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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을 희망으로, 거제의 ‘다크투어리즘’ -기자의 눈다크투어리즘 자연경관 중심 지역 관광산업 한계 및 관광산업의 새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계기 될 것

최근 본지는 ‘거제의 재발견’ 코너에 거제지역의 다크투어리즘(Dark tourism) 장소를 소개하고 있다. 유난히 영광된 역사 이면에 어두운 역사를 함께 간직하고 있는 거제지역은 다른 지역과 비교조차 안 될 정도의 다양한 시대별 소재가 있는 ‘역사교훈 여행’의 성지(聖地)임에도 다크투어리즘 관광 개발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다.

지역의 아픈 역사와 장소를 살펴보면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남긴 왜성과 고현성 전투, 칠천량 해전의 아픈 기억은 물론이고 근 현대에 들어선 일본 제국주의에 짓밟힌 흔적, 이념 갈등으로 만들어진 거제포로수용소와 보도연맹 학살의 현장과 고려시대부터 시작된 유배지의 흔적은 여전히 아물지 않은 채 긴 세월을 버텨내고 있다.

서울의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태평양전쟁 당시 제주도 곳곳에 구축된 일본군 요새와 제주 4·3평화공원, 수많은 피란민이 투신자살한 부산의 영도다리, 광주의 국립518민주묘지(추모관), 분단 상징인 강원도 양구군의 비무장지대(DMZ) 등과 비교해도 거제지역의 다크투어리즘 장소는 전혀 밀리지 않는 소재다.

특히 거제지역의 포로수용소 유적공원과 칠천량해전공원의 경우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다크투어리즘 장소 중 하나지만,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시도와 노력이 있었는가에 대한 반성이 필요해 보인다.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이나 칠천량해전공원은 만든 그대로 당시의 역사적 사실과 자료만 나열해놓고 있을 뿐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의 경우 포로들의 생활상이나 한국전쟁의 배경과 결과를 소개하는데 머물러 있을 뿐 이념의 갈등이나 포로수용소가 생겨나면서 삶의 터전을 빼앗겼던 거제도민(巨濟島民)이나 피난민들의 생활상, 그리고 이념 갈등 아래 일어난 사건들의 스토리텔링 하는 노력이 아쉽다.

또 칠천량해전공원의 경우 다크투어리즘 관광을 목적으로 지난 2013년 90여 억 원을 들여 만들어졌지만, 건물 내부 중앙에 세워진 유일한 추모 공간(추모의 바다)에 대한 소개가 부족해 공원을 찾는 관람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데다, 전체적인 전시의 구성도 임진왜란 해전사, 조선수군의 특징, 칠천량해전의 배경, 칠천량 해전의 패배와 결과 등으로 다크투어리즘을 전문으로 만든 전시라고 보기엔 다소 부족해 무료화 이후에도 관광지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포로수용소유적공원 공원과 칠천량해전공원, 지심도의 경우엔 그나마 기본적인 관광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지역의 다크투어리즘 장소 대분은 표지판 하나 없이 방치되고 있는 수준이다.그렇다고 다크투어리즘 장소마다 역사와 관련된 조형물, 기념비 같은 시설물만 세우자는 것이 아니다. 지역의 다크투어리즘 장소를 찾는 관광객에게 올바른 역사를 이해시키고 교훈을 얻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자는 것이다.

거제지역 다크투어리즘 관광 활성화를 위해 시급한 일은 지역의 아픈 역사를 올바로 설명할 해설사를 양성하고 배치하는 일과 아픈 역사를 치유하고 보듬기 위한 스토리텔링 작업 턱없이 부족해 보여서다.

다크투어리즘이 주는 진정한 교훈은 숨겨진 아픔을 세상에 드러내는 용기를 발판으로 아픔을 치유하고 평화를 실천하는 데 있다. 거제지역의 다크투어리즘이 그동안 자연경관 중심의 지역 관광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거제 관광산업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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