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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씨름과 함께한 즐거운 추억여행 … ‘서귀포 섭지코지’

필자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국민체육센터 씨름경기장에서 열리는 ‘제33회 전국시·도대항장사씨름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거제시청씨름단 윤경호 감독을 비롯한 선수 6명과 함께 지난 19일 오전 10시 50분 대한항공편으로 제주도를 향해 출발했다. 늦은 아침을 먹고 여유롭게 제주공항에 도착히니 오후3시가 조금 넘었다. 우리 일행들이 3박4일 머물 예정인 서귀포시 성산읍MCC호텔에 숙소를 정하고 짐을 풀었다.

마침 씨름경기가 이틀 남았고 날씨도 좋아 성산일출봉에 다녀올 참으로 길을 나서는데 조아현 선수의 유도선배 이은주(제주특별자치도 유도선수) 씨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숙소로 찾아와서는“빼어난 성산의 자연경관과 제주도해산물의 풍미에 흠뻑 취해보지 않겠느냐”며 우리 일행을 ‘그대와 함께 문어라면’ 집으로 안내했다. 위치는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 중간 쯤 한적한 도로변에 있었다.

이른 저녁을 먹기 위해 갔으니 내부는 한산했다. 전체 메뉴판은 정문위에만 붙어 있다. 주문은 문어라면 두 개와 모밀 칼국수 하나 선택. 라면전문점인줄 알았으나 수제버거를 팔고 있어 의아했다. 그대와 함께 라면에서 바다를 구경하는 사이 나온 문어라면. 이렇게 보니 무척 적은 양으로 보이지만 그릇이 2인분 사이즈다. 꽃게가 한 마리 통째로 들어있어서인지 라면 국물에 구수한 해물탕이 더해진 맛. 심지어 면도 일반적인 면이 아닌 생면이라 면이 탱글탱글 했다. 감칠맛 나는 문어라면 맛은 만족스러웠다. 꽃게 맛이 진하게 우려진 점도 플러스. 여기에 문어도 아낌없이 넣어 쫄깃한 식감까지 즐길 수 있었다. 함께 주문한 보말 칼국수는 고소했다.

20일 아침. 개운하게 기지개를 켜고 일어난 후에 호텔 옥상에 올라가 성산 일출봉을 바로 앞에서 바라보면서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이틀차 체중계체가 있는 날이다. 오후 5시 우리 선수 5명 모두 무사히 계체를 마치고 저녁은 확실히 먹자고 합의하고 제주시 애월읍에서 응원 차 달려온 정광모동생부부가 우리 일행을 제주 성산 흑돼지 맛 집으로 유명한 ‘섭지골흑돼지’로 안내 했다.

참숯으로 초벌구이를 해주는 이 집은 입구 오른쪽에 더운 날씨에도 불 앞에서 얼굴이 빨개서 굽는 모습이 보이니까 정성이 가득한 음식을 하시는구나, 믿음이 간다. 두툼한 흑돼지고기가 불 위에서 뿌연 연기와 함께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구워지기 시작하는데 가만히 보고 있어도 군침이 돈다. 제주토박이신 고상현 대표는 “성산흑돼지 맛집 섭지골흑돼지에서는 강원도 오대산 비싼 참숯을 사용하여 고기를 굽는다”고 자랑이다.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흑돼지모듬구이. 오겹살, 목살, 항정살, 가브리살 등 다양한 부위가 나오면서도 전복을 비롯한 해물구이와 해물된장찌게, 성게미역국까지 함께 알차게 나왔다. 기다리는 동안 성게미역국을 무심코 후루룩 마셨다. 전날 긴 여정으로 피곤한 상태였는데 노곤하게 풀어지는 듯 개운했다.

불판 앞에서 내일시합에서 좋은 성적을 내라며 열심히 집게, 가위를 잡고 잘라주시는 여주인이 감사할 따름이다. 뭐니뭐니해도 역시 쌈이 빠질 수가 없다. 잘 익은 한 점은 상추쌈 위에 올리고 양파와 마늘쌈장과 함께 넣어서 크게 한입으로 밀어 넣어서 씹으니까 온갖 형용할 수 없는 풍미가 확 들어와서 눈을 감을 수가 없었다. 결국에는 마시지 않기로 했던 한라산 소주까지 한 병 주문했다. 이런 특산물 음식에 왠지 빠지면 심심할 것 같아서...

