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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 유네스코 남북공동등재에 거는 기대

우리나라 전통 세시풍속놀이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제131호인 ‘씨름’이 사상처음으로 남북공동 인류문화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원래 남북한이 별도로 등재를 신청했으나 최근 성숙해진 화해·협력분위기에 힘입어 공동등재로 수정 요청함에 따라 유네스코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남북이 문화유산을 공동으로 등재하기는 이번이 처음인데다 유네스코가 개별 신청된 항목을 공동등재로 용인한 사례 또한 최초라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로는 20번째요, 북한으로서는 3번째 유네스코등재지만 남북공동으로 올랐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남다르다. 더욱이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가 특례조처를 하면서까지 씨름을 공동 등재한 배경에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차원이 깔렸다는 것은 단순히 씨름이 갖는 의미를 넘어 선다고 할 수 있다.

씨름의 역사는 4세기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씨름은고구려 벽화에도 나오는 우리민족의 오래된 놀이면서 경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05년 발견된 4세기경으로 추측되는 고구려 고분인 각저총(抵塚塚)주실(主室)석벽에 두 사람이 맞붙어서 씨름하는 모습과 심판하는 사람이 서 있는 그림이 보인다. 원시상태의 주민들이 맹수와 싸움을 하고 다른 부족들과 먹이경쟁을 하면서 자신을 보호하려는 행동이 격투, 씨름으로 변했고 유목민에서 정착을 하고 농사를 지으면서 힘을 이용한 놀이가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이 씨름으로 변한 것으로 짐작된다.

씨름이 ‘고려사’문헌에도 나온다. 충예왕 즉위년(1330년)3월, 기록에“왕은 아첨하는 신하인 배전, 주주 등에게 나랏일을 맡기고 날마다 내수, 즉 아랫사람들과 더불어 씨름을 하니 위아래의 예절이 없었다.”고 적혀 있다. 또 충예왕 복위 4년(1343년)의 기록에는 이미 봄 2월, 김진일에 임금이 용사를 거느리고 씨름놀이를 구경하였다”라는 기록과 같은 해 5월초에는“신묘일에 공주가 연경궁으로 옮기자 왕은 주연을 베풀어 위로하고 밤에는 씨름놀이를 친히 구경하였다.”라는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조선왕조실록’, ‘난중일기’에도 민속씨름의 풍습이 잘 기록되어 있다. 또한 김홍도와 유숙 등의 그림 등을 통해서 씨름의 귀중한 기록이 남아 있다. 이렇게 우리조상의 민속놀이였던 씨름은 1912년 서울 단성사에서 현대형태의 씨름경기가 개최되면서 현재의 모습으로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 민족의 전통과 혼이 담긴 씨름은 끊임없이 사랑을 받았다.

이후 대한민국에서 씨름은 1981년 천하장사대회가 시작된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제1대 천하장사대회에서 당시 경남대학교 이만기선수가 초대천하장사에 등극해 큰 화제가 되었다. 이를 계기로 모래판의 신사 이준희, 인간기중기 이봉걸, 털보장사 이승삼, 모래판의 악동 강호동 등 당대최고의 씨름인 들을 배출했다. 현재에는 설날·추석·단오장사씨름대회, 회장기전국장사씨름대회, 증평인삼배전국장사씨름대회, 전국시·도대항장사씨름대회. 대통령기전국장사씨름대회, 학산배전국장사씨름대회, 여자천하장사씨름대회 등을 통해 씨름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에서도 매년 추석당일 대황소상씨름대회를 비롯해 6월1일 국제아동절 북한소년들의 씨름경기, 음력5월5일 단오씨름대회 등을 개최하며 씨름의 전통을 잘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남북한의 체육교류는 국제대회와 같은 기회로 접촉과 교류가 가능했다. 남북화해분위기속에서 지난7월4일부터 1박2일 동안 남북 농구친선경기가 평양에서 진행됐고, 북한은 7월, 대전코리아오픈탁구대회와 8월,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 북한선수를 파견하기도 했다. 이렇게 활발한 남북한 체육교류는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평화통일을 만들고 있는 과정이다. 그동안 우리민족의 얼과 혼이 담긴 민속씨름교류가 빠져 있었다. 유네스코 남북한공동등재를 계기로 우리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우리고유의 민족문화인 씨름을 부활시키기 위해 씨름교류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비록 광복 이후 분단의 아픔 속에 서로 다른 모습으로 발전해온 씨름이지만 지난 4세기부터 17세기에 걸친 유구한 전통은 다른 모습이 아닌 결국 하나임을 증명하는 사실이 그렇다. 평화와 화해를 바라는 마음으로 예외적인 등재결정이 내려진 씨름을 보면서 ‘같이’와‘가치’를 다시금 생각해 본다. 특히 앞으로 남북체육교류가 활발히 진행된다면 2017년 창단한 거제시청씨름단의 남북씨름교류가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유네스코 씨름 등재에 또 다른 의미를 두는 이유다. /손영민 논설위원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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