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보다 많은 자부담, 면 행정 지원 등 아쉬워

둔덕면 지역의 고려 의종장효대왕(毅宗莊孝大王) 추념제례(이하 추념제례)가 예산 증액과 면행정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보조금보다 자부담비가 더 많은 행사인데다 해당 면 행정과 각 예술단체의 관심 및 참여가 저조하기 때문이다.

거제수목문화클럽(회장 김현길)이 주최하고 거제고려사연구회(회장 최탁수)가 주관한 이번 추념제례는 시 보조금은 300만 원과 주최 측 자부담 500만 원으로 진행됐다.

주최 측에 따르면 무대 및 음향, 제삿밥 나누기 행사만으로 전체 예산의 대부분이 사용되기 때문에 공연에 필요한 인력 및 공연예산 대부분 재능기부로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거제수목문화클럽은 지난해부터 일반 제례행사에 문화공연까지 더해 문화콘텐츠를 강화하면서 행사규모를 키웠다. 단순히 제례를 지내는 것 보다 멀리서 제례를 위해 찾은 시민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제삿밥으로 시골인심을 나누기 위해서다.

그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추념제를 기획하고 행사 규모를 키운 이임춘 남부면치안센터장은 이날 변광용 거제시장으로부터 표창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지난해 절반 수준인 200여 명이 행사를 관람했다. 올해 처음으로 선보인 살풀이 춤(황문주), 날섬무예총림 지리산무예학교 이순신무예학교의 한국전통무술시범, 대북 공연(이지현)등 거제지역에서 좀처럼 접하기 힘든 공연은 참석한 시민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았으며, 특히 영등오광대의 국상행렬은 이번 행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또 지난해부터 공연된 황제 고혼식(국궁4배), 창착춤(박기수) 공연도 관람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행사에 참여한 거제문화원 관계자 및 시의원, 지역 예술인들은 “훌륭한 콘텐츠와 수준 높은 공연에도 부족한 예산과 홍보부족으로 관람객이 없는 것이 옥에 티”라며 “거제지역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특성을 잘 갖춘 의종제례 행사에 대한 지원이 절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주최 측은 해당 둔덕면사무소의 부족한 관심과 지원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했다.
몇 해 전 행사까지만 해도 둔덕면 사무소에서 장소 제공, 의자 지원, 차량지원, 화환, 홍보, 제관 참석 등 다양한 방면에서 도움을 얻었지만 최근에는 작은 지원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거제수목문화클럽 관계자는 “고령화가 극심한 둔덕면의 특성상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는데 늘 인력 수급의 어려움을 겪고 있어 언제 이 전통의 맥이 다시 끊길지 알 수 없는 실정”이라며 “의종황제가 비록 역사 속에 성군의 이미지는 아닐지 모르지만, 둔덕과 거제 역사의 중심에 있었고, 아무도 돌보지 않았던 그의 넋을 800년 간 이어 온 둔덕면민들의 노력을 잇기 위해 행정과 시민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변광용 시장은 “둔덕 지역에 남아 있는 고려의 역사와 고려문화의 재창조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둔덕면민의 하나 된 마음”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고려촌 조성사업이나 면개칭 문제도 면민의 화합이 없으면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둔덕면 지역에서 800년 넘게 이어 온 이 행사는 지난 1960년대 말(마지막 제사장 김명호) 즈음 박정희 정부가 공포한 ‘가정의례준칙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서서히 명맥 끊겼다가 2008년부터 거제수목문화클럽(회장 김현길)이 복원해 12회째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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