21일. 오늘은 오후 5시 30분부터 여자부 개인전 각 체급예선~4강선발전경기가 있는 날이다. 그동안 고된 훈련으로 심신이 지쳐있는 우리선수들의 기분전환을 위해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한 해안풍경이 일품인 ‘섭지코지’로 향했다. 제주도에 여행 와본 이래로 가장 맑고 바람이 없는 날씨다. 놀라울 따름이다. 섭지코지도 오랜만에 와보니 안도다다오의 건축도 하나 생기고 리조트도 여럿 생겼다. 그래도 산양해변백사장, 여유롭게 풀을 뜯는 조랑말들, 바위로 둘러친 해안절벽과 우뚝 치솟은 전설어린 선바위 등은 제주의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섭지코지 산책을 마치고 제주사람들이 여름철 즐겨 찾는 ‘고기국수집’으로 향했다. 무릇 한 지방을 여행한다면 그곳의 토속 별미를 맛보는 것도 큰 문화체험이 된다. 제주의 대표적 서민음식 ‘고기국수’다.

“술먹어난 고기국수 안 먹으면 좀이 안 암수다” 술 먹고 고기국수 안 먹으면 잠이 안 온다는 제주도 사투리다. 그만큼 고기국수는 제주사람들이 즐겨 찾는 음식이다. 제주산 돼지 앞다리를 삶아서 편육을 만들고 돼지 뼈를 몇 시간 동안 푹 고아 낸 진한 육수에 국수를 말아낸다. 얼핏 일본 라멘과 비슷하지만 국물의 맛의 깊이가 다르다. 제주에는 고기국수를 맛나게 말아 내는 집들이 늘어서 있다 그중 우리가 묶고 있는 숙소 바로 옆에 있는 ‘푸짐한 고기국수’도 현지인이 즐겨 찾는 집으로 입소문 나있다.

충북 천안 출신의 나이 지긋한 유영애 씨가 푸짐한 고기국수집을 운영하고 있다. 처녀시절 제주도에 놀러 온 유 씨를 제주토박이 총각이 공을 들여 섬에 눌러 앉힌 케이스다. 어업에 종사하는 남편과 결혼해 고기국수집도 떡하니 차릴 수 있었던 셈이다. 이 집은 육수가 조금 다르다. 돼지 사골뼈에 한방약재를 추가해 서너 시간 푹 고은다. 돼지사골 뼈 특유의 고소함과 한방 국물 맛이 더해져 국물 맛이 맛깔스럽다. 국수는 소면을 삶아 찬물에 여러 번 씻어낸다. 그래야 면발이 쫀득하고 밀가루냄새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육수에 국수를 말아 그 위에 돼지 앞 다리살 편육과 계란지단, 당근채, 김가루, 파, 깻가루, 후추가루 등을 뿌려 상에 올린다. 구수한 국물에 부드러운 면발이 어우러져 껄끄러운 여름 입맛에도 부담 없이 넘어간다. 비계가 붙은 앞 다리살 편육도 쫄깃 고소하다.

22일. 오늘은 오후 2시 준결승-결승경기가 있는 날! 거제시청씨름단 한유란 선수가 매화급결승에 진출해 나주호빌스 장아람선수를 2-1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제주나들이는 앞서 들른 제주동부해안에 볼록 튀어나온 섭지코지는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한 해안풍경이 일품이었고 제주대표향토음식인 흑돼지, 고기국수, 갈치구이, 갈치조림, 문어라면 등 향토음식의 맛과 향기를 맘껏 느껴 봤으며, 특히 이은주 제주특별자치도유도선수와 정광모부부가 우리에게 베푼 따뜻한 우정은 잊지 못할 즐거운 추억여행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한유란 선수가 2019설날장사씨름대회에서 매화장사를 차지한데 이어 이번 대회 금메달획득으로 시즌2관왕을 달성하는 쾌거를 일궈내서 보람찼다.

글·사진: 손영민 /‘꿈의 바닷길로 떠나는 거제도여행’ 저자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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