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연 전 도의원(좌), 변광용 전 민주당 거제지역위원장(우)

지역 정가에 여당 유력 인사의 6·13 지방선거 출마 선언이 잇따랐다. 다음 거제시장이 되려는 김해연 전 경남도의원과 변광용 전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장이다. 두 사람은 하루 간격으로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과 ‘같은 꿈’을 꾸는 당내 인사가 적잖은 까닭에 앞으로 공천을 둘러싼 ‘집안싸움’이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경선 불공정하면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김 전 의원은 지난 29일 오전 11시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해 “올해 6월 13일 실시되는 지방선거에 거제시장으로 출마해 미력하나마 거제를 살리는 일에 저의 힘을 보태고자 한다”며 여러 주자 가운데 맨 먼저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거제의 현 모습을 난개발과 조선 산업 침체, 관광 산업 추락에 따른 3중고의 심각한 상태로 진단한 뒤 △저도의 온전한 반환 △가덕도 신공항 유치 노력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 △조선 산업 발전 방안 모색 등 4가지 일을 반드시 추진하려 한다고 소개했다.

변 전 위원장 행보를 두고서는 작심한 듯 퍼부었다. 김 전 의원은 “권민호 시장이 입당하면 (책임지고) 지역위원장을 사퇴하겠다고 공공연히 얘기했는데, 책임을 지기는커녕 오히려 시장(선거) 출마를 하겠다고 한다”며 “있을 수 없는 정치 배신행위”라고 맹비난했다.

배수진도 쳤다. 그는 “이번이 저의 마지막 출마라고 생각하기에 공정 경선이 아니라 중앙당에서 전략공천이나 기타 불공정한 방법으로 진행할 시는 중대 결심을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중대 결심의 의미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라고 못 박았다.

지난해 얽힌 사건과 관련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소위 조폭 사건 주모자에게 징역 2년이 선고됐다. 다소나마 명예가 회복된 것 같다”며 “그로부터 어떠한 금품도 받은 사실이 없으며, 녹취록에서 용돈 하라며 100만 원을 주었다는 것 또한 동석했던 김 모 전 시의원에게서 받았다. 바로 돌려주었다”고 해명했다.

당 공천 결격 사유에 해당해 중도 탈락할 거라는 일부 얘기도 일축했다. 그는 “2013년에 있었던 일(이른바 ‘립카페’ 출입 사건)과 관련해서도 불기소 처분을 받았음을 명확히 밝힌다”며 기자회견문 끝에 첨부한 공직 후보자 범죄경력(벌금 100만 원 이상) 회보서를 근거로 “어떠한 처벌도 받은 바 없다”고 강조했다.

그동안의 발자취에 대해서는 “지난 20년 가까운 세월 어려운 역경 속에서도 오로지 시민을 위해 살고 시민만 바라보고 살아왔다고 자부한다”면서 “불의한 재벌과 맞서왔고 잘못된 점을 개선하고자 최선을 다해 바로잡아왔다”고 자평했다.

“운명적으로 나서…실패하면 정계 은퇴”
변 전 위원장은 자신의 선거 출마를 ‘피할 수 없는, 피해서는 안 되는 운명(?)’에 비유하면서 “정면으로 순응코자 한다”고 말했다. ‘무거운 책임감과 시대적 사명의 절박감’으로 나섰다고도 했다. 지난 30일 오전 11시 시청 브리핑룸에서 한 출마 기자회견에서다.

그는 “지금의 거제는 위기다. 조선업 불황에 따른 지역 경기 침체가 전 경제 영역, 전 시민의 삶을 피폐케 하면서 사람들이 거제를 떠나고 있다”며 “‘위기의 거제호’를 구할 수 있는 준비되고, 단련된 새로운 리더십(지도력)으로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조선업에 대한 국가적 관심과 지원, KTX 조기 착공, 거제 동서 간 연결도로(상동~명진) 조기 완공, 송정~상동 간 국지도 연결, 저도 반환, 지역 내 도로망 구축 등을 언급하면서 “청와대, 집권 여당의 두터운 인적 네트워크가 실로 중요하다. 저 변광용이 운명적으로 나서게 된 이유”라고 밝혔다.

변 전 위원장은 특히 “척박한 곳에서도 굴하지 않고 외로움과 비웃음 속에서도 신념과 소신으로 더불어민주당 깃발을 당당하게 지켜왔다”면서 “이제 저의 신념, 소신, 열정과 거제 사랑을 ‘위기의 거제호’ 구하기에 모두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권 시장 입당과 관련한 물음에는 “지역위원장으로서 당원의 뜻(입당 반대)을 충실히 반영했으나 입당 후에는 당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어 “기자회견 후 경남도당에 지역위원장 사퇴서를 낸다”며 “사퇴 이유는 (권 시장 입당에 따른 사퇴가 아닌) 시장 선거 출마를 위한 사퇴”라고 선을 그었다.

차기 총선 불출마를 포함한 정계 은퇴 가능성도 내비쳤다. 변 전 위원장은 “지금까지 선거(시장·도의원·국회의원)에 5번 나왔는데, 이번에 실패하면 정치를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이 하루 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행보(시장선거 출마 등)를 노골적으로 비난한 것과 관련해서는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당하게 경쟁하고 경선 결과에도 깨끗이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지역위원장 사퇴에 따른 후속 절차에 대해서는 “직무 대행 체제로 가거나 새 위원장을 선임할 수도 있다”며 “앞으로 중앙당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열 기자  coda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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