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현안 및 구상 … ‘행정전문가’ 일면 드러내

서일준 거제시장 후보(자유한국당)가 24일 오후 지역언론사 기자들과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 서 후보는 ‘미디어데이’란 이름으로 연 이날 간담회에서 분야별 각종 거제 현안에 대한 진단과 향후 구상 등을 밝혔다. 선거국면의 얽히고 설킨 정치역학에 대해서도 이른바 ‘행정전문가’로서의 일면을 드러냈다.

“여론은 거제 경제 살리기 최우선”

서 후보는 “선거운동에 뛰어들면서 일일이 시민들을 만나보니 ‘경제 살리기’가 다수의 여론이었다”며 “농수산업, 교육, 관광 분야에 대한 의견들도 적잖았고 새롭게 거제를 디자인해야 할 때”라고 했다. 큰 틀의 새 판을 짜서 다듬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불거진 수양동 현대아이파크2차 아파트 집단민원에 대해 “도로 확장, 통학로 확보, 전신주 지중화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 4차선 확장을 위해선 150억 원이 필요하고 현재 평산산업 부담분 40억 원과 거제시 부담분 40억 원이 확보됐다. 나머지 60억 원을 조속히 확보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택정책의 고질적 병폐를 개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도로와 학교 등 기반시설 없이 아파트부터 마구잡이로 지어지다 보니 늘 비슷한 민원이 양산된다는 것. 기반시설 구축이 선결 조건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문화예술 분야와 관련해 당일 둔덕면의 고려면 개칭 추진 설명회에 다녀왔다며 “거제 문화는 스토리텔링과 마케팅이 더해져야 한다. 예술은 시민 삶의 질과 연관돼 도시의 품격과도 직결된다. 챙겨야 할 현안”이라고 했다. 서 후보는 ‘경남도 문화예술관광국장’으로 일했던 만큼 문화예술 융성은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봤다.

장목면 유호리 부속섬 저도(豬島)의 거제시 반환에 대해선 ‘관리권’과 ‘소유권’의 개념을 짚었다. ‘지심도’를 거제시로 돌려받을 당시 ‘소유권’을 받는 걸로 명확히 정리했고 공시지가로 산정해 정부와 협상해 원만한 반환이 이뤄졌다는 것.

서 후보는 “저도 반환의 문제도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환경 관리 개념인 ‘관리권’이 아니라 ‘소유권’을 가져오는 것”이라며 “그래서 시민 혈세가 들어갈 수 있는 기존 시설관리 부분을 세세히 평가해야 거제시에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반드시 필요”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조성 문제에 대해선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현재 17개 부처에서 절차가 통과됐고 국토부 승인만 남은 상황”이라며 “산단 조성과 관련해 보상비용이 5000억 규모인데, 이 액수의 7~80%가 거제에 돌아야 지역경기를 견인하는 효과가 있고, 산단이 조성돼야 외부의 투자심리를 유도해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거제에 희망을 줄 수 있는 단초가 된다는 것이다.

비교적 낙후된 거제 서부권 균형발전 문제와 관련해 ‘교통’과 ‘산업 및 고용 연계’가 중요하다고 봤다. ‘계룡산 명진터널(거제 동서간 연결도로)’이 적기 완공돼야 거제면‧동부면‧남부면이 동반 성장할 수 있고, 둔덕면은 해양플랜트 국가산단과 연계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해안 지역은 ‘굴 양식’도 주 소득원인 만큼, 패각 처리 효율화 등 정책적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 후보는 “둔덕면은 관광지로도 키울 수 있는데, 둔덕천을 생태하천으로 정비하고 스토리가 있는 문화관광지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잘 치러지고 있는 ‘섬꽃마라톤’ 행사도 스포츠와 관광의 시너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후보, 양대조선, 행정조직, 시장역할

서 후보는 ‘거제 경제 살리기’와 관련해 행정과 리더(시장)의 역할을 특히 강조했다. 경제 살리기가 총론이라면, 각론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중요할 수밖에 없고 행정의 모든 요소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전문가’를 표방하는 일면을 드러낸 셈이다.

양대 조선과 거제시의 소통이 부족했다고도 진단했다. 서 후보는 “정책의 기준은 ‘인구’인데 현재의 주택정책이 엉망이 된 것은 양대 조선과 거제시 행정의 소통 부재에 있다”면서 “기업과 행정이 함께 거제 미래를 고민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고 했다.

야당 후보로서의 경쟁력에 대해선 “(제가 당선되면) 정부 여당은 차기를 위해서도 거제를 지원하게 돼 있다”며 “정책과 예산은 정부 부처의 실/국/과장 등 전문 관료가 여러 평가에 근거해 결정하는 것이지 단순히 여당의 인맥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그 역할도 결국 행정전문가가 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거제시 행정의 조직문화 혁신도 강조했다. “리더가 행정 전반을 깊이 파악하고 있어야만 조직을 움직일 수 있다. 1200여 명에 이르는 거제시 공직자의 열정을 일깨워 시민에게 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중차대한 시기”라고 내다봤다.

보수로 분류되는 윤영 무소속 시장 예비후보의 민주당 문상모 예비후보 지지에 대해선 “(윤영 예비후보는) 존경하는 선배시다. 많은 고민과 함께 그렇게 판단하셨을 것”이라며 “(문 예비후보를 향한 지지에 대해) 저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특히 “저는 9급 공무원으로 출발해 청와대 근무까지, 이미 개인의 영달을 할만큼 한 사람이다. 30년간 일했는데 더 이상 욕심이 있을 수도 없다. 부친의 영향으로 ‘선거 트라우마’도 있다. 그런데 여기까지 오게 된 건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절실함, 간절함, 노하우로 거제시민과 공직자 모두가 함께 뛰어야 거제가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역설했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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