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거제시의회 송미량의원(노동당. 옥포1·2동)이 발의한 ‘폐지 줍는 노인지원 조례’가 제정될 전망이다. 이번 조례안은 경남도내 첫 제정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21일 열리는 제4차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경남에서는 처음으로 폐지 줍는 노인지원 조례가 거제시의회에 제정된다. 이번 조례제정은 노인복지사업에 대한 보다 발전적인 정책을 수립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하겠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살고 있는 극빈노인들이 경제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노인들은 생계를 위해 새벽, 한밤중 등 위험한 시각에 집을 나선다. 무거운 리어카를 끌고서 허리가 휘어진 노인들의 모습은 리어카에 가려 보이지 않을 지경이다. 일용직조차 할 여력이 되지 않는 노인들이 많아지면서 사각지대에서 폐지를 줍는 노인들 역시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게다가 인터넷 보급률이 증가하여 신문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하루 몇 천원도 벌기 어려울 지경이라고 한다.

또 거리 위에서의 경쟁도 치열해 졌지만 비교적 젊은층과 전문업자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기며 생계걱정을 해야 할 상황까지 내몰렸다. 노인들이 일손을 놓지 못하고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생계는 유지해야겠고 이를 대체할 만한 마땅한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거제의 경우 폐지수집으로 얻은 수입이 월 5~30만원으로 나타났다. 모든 지자체의 폐지 줍는 노인들의 현실이다. 거제시는 2016년 6월12일부터 2017년 7월17일까지 폐지 줍는 노인 5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였다. 조사이유는 폐지 줍는 노인들의 무단횡단으로 말미암아 빈번한 교통사고, 낮은 소득으로 생계를 위협 받는 등 복지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거제시가 거제시의회에 제출한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폐지 줍는 노인 중 20%가 전문가의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 증세를 보였고 34%는 마땅히 할 일이 없고, 함께 어울리는 이웃이나 친구들과 놀 곳이 전혀 없고, 수거 도중 교통사고발생 경험한 노인이 18%였다. 매일 폐지 수집활동을 하는 노인이 56%이고 주 40시간이상 폐지를 줍는 노인은 18%에 이르렀다.

폐지를 줍기 시작한 이유는 42%가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이었고 34%는 할 일이 없어, 10%는 부양가족의 생활비 마련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건강상태는 건강하다 18%, 보통이다 32%, 좋지 않다가 50%이었다. 폐지를 줍는 과정에서 교통사고(18%)와 낙상(44%)등을 경험했다.

점점 고령화되어가는 이 시점에 그들을 위한 국가적 정책마련이 시급하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대책이 없는 사회는 선진사회가 될 수 없다. 해방 이후 한국사회 발전에 이바지 했던 노인들의 경제적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먹고 살기 위해 폐지를 줍기 위해 새벽 3~4시부터 실버카를 끌고 거리로 나서는 노인들의 안전을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송미량 의원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폐지 줍는 노인 지원 조례제정’의 필요성을 발의 한 것은 그 의미가 적지 않다. 이제 이러한 거제시의 실태조사와 시의회의 조례제정을 바탕으로 민관 합동네트워크로 적절한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노인복지정책에 대한 이러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버세대를 위한 정책이 지속적으로 마련되고 노인복지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이 다양하게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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