상이 진정이 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특별히 어디 안 좋은 것은 아니지만 컨디션이 개운하지 않다고 느껴질 때 자신의 등(背)을 살펴보자. 핸드폰을 많이 보아서 혹은 컴퓨터를 많이 해서 혹은 오래 서 있거나 오래 앉아 있거나 혹은 너무 스트레스 받았거나 과로하였거나 기타 등등으로 인해서 내 몸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느껴진다면 등(背) 부분을 한번 눌러보자. 간단하게는 어깨와 등을 쫙 펴주는 스트레칭을 해볼 수도 있겠고, 누군가에게 등(背)을 밟으라고 해서 마사지를 해볼 수도 있겠고, 따뜻한 아랫목에 누워서 등(背)을 찜질해볼 수도 있겠고, 혹은 가까운 한의원에 내원해서 상세하게 진찰 및 진료를 받아볼 수도 있겠다. 등(背)이 건강해야 오장육부가 편안하며, 몸과 마음이 평온해진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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