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부터 30일까지 4일간 진주종합경기장 일원에서 열리는 제57회 경남도민체전이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열린 태권도 종목 사전경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내년에 경남도민체전이 거제에서 펼쳐지는 만큼 이번 도민체전에 출전하는 거제시 선수단은 재도약하는 기회로 삼아야한다.

매번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때마다 반복되지만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체육계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거제지역 체육을 이끌어 가야할 거제시체육회가 인사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어떤 인물이 시장이 되느냐에 따라 체육정책이 바뀌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기피하고 있다. 이런 문제는 거제시체육회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선거로 단체장을 뽑는 기초지방자치단체 단위 체육회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역체육회는 엄격히 말하면 행정기관의 산하기구가 아닌 지역 체육발전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다. 지역체육회의 회장을 해당지역 자치단체장이 맡고 있지만 법률적으로 봤을 때 행정기관과 상하관계가 아닌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단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 때마다 지역정치권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건 재원을 연고지 자치단체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체육회의 연고지 자치단체 의존도는 단지 체육행사 관련 예산에 국한되지 않는다. 아마추어 선수육성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실업팀 운영예산도 자치단체로부터 지원 받고 있고 직원들의 인건비도 지원 받는다. 이렇다보니 자치단체장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

또 지역체육회 수장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무처장과 사무국장이 자치단체의 측근인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지방선거에서 자치단체장이 바뀌게 될 경우 실질적으로 체육회를 운영하는 사무처장 또는 사무국장 그리고 팀장 이상 간부들도 바뀌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역체육회가 선거철만 되면 체육회 본연의 일에 충실하기보다는 지역정치권 동향에 촉각을 세우는 이유다.

2년여 전 엘리트체육을 담당하는 체육회와 생활체육을 담당하는 생활체육회가 수많은 잡음 속에서 하나의 단체로 통합됐다. 아직 완벽한 통합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맞는 체육단체로 변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이 요구되고 있지만 지방선거 결과만 기다리는 모습이다.

당연직 회장인 시장은 체육회 이사들을 인선함에 있어 다음 몇 가지를 염두에 둘 것을 권한다. 첫째, 스포츠는 정치색을 탈피해야 한다. 정치색이라 함은 꼭 선거나 정당 활동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권한을 행사하는 자의 주관적 견해나 직위적 선입견이 작동되는 현상 역시 정치적 고려로 분류될 수 있다. 사적 친소관계나 학연, 지연 등도 그 범주에 들어간다.

둘째, 능력이나 경력도 중요하지만 인격을 갖춘 정직한 인사들을 영입함으로써 오로지 스포츠 발전에만 헌신하는 기구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인사들을 수용, 체육현장에서 선수들과 함께 땀 흘리고 호흡을 맞추는 체육회가 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다.

체육회는 지역체육을 이끌어가는 중심단체다. 시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아마추어 스포츠를 육성해 나가기 위해 정치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체육회 운영방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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