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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음악이 필요한 겁니다”제24회 거제예술상 수상자 신원호 거제음협 前 지회장

조선경기 위축에 비교적 덜하지만 거제는 연일 뜨거운 용접봉이 무거운 철판을 달구고 요란한 기계음이 하루 종일 귓가를 울리는 곳이다. 거제의 아름다운 풍광도 땀으로 흥건한 작업복을 걸친 채 퇴근길 버스에 오른 노동자들에겐 사치일 수 있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삶의 무게가 그들의 눈을 가리고 있는 탓이다.

그래서 문화가 있는 거제, 특히 음악이 함께하는 거제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 지난 10월 12일 거제예술제 개막식에서 제24회 거제예술상을 수상한 신원호 거제음협 前 지회장이다.
거제면 서정리에서 태어난 그는 어렸을 때부터 영특한 아이로 정평이 났던 걸로 알려진다. 공부도 곧잘 했지만 글짓기도 잘하고 노래실력도 좋아서 대회에 보내기 위해 음악선생님과 국어선생님이 늘 실랑이를 벌였단다.

음악으로 기운 건, 마을에 텔레비전조차 흔치 않던 시절 그의 집에 피아노가 놓여 있던 게 결정적이었다. 교회에 다니면서 잠시 배운 피아노를 너무도 쉽게, 빠르게 익히는 모습에 그의 부모님이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가 초등학교 3학년 되던 해였다.
하지만 피아노가 있어도 결국 배울 사람이 없는 게 문제였다. 그래서 방학을 맞은 대학생에게 과외까지 붙여가며 배웠지만 그의 피아노 실력은 과외를 맡던 대학생이 가르칠 수 있는 수준을 뛰어 넘어버렸다.

그러다 제대로 피아노을 배울 기회를 맞는다. 인근 중학교에 한신자 선생님이 음악선생님으로 부임하면서 부터다. 음대에서 체계적 교육을 받았던 선생님은 그에게 피아노를 비롯한 음악의 기초부터 가르쳤고 그는 그런 선생님을 평생의 은인으로 여기고 지금도 스승에게 안부를 묻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단다.

그 시절 그는 방학 때는 선생님의 본가가 있는 진해까지 찾아가 피아노를 배울 정도로 수업에 푹 빠져 있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1980년대 과외금지법이 시행되면서 더 이상 한신자 선생님에게 피아노를 배울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른 뒤 고등학교(마산중앙고)에 진학 한 그는 대입을 앞두고 일생일대의 고민에 빠진다. 음악만큼 문학을 좋아했던 그는 국문과와 음대를 두고 쉽게 결정 할 수 없었다.

괜찮은 피아노 연주실력을 가졌지만 음대에 진학 할 만큼은 아니라는 판단 끝에 1985년 동국대학교 국어국문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었고 동아리 등을 통해 음악을 전공하는 친구를 사귀고 음악을 배우며 다시 음악인의 꿈을 키우게 된다. 졸업한 그는 곧바로 경남대학교 음악교육과에 입학했다. 당시 경남대학교는 그의 본가에서 음악을 배울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이었는데 학교를 다니며 음악학원을 운영하기 위해 입학을 선택한 것. 예체능 계열을 전공하기 위해선 적잖은 학비가 필요했기 때문. 1998년 학교졸업과 동시에 거제중앙고등학교에 음악교사로 부임했다. 대학 재학 중 교생실습을 하면서 교사란 직업에 적잖은 매력을 느껴서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익숙해질 무렵 거제음악협회에서도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도 음악 전공자의 활동무대가 좁지만 당시는 더욱 힘든 조건이었다.

이후 지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6년 동안 거제음악협회 지회장을 맡았다. 한 번도 힘들다는 그 자리를 세 차례나 연임한 것. 지회장 시절 역점을 둔 부분은 조직 정비 및 각종 음악회와 콩쿠르 관련 서류를 체계화하는 일이었다. 각종 음악 콩쿠르를 재정비하면서 지역의 음악문화 저변확대와 미래 꿈나무 육성에도 힘을 쏟았다. ‘거제화음회’의 후원을 받아 ‘한국을 빛낼 차세대 음악회’를 더욱 내실 있게 키우고 지역 최초로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기획하고 유지하려 노력했다.

‘거제소나무 합창단’의 초대 지휘자 역임은 물론 ‘한국을 빛낼 차세대음악회’ 후원 체결 등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거제제일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며 거제음악협회 고문을 맡으며 거제예술발전을 위해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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