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특히 초등학생들의 등하굣길은 늘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다. 늘어난 차량과 혼잡한 도로망으로 인해 학교들 역시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교육당국과 학부모들의 걱정거리에는 등하교 교통지도 역시 우선순위에 포함되는 까닭이다.

이 같은 걱정거리를 진취적 조치로 단박에 해결해 주목받는 학교가 있다. 옥포 국산초등학교(교장 한경애)다. 이 학교는 올초부터 등하교 안전문제에 따른 대안을 모색하다 학교 부지를 활용해 ‘안전 승·하차장’을 조성했고 건실한 운영으로 호평 받고 있다.

국산초등학교는 초등생 1162명에 병설 유치원 원아 86명을 포함하면 1248명이 다니는 만큼 ‘대규모’ 학교로 분류된다. 등하교를 위한 학부모들의 차량 운행도 덩달아 빈도가 크다. 학원을 다니는 학생도 250여 명으로 파악돼 학원차량 통행도 잦은 편이다.

규모가 크다보니 등하교 안전 문제가 대두돼 왔다. 학교 주변은 스쿨존으로 지정돼 차량 주정차는 금지되고 학생을 태운 차량들이 마땅히 정차할 장소가 없다는 문제점에 직면해 있었다. 학생 60% 이상이 통행하는 후문도 좁은 일방통행로여서 교통 혼잡은 물론 학생 안전에 위협이 되는 실정이었다.

정문 역시 하교시간 학원차량과 학부모 차량이 뒤엉켜 상당한 혼잡을 유발했고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는 인식에 이르렀다는 것.

학교는 한경애 교장의 올 3월 부임 이후 안전시찰에서 이 같은 실정을 파악하고 대안 마련에 착수했다. 거제시, 교육지원청, 소방서, 옥포2동사무소 등 관련기관과 예산 확보 등 지속적인 협의와 대안 조율에 나섰고, 우선적으로 후문과 공원 사이 등하교 안전을 위한 건널목 설치를 이끌어냈다.

승하차장으로 차량들이 원활하게 오가고 있다.

특히 관련기관간 행정절차를 지속적으로 거친 끝에 교육청 예산 1850만 원을 확보, 학교운영자금을 더해 2700만 원으로 자전거 거치대 여유 공간을 활용한 안전 승·하차장 조성을 끝내고 지난 9월 2일부터 개통, 운영하고 있다. 학교는 승·하차장 운영에 앞서 녹색어머니회, 학부모회, 주변 학원 관계자를 초청해 이용방법과 안전교육도 세심하게 진행했다.

개통 이후 학생들의 원활한 등하교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녹색어머니회, 학부모회, 교직원들의 아낌 없는 봉사로 안전한 등하굣길이 되고 있고 차량을 기다리는 학생들이 편히 앉아 대기할 수 있도록 나무 벤치도 길게 설치해 편의성을 가미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스쿨존 교통지원 노인사회 활동으로 어르신 7명이 승하차 등하교를 돕고 있기도 하다.

벤치를 길게 설치해 하굣길 아이들이 편안하게 차량을 기다릴 수 있도록 했다.

국산초등학교의 이번 승·하차장 개통은 문제를 인식한 학교 측의 진취적인 행동과 조치에 더불어 거제교육지원청과 거제시 등 관련기관의 적극적인 행정 협의와 도움이 결실을 이뤄낸 모범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한경애 교장은 “올 3월 1일자로 부임하면서 부딪힌 가장 큰 일이 학교 인접 도로에 등하교차량, 학원차량들이 뒤엉켜 학부모들이나 학원 직원들이 어린이 손을 끌고 무단횡단을 하고 있어 사고 위험이 너무 컸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의 안전을 가장 염두에 두고,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세심히 살필 계획으로, 아무쪼록 안전 승·하차장이 잘 운영돼 안전하고 즐거운 학교가 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도움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노인 도우미 7명이 아이들의 안전한 등하교를 돕고 있기도 하다.

등하교에 따른 불법 주·정차로 혼잡했던 학교 인근이 말끔해졌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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