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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줄
행복한 한 끼 ‘제주맛집’
손영민의 풍물기행 (128)

올해는 유난히 맹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한여름에는 한여름대로 좋지만 한겨울인 지금도 거제는 여전히 즐길거리가 많은 곳이다. 거제에서도 거제도포로수용소유적공원을 대표 관광지로 꼽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세계기록유산(유네스코) 등재를 앞두고 있을 만큼 전쟁기록물이 잘 보존 돼 있는 이곳은 유적공원의 진수를 보여준다.

한국전쟁당시 엄청난 숫자의 피난민과 전쟁포로가 수용되었던 거제도포로수용소는 부끄러운 듯 옛터만 간직해 오다 이제는 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는 포로수용소를 유적공원으로 새롭게 단장해 이념대결의 폐해 그리고 전쟁의 비극적인 참상을 알리는 산 교육장으로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유적공원 관람을 마치고 모노레일을 타고 오르면 웅장한 위용을 뽐내는 삼성조선소와 고현시내 야경, 거가대교, 한려수도 전경도 바라볼 수 있어 흥미를 더한다. 또한 모노레일 정상부인 옛 미군통신대에서 전망대까지는 도보로 10분 코스로 산책삼아 걷기 좋아 온 가족 동반여행에도 최적의 장소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계룡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일출 광경은 장관인데 검푸른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찬란하게 떠오르는 아침 해는 아름답다 못해 숙연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금강산도 식후경! 밀려오는 파도와 두둥실 떠가는 흰 구름을 보며 모처럼 힐링 시간을 가졌다면 이제 거제토속음식을 먹으러 맛 기행을 떠나자. 거제도는 섬이라는 지형적 특성상 타 지역에서는 맛볼 수 없는 토속음식이 발달해 있다. 거제도 수많은 맛집 중에서 거제시향토음식점으로 지정된 ‘제주맛집(구 성포횟집)은 거제여행 가운데 든든하게 한 끼 즐기기 좋은 식당이다.

“같은 음식이라도 알고 먹는 것과 모르고 먹는 것의 차이가 큽니다. 어부가 바다에서 갓 건져 올린 싱싱한 해산물이 우리밥상에 올랐을 때를 생각해 보세요. 그 이름과 생태, 어획 시기, 주요어장, 음식이 된 역사적 배경을 알고 우리의 먹는 행위는 생계가 아니라 문화가 되는 거죠.” 박영자(61) 제주맛집 대표의 말이다.

그녀는 제주도 서귀포에서 나고 자라면서 조상대대로 즐겨온 해산물과 그것을 지혜롭게 활용한 친정어머님으로부터 해산물 요리비법을 전수받아 20여 년 동안 거제시 고현동에서 해산물전문식당을 운영해 오고 있다.

제주맛집의 메인메뉴는 거제앞바다에서 나는 자연산 생선회를 비롯해 봄에 영양이 한껏 올라있는 ‘도다리쑥국’, 여름에 꼭 먹어 줘야 하는 ‘자리돔 물회’,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가을 전어’, 겨울 진객이라 불리는 ‘대구탕과 물메기탕 그리고 매생이국’ 등 거제8미 요리로 서민들이 수수하게 즐기던 거제토속음식이 상에 올라온다.

거제사람들은 흔히 ‘봄 도다리’, ‘여름 자리 돔’, ‘가을 전어’, ‘겨울 대구’라 한다. 그 시기에 먹어야 제일 맛있다는 말이다. 때맞춰 텔레비전에서는 매일같이 맛집을 소개한다. 인터넷에서도 맛집 정보가 넘친다. 그러나 정작 왜, 그 시기에 그 해산물이 맛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농산물에도 저마다 파종시기와 수확시기가 정해져 있다. 해산물도 각기 맛있는 시기가 있다. 바다생물이 물때에 맞춰 연안을 찾아오고, 몸을 불리고, 산란하고, 다시 먼 바다로 나가기 때문이다. 어부는 바다와의 오랜 교감을 통해 이들이 가장 맛있는 시기를 골라 건져올린다. 덕분에 우리는 제철에 맛있는 도다리, 자리 돔, 전어, 대구, 물메기를 먹을 수 있다.

거친 파도가 만들어내는 대교돌미역과 매생이, 외포의 멸치젓(대구알젓), 장승포 갈치젓도 최고의 맛을 약속하는 이름이다. 이것들을 제철에 주요산지를 찾아 먹는다면 대략 90%의 맛을 보장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럼 나머지 10%는 뭘까?

아무리 맛난 음식이라도 먹는 방법을 모르면 제 맛을 즐길 수 없다. 거제에서 최고의 해장국으로 인정받는 매생이굴국은 김이 나지 않는다하여 뜨거운 줄 모르고 먹었다간 입천장이 홀라당 벗겨진다.

매생이는 또 예쁘게 먹으려고 하면 흘러내리기 일쑤다. 그래서 제대로 그 맛을 즐기기 어렵다. 코 박고 후루룩 소리를 내가면서 먹어야 제 맛이다. 소리를 크게 낼수록 더 맛있다.

제주횟집의 또 다른 메뉴로는 옥돔구이정식, 멍게·성게비빔밥, 아구찜, 문어쑥회, 생선미역국, 매운탕, 복어 국이 있다. 특히 매생이굴국 메뉴는 제주 잔치 집에 초대받은 듯 한상 푸짐하게 차려져 나오는데 결혼잔치에 빠질 수 없는 제주산옥돔구이를 비롯해 멸치볶음, 꼬막조림, 명란젓, 톳나물, 미역, 콜라비, 브로콜리 등이 포함되어 있어 제주의 참맛을 즐길 수 있다. 이렇게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먹고도 가격은 1인당 1만 원. 참고로 옥돔과 밑반찬으로 나오는 무, 콜라비, 브로콜리는 제주에서 공수해 와 상 준비를 한다고 한다.

위치: 거제시 고현로 10길 28(고현동)
문의: 633-9960, 010-9665-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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