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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개법 20년, 거제시의 현 주소

매일 쏟아지는 신지식과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 정보의 취사선택 및 분석판단은 현대사회에서 의식주만큼 중요해졌다.

그리고 올바른 여론수렴과 지식정보의 전달자로서 국민과 공동체의 눈과 귀가 돼 국가와 사회의 가치를 창출하는 자리에 언론이 있다. 언론의 뿌리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존재하는 셈이다.

언론이 정보를 캐는 생산자고 노동자라면 정보의 최대 광맥(鑛脈)은 행정이다. 그리고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모든 곳(행정)의 정보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공개할 의무가 있다.

그래서 만들어진 법이 정보공개법이다. 정보공개법은 그동안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행정의 투명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하지만 행정의 임의적 관행과 정보공개법 집행의 실효성 및 공개범위 등은 여전히 정보공개법의 한계라는 지적도 있다.

거제시도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정보공개시스템에서 임의적 관행과 공개범위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기자가 지난 2008년부터 거제지역 행정기관에 수 백여 건의 정보공개청구를 한 경험에서 나온 결론이다.

기자는 올해 초부터도 거제지역 각 행정기관에 다양한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그 중 비공개된 2건은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행정의 임의적 관행을 엿볼 수 있었던 사례로 보인다.

첫 번째 사례는 거제경찰서에 청구한 ‘2017년 9대 범죄 건’이었고 두 번째 사례는 거제시에 청구한 ‘최근 10년 거제시 행정소송’에 관한 건이었다.

9대 범죄 자료는 기자가 매년 경찰에 청구했고 그동안 비공개 된 사례가 없었다. 기자는 해당 정보공개청구 건에 비공개 사유와 함께 다시 한 번 같은 정보를 청구했다. 더구나 9대 범죄에 대한 자료는 거제경찰서가 매년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있는 정보다.

몇 일 뒤 거제경찰서는 어떤 설명도 없이 이미 비공개 처리됐던 정보를 공개했다. 하지만 이전 청구한 정보의 비공개 처리 사유에 대한 답변은 하지 않았다.

두 번째 사례는 ‘최근 10년 거제시 행정소송’건이다. 거제시가 진행 한 행정소송 및 행정심판에 대한 자료와 연도별 행정소송 및 행정심판 진행 건수, 결과, 내용 그리고 그에 따른 지자체 소송비용(소송 인지대·송달료) 회수 수입 사항 등에 대한 정보공개청구였다.

거제시는 청구내용이 소송을 제기한 자의 신원 등 개인정보 유출의 우려가 있고 변호사 소송비용의 경우 변호사의 영업 비밀이 유출돼 비공개 처리한다는 답을 내놨다. 이 건은 현재 비공개-이의신청-행정심판 소송 중이다.

기자가 행정심판을 제기한 이유는 기자가 청구한 정보가 이미 지난해 12월 20일 거제시의회 제196회 2차 정례회를 통해 공개했던 내용이기 때문이다.

일반 시민의 정보공개요구는 정보공개법으로 하는 반면 기초의회 의원들의 자료제출은 지방자치법에 따라 공개되기 때문에 차별 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사례나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판례를 보면 비공개 자료라도 비공개의 실익이 사라지면 공개로 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거제시가 청구한 정보에 대해 답변하지 않는 것은 행정의 임의적인 판단이 뒷받침 된 것으로 보인다.

거제시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거제시에 청구된 정보공개는 1만 3014건이다. 이중 전부 공개 8334건, 나머지 4680건은 비공개, 부분공개, 기타 취하 등이다. 비공개 사유는 법령상 비밀, 개인 사생활 보호, 영업상 비밀 순이다.

알권리에 대해서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또 그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지에 대한 여부와 수준은 지난 10년간 거제시에 청구된 정보공개청구 내용으로 가늠 할 수 있어 보인다.

행정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꼭 해당 행정의 관할 시민만 하란 법은 없지만, 26만 시민이 거제시에 청구한 정보공개가 10년 동안 고작 1만 3014건이고 그 중 36%가 온전히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은 매우 유감스럽다.

지난 1998년 정보공개법이 시행 되고 20년이 지났다. 여전히 정보공개법은 한계에 노출돼 있고, 국민은 더 많은 알 권리에 목말라 있다.

거제시가 투명한 행정과 건강한 사회를 말하기에 앞서 행정의 명예가 국민의 알 권리보다 중요할 수 없다는 점부터 인지했으면 한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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