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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파티는 인생 찬가”제2의 전성기 맞은 가수 김연자, 6일 거제 공연 성황

한 시대를 풍미하고 아스라이 손 흔들며 사라졌던 대형가수가 있었다. 화려한 드레스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나와 1980년대 가요계를 주름잡던 가수. 바로 김연자다. 오랜 시간 일본에서 ‘엔카의 여왕’으로 군림하던 그녀. 한국으로 돌아와 조용히 활동하는가 싶더니 8년 만에 시대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트로트도 엔카도 아닌 강렬한 사운드의 댄스음악 이른바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으로 말이다. 세대를 뛰어넘어 젊은이들의 마음까지 단숨에 사로잡은 김연자를 거제문화예술회관 분장실에서 지난 6일 오후 공연에 앞서 만났다.

공연 당일, 서울에서 가요무대 녹화방송을 마치고 거제로 도착하자마자 인터뷰를 했다. 이어 공연을 마치고 곧바로 SBS라디오방송 ‘컬투쇼’에 출연해야 한다며 바쁜 걸음을 재촉한다. 혈기왕성한 아이돌 그룹도 소화하기 힘든 일정이다. 그럼에도 김연자는 피곤한 기색 없이 웃음도 잃지 않는다. 특히‘아모르파티’가 소위 ‘대박’이 나면서 전국 각지에서 행사섭외가 쏟아지고 있다.

서울과 도쿄를 오가며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김연자를 사전 예고 없이 만나 “아모르파티 열기 때문인지 정말 인터뷰 한번 하기 힘들다”며 질문을 던졌다.

“아, 죄송해요. 요즘 워낙 인터뷰 요청이 많이 들어와 일일이 다 소화하기가 힘드네요, 모든 언론을 대표해 손 위원님이 이해해 주세요.”

‘엔카의 여왕’으로 일본에서야 국민가수로 인정받는 김 연자지만 20년이나 넘게 활동을 쉬었던 그에게 한국은 불가능한 시장이었다. 그런데 가수인생 통틀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줄이야. 심지어 정통트로트 곡이 아닌 ‘아모르파티’라는 EDM곡으로 말이다. 그는 중장년층은 물론 10대까지 전세대의 인기를 아우르는 가수가 됐다.

가수 김연자가 부른 ‘아모르파티’의 인기는 대단하다. 좋아하는 연령대도 어린이에서부터 시니어세대까지 다양하다. TV는 말할 것도 없고 거리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아모르파티’가 흘러나온다. 한 번 들으면 헤어 나올 수 없는 전자악기 리듬에 몸을 맡기다가 결국에는 가사의 매력에 더 빠져 들고 마는 노래가 아모르파티다.

“이 곡을 쓴 작곡가 윤일상 씨가 어떤 음악을 만들고 싶냐 고 묻더군요. 지금까지 내가 굴곡진 인생을 살았지만 이 모든 것이 앞으로 다가올 내 인생을 위해서 있는 거라고 말했습니다. 후회하지 않고 앞만 보고 살겠다는 ‘인생찬가’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죠. 그렇게 탄생한 곡이 ‘아모르파티’입니다. 가사는 ‘철이와 미애’의 신철 씨가 써줬어요. 아모르파티는 사랑하라는 뜻이라 하더군요.”

아모르파티는 2013년 발표곡이다. 윤일상 씨는 이 노래가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놓아야 할 대박곡이라고 예견했지만 지금과 같이 폭발적이지 않았다. 노래가 빠르다보니 따라 부르기 힘들어 중년 팬들에겐 어려운 곡이었다. 5년이란 시간이 흘러 이 곡의 매력 포인트를 찾아낸 이들은 중년 팬이 아닌 10대 팬들. 지난해 TV의 한 음악프로그램을 방청한 10대들이 김연자가 부르는 ‘아모르파티’를 듣고 SNS에 퍼트린 것. 신나고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유행에 민감한 젊은이들이 찾아내 그들의 문화로 김연자와 아모르파티를 끌어당긴 것이다. 음악순위 역주행 신화는 이렇게 탄생됐다.

