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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 매각 관련 리포트, 뭘 우려했나?‘독과점 심사’는 합병 걸림돌‥합병 시너지 효과 크지 않아‥빅3 경쟁이 조선업 발전 원천

대우조선해양의 현대중공업 합병 논란이 격화하는 가운데, 여러 측면에서 이를 조망한 모 증권사 리포트를 입수해 요약, 정리했다. 이 리포트는 지난 19일 방영된 창원 KBS 시사프로그램 ‘감시자들’에 패널로 출연한 민중당 경남도당 석영철 위원장도 자료로 삼았던 문건이다.

리포트는 ‘합병의 걸림돌인 독과점 심사’, ‘현대-대우 무리한 합병 추진, 독과점 위반 우려 높다’, ‘합병 시너지 효과는 사실상 크지 않다’, ‘한국 조선업 발전의 원천은 3사 경쟁체제’ 등 네 가지 주제로 20쪽에 걸쳐 이번 사안을 다루고 있다.

독과점 심사와 관련해 대우조선해양의 주력 선박인 VL탱커와 LNG선 합계 점유율이 50%를 상회, 독과점 문제를 피해갈 방법이 없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멘스-알스톰’이 초고속열차 독과점을 이유로 EU(유럽연합)의 합병 승인을 얻어내지 못한 게 유사 사례로 꼽힌다.

합병으로 인한 ‘경쟁완화’와 ‘가격회복노력’이 국제기구인 WTO(세계무역기구) 규칙을 위반하게 된다는 점도 짚었다. 이번 합병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조선통합법인’ 설립 등의 중간 지주사 형태는 WTO가 ‘강력한 담합’으로 규정하고 있어 경쟁 국가로부터 WTO 제소 근거와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크루즈 조선소 ‘핀칸티에리’와 ‘STX 프랑스’의 합병에 대한 EU의 독과점 조사도 주목해야 한다. EU 반독점조사위원회는 두 회사 합병이 유럽과 세계 조선업 질서를 저해했는지에 대한 면밀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2017년 9월 합병이 성사됐지만 독과점 심사 및 조사 때문에 합병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리포트는 “대우조선해양은 전세계 조선소 중 가장 많은 수주잔고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중공업과의 합병을 경쟁국가들이 지켜만 보고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선주들의 반발 예상도 문제로 지적된다. 주요 외신과 해운전문지들은 대우와 현대 합병 추진에 대해 ‘규제 당국 승인(기업결합심사)’과 ‘선주 반발’을 공통적으로 언급했다. 선주들의 시각에서 두 회사 합병은 가격을 높이기 위한 명백한 ‘담합행위’로 비쳐지기 때문. 선주들은 국제공정거래위원회에 적극적인 실력을 행사할 걸로 전망됐다.

잠수함 등 한국 방산분야 독점 문제도 있다. 대우-현대 합병은 잠수함 분야 국내독점이 되고, 한국 방위사업은 2008년부터 입찰방식을 최저가 제안 방식으로 전환해 독점기업 출현을 방지하고 있다는 점이 위배 요소라는 것.

리포트는 “대우와 현대 합병은 VL탱커, LNG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VLGC, 드릴십 분야를 중심으로 세계조선해운산업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고, 일본과 중국 조선업계에서 가볍게 바라보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의 조선업 실패 사례를 고려해도 두 회사 합병에 따른 설비 감축은 되레 중국 조선업의 회생 기회가 된다”고 우려했다.

대우가 현대군산조선소와 같은 ‘하청기업’으로 전락할 것이란 전망도 예사롭지 않다. 대우 핵심 설계인력은 현대로 흡수되거나 회사를 떠나게 되면서, 메이저 선주사들 사이에서 확고한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는 'DSME'는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는 지적이다.

R&D(연구개발)를 통합해 중복투자를 줄이겠다는 현대와 산업은행의 기조도 문제로 지목된다. 합병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려면 R&D 투자규모를 늘려야 하고, 투자규모가 곧 중공업 분야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현대와 대우의 기업문화가 크게 달라 유기적이고 화학적인 통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현대로선 잃을 게 없다는 점도 언급된다. 대우의 소난골 드릴십 미인도 관련 유동성 회수는 물론 인수작업에 따른 대우의 선박영업 조직 무력화, 기술력 실사 기회까지, 현대로선 솔깃한 기회라는 분석이다. 가장 큰 우려는 단기적으로 대우의 영업활동에 많은 제약이 뒤따른단 점이다. 갑작스레 피인수 기업으로 전환돼 단기적 영업활동은 물론 중장기적 사업전략을 적극 개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리포트는 빅3 체제에 대해서도 “선주들에 의해 검증된 기술력은 대우조선해양의 독자 생존능력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고, 한국 조선업 발전을 위한 3사간 경쟁체제를 더욱 공고히 해주고 있다”면서 “대우 지배구조를 무리하게 오너 그룹 아래 두려는 것은 의미가 없고, 전문경영인체제를 강조하는 게 한국 조선업 미래를 지켜나가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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