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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방의 감초설동인 /설동인 한의원장

어떤 일에든 빠짐없이 꼭 끼어들거나, 반드시 있어야 할 사람이나 물건을 ‘약방의 감초’라고 부른다. TV 드라마에서도, 주연은 아니지만 주인공을 부각시켜 주고, 극의 전개에 재미를 더해주는 역할을 하는 조연을 두고 감초 연기라고 부른다. 실제로 감초는 여러 약재를 조화시켜 약효가 잘 나타나게 하고 다른 약재의 독성을 완화시키며 여러 가지 탁월한 효능이 많다. 감초는 조선시대에 지어진 동의보감은 물론이고, 저 옛날 중국 한나라 때 만들어진 한의 서적에도 감초가 여러 종류의 처방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중요한 약재이다. 감초가 모든 약을 조화시켜내는 것을 나라에 빗대어 나라의 원로, 임금의 스승이라는 뜻으로 국로(國老)라 부르기도 한다.

감초는 콩과 식물로, 땅 속 깊숙한 곳에 자라는 뿌리 부위가 약으로 사용된다. 주로 생산되는 곳은 중국의 북부 지방과 내몽고 부근의 건조한 땅이다. 그렇다 보니 감초를 많이 채취하면 사막화가 촉진되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요즘엔 재배된 감초들도 많이 생산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아주 소량이지만 감초가 재배되고 있다. 그러나 유효성분의 함량이 높아 선호되는 것은 아무래도 야생에서 채취하는 중국 내몽고산 양외감초와 신강성 지역의 감초이다.

감초의 대표적인 효능을 정리해 보면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감초는 해독 작용이 있어 식중독, 여러 가지 약물 중독, 중금속이나 공해로 인한 독을 풀어준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감초는 코카인 중독이나 카드뮴 중독으로 생기는 세포 독성을 해소하고 세포를 보호하는 기능이 있음이 밝혀졌다. 몇 년 전 ‘기황후’라는 드라마에서 독이 든 술을 마시고 살아난 연철 대승상이 평소 자주 마셨다던 감두탕(甘豆湯)은 감초와 검은콩으로 구성된 처방으로, 약물의 해독제로서 실제 임상에서도 많이 사용되어 왔다.

둘째, 기침을 멈추고 가래를 제거해주는 효능이 있어, 흡연으로 인한 잦은 가래에 유용하고, 기관지염, 인후두염에도 효과적이다. 목이 아프거나 기침이 날 때 가정에서 도라지와 감초를 끓여 먹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이것은 감길탕(甘桔湯)이라는 한약 처방으로서, 일본에서 개발된 유명한 기침 가래약인 ‘용각산’의 기본이 된 처방이기도 하다.

셋째, 급박한 통증을 완화시켜 주고 소염 작용이 있어, 갑자기 배가 아프거나 위궤양, 위경련이 있을 때 혹은 사지에 쥐가 나거나 경련이 있을 때 진정, 진통시킬 수 있다. 두드러기, 아토피, 여드름 등 피부 질환 치료에도 효과가 있고 혈맥을 잘 소통시켜 미용에도 좋아 여성들의 피부를 아름답게 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감초는 감미제나 사탕, 은단 등에 이용되기도 하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 흔히 차로 끓여 마시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 잘못 사용할 경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꽤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평소에 헛배가 부르고 더부룩한 증상이 있는 경우 복용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감초 속의 글리시리진(Glycyrrhizin)은 몸 속 스테로이드 분해효소의 작용을 억제해서 스테로이드 분해를 늦추고 혈중 농도를 상승시켜 거짓알도스테론증을 유발할 수 있다. 그 결과 몸이 붓고, 혈압이 오르며, 근력이 약화되는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이뇨제, 강심제, 혈당강하제, 와파린, 아스피린, 항생제 등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에 감초를 병행 사용하려면 용량과 기간에 주의를 해야 한다. 모유수유 중에도 용량과 용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감초가 포함된 약물이나 차, 식품을 의료인의 자문 없이 민간요법으로 고용량, 장기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며, 반드시 한의사와 상담 후에 복용하도록 한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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