“내 운명을 사랑하라!” 아모르파티는 스페인어 ‘Amor Fati’를 뜻한다. 아모르(Amor)는 사랑, 파티(Fati)는 영어로 Party가 아닌 운명(Fate)를 말한다. 영어로 번역하면 아모르파티는 ‘Lover of Fate’ 혹은 ‘Love of Ones Fate’가 된다. 아모르파티 뜻은 운명애(運命愛: 운명에 대한 사랑)이고 독일의 철학자 니체의 용어이기도 하다.

‘산다는 게 다 그런 거지 누구나 빈손으로 와/ 소설 같은 한 편의 애기들을 세상에 뿌리며 살자/ 자신에게 실망 하지 마 모든 걸 잘할 순 없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면 돼/ 인생은 지금이야 아모르파티/ 인생이란 붓을 들고서 무엇을 그려야 할지 고민하고 방황하던 시간이 없다면 거짓말이지~

말해 뭐해 쏜 화살처럼 사랑도 지나갔지만/ 그 추억들 눈이 부시면서도 슬펐던 행복이여/ 나이는 숫자, 마음이 진짜 가슴이 뛰는 대로 가면 돼/ 하지만 더 이상 슬픔이여 안녕 왔다 갈 한 번의 인생아/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 가슴이 뛰는 대로 하면 돼/ 눈물은 이별의 거품일 뿐이야 다가올 사랑은 두렵지 않아 아모르파티 아모르파티~’

이날 공연은 최근 김연자의 치솟는 인기가 실감날 만큼 화려하고 뜨거웠다. 오후 7시 30분부터 진행된 2시간짜리 ‘김연자 아모르파티’ 열기는 1200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과 어우러지며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무대에 오른 김연자는 “너무 황홀하다. 노래 인생 중 오늘을 가장 잊지 못할 것 같다. 오랜 세월 이렇게 많은 사랑을 아낌없이 베풀어주신 거제 팬 여러분께 무한 보답하겠다”면서 “저도 일본 활동을 끝내고 한국으로 되돌아올 때는 이런 날이 오리라고는 상상해 보지 못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녀는 또 “몇 차례 거제행사장 방문경험은 있지만 거제문화예술회관 공연은 처음이라 큰 기대는 안했는데 거제시민들이 음악을 너무 좋아하시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지어진 웅장한 문화예술회관 건물, 그리고 대극장에 설치돼 있는 최신형 조명과 음향시설에 반했다”며 거제공연 기회가 자주 생겼으면 좋겠다고 기쁨 어린 출연소감을 전했다.

공연을 보러온 김미자(47·상동동) 씨는 “오랜만에 거제에서 수준 높은 공연을 관람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했다. 또 다른 시민은 “내년에는 어떤 또 다른 공연이 무대에서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연자는 이날 자신의 히트 곡 ‘수은등’ ‘천하장사 만만세’ ‘아침의 나라에서’를 비롯해 강원도아리랑, ‘새타령’ 등 민요, 그리고 ‘내 나이가 어때서’ ‘빗속의 여인’ ‘단장의 미아리 고개’ ‘봄날은 간다’ ‘여러분’ 등 30여 곡의 애창곡을 불렀다. 특히 천하장사 만만세를 부를 때는 권민호 거제시장을 무대로 초대해 거제시청 씨름팀 창단 6개월 만에 여자천하장사에 등극한 정지원 선수와 시장을 치켜세워,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아모르파티’를 부를 때는 모든 관객들이 즐거운 율동을 따라하며 환호할 만큼 뜨겁게 달아올랐다.

거제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는 공연이 끝난 후에도 2시간 10분 동안 가수 김연자가 만들어 놓은 음악의 여운과 마지막 공연의 아쉬움을 달래려는 많은 거제시민들이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했다.

수은등 불빛 아래를 지나 찬란한 인생을 다시금 맞이한 그녀는 공연을 마치고 거제를 떠나면서 이렇게 외친다. 힘내라 거제! 아모르파티!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고.

대담·정리: 손영민 /논설위원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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