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이냐, 환경보전이냐, 이 논의는 ‘지속가능한 개발(environmentally sound and sustainable development: ESSD)’이란 개념이 나온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에 대한 찬반논의가 뜨겁다.

찬성 쪽에서는 원시적 안목으로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육성 발전시키고 나아가 개발을 통해 최악의 불경기를 맞고 있는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것이며, 반대 쪽에서는 아름다운 사곡만의 해수욕장과 갯벌을 살리고 자연환경을 보존하자는 의견인 것이다.

여기서는 개발과 환경보전에 대한 사회복지 이론을 정리하고 대안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1. 개발하고 발전해야 사회복지가 향상된다는 이론

소위‘산업화이론(industrialization theory)’이다. 산업화이론은 수렴이론(convergence theory) , 기술결정론(technological determination)이라고도 한다. 경제발전이 이룩되면서 사회복지도 자연적으로 향상된다는 이론이다.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하게 되는 새로운 욕구에 대한 대응이 산업화를 통해서 새롭게 확보가 된 자원을 바탕으로 사회복지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사회복지의 발달 수준은 사회적 양심과 같은 윤리나 시민권 이론과 같은 법적 또는 정치적 권리에 의해서 결정이 되는 것이 아니고 산업화의 정도, 경제 성장의 수준 등과 같은 요인으로 결정한다는 것이다.

산업화로 인한 사회문제에 대응하며 사회복지제도를 확대해 가게 되고 따라서 경제 발전 수준과 사회복지 지출 수준 사이의 강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산업화 이론의 요체는 서로 다른 정치이념과 정치문화를 갖고 있는 국가들도 산업화만 이룩되면 복지국가로 발전이 되어서 유사한 사회복지체계를 갖게 되고, 결국 선진국의 사회복지 수준으로 수렴된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수렴이론이라고도 한다.

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산업재해, 실업, 도시빈민, 범죄, 주택문제, 여성취업 증가로 인한 가족부양 문제, 가족해체 등 다양한 사회의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런 사회문제에 대해 국가가 자비심이 있든 없든 상관이 없이 산업화에 따른 국가의 대응으로 사회복지 정책을 발달시킬 수밖에 없다는 이론이다.

한편 산업화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좌우된다는 측면에서 이 이론을 기술결정론이라고도 한다.

본 필자가 제3세계 빈곤국가들을 방문했을 때, 맨발을 벗고 구멍 난 옷을 입고 “원 달라, 원 달라”를 외치는 어린아이들에게 국가에서의 복지혜택은 없다. 국가의 재정이 따라 주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개발과 산업화가 되고 기술이 발달되어 국가의 재정이 튼튼해야 사회복지는 가능한 것이다.

2. 환경이 보전되어야 사회복지가 향상된다는 이론

소위 환경복지(environmental welfare)이다. 환경복지는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하도록 하여 생태계의 복지와 인간의 복지를 동시에 구현함으로써 인간의 삶의 질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복지라고 정의할 수 있다.

아무리 경제적으로 높은 수준의 복지에 도달했다고 할지라도 더러운 거리, 매연과 미세먼지가 가득한 공기 등 파괴된 환경에서 참다운 복지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논의는 1992년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국제연합 지구정상회담에서 주창된‘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environmentally sound and sustainable development: ESSD)’의 개념 도입되면서부터다. 이는 환경 보전과 경제 발전 그리고 사회 발전을 조화시켜 현 세대 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이것이 미래 세대에게 전달되기를 지향한다.

위에서 언급한 산업화이론에 따라 개발에 따른 경제성장으로 세금을 더 걷을 수 있게 되고 이 재원으로 사회복지는 향상되었지만 그 만큼의 환경파괴가 따른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이 환경복지의 개념을 적용함으로써 첫째, 사전예방의 원칙을 강조하여 국가 혹은 민간의 특정사업이나 정책이 공정하지 못한 환경적, 사회적 영향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둘째, 지역사회의 공간적 접근에 의한 포괄적인 삶의 질 개선을 고려하여 환경정의, 환경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다. 셋째, 환경약자, 특히 불량한 주택과 같은 환경적 측면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3. 대안적 논고 - 생태환경복지

산업화에 기반을 둔 복지국가는 생산성을 증진시켜서 인간복지를 확충하자는 성장지상주의적 패러다임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가치는 인간의 진정한 생활복지의 확립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이에 대한 대안적 개념이 ‘생태환경복지’이다. 생태환경복지가 내포하고 있는 개념들은 생명존엄, 다양성, 주체성, 상호관련성 등을 내포하고 있으며, 산업기술시대에 자리 잡았던 인간중심주의와 기계론적이고 이원론적이며 신자유주의적 세계관은 폐쇄적이고 편협한 것이며, 인간만을 위한 것으로 이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생명중심주의, 지구중심주의로 사고의 전환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민주주의에서 인간의 권리 뿐 아니라 자연세계의 권리, 모든 존재하는 것들의 권리도 포함하여 고려하는 생명주의 세계관이 생태환경복지이다.

개발과 환경보전에 대한 찬반논란은 계속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간 삶에 있어서 개발은 불가피하다할 것이다. 그러나 결국 개발과 환경보전의 조화와 결합이 적절하게 이루어져야만 한다. 지속가능한 개발은 환경파괴를 최소화하고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정도의 개발을 의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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