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 한국사회에 교회의 수가 만개도 더 되고, 기독교인의 수는 대략 천만 명쯤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 인구 사분의 일이나 되는 엄청난 수를 자랑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교회들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을까? 사실 긍정적인 영향력 보다는 오히려 사람들로부터 비웃음을 사고 있다. 어떻게 천만 명이나 되는 신자를 확보하고 있다는 기독교가 이 사회를 개혁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을까?

왜 우리는 그토록 열심히 성경공부를 하고 종교행위를 하는데도 사회로부터 이런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을까?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인들이 성도로서의 합당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겉모습은 성도이지만 사실 어떤 결정적인 중요한 선택을 할 때는 늘 믿음과는 전혀 다른 선택을 하고 있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바로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를 믿지만 그리스도인다운 세계관이 변하지 않은 채 엉터리 열심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동물들은 자기의 본능을 따라 살지만 그러나 인간은 자기가 갖고 있는 어떠한 관점을 바탕으로 선택을 하면서 살아간다. 모든 인간은 자기가 의식하던 의식하지 못하던 간에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질문을 갖는다고 한다. 우주와 세상의 기원은 무엇인가? 인간은 어떤 존재이며 나는 누구인가? 인간과 이 세상이 당면하고 있는 큰 문제가 무엇인가?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있는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모든 인간은 인생을 살면서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 나름대로의 해석을 내리는 관점들을 정립하게 되는데 우리는 그것을 세계관이라고 한다.

세계관은 마치 우리가 쓰는 안경과도 같은 것이다. 녹색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면 모든 것이 녹색으로 보이고 빨간색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면 모든 것이 빨갛게 보이는 것처럼 우리의 세계관이 어떤 세계관이냐에 따라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게 된다. 이 세계관은 우리가 나면서부터 하게 되는 수많은 경험들을 통해서 정립 되는데 예를 들어서 뜨거운 난로는 맨 손으로 만지면 안 된다는 사실을 내가 확고하게 붙들게 되기까지는 그 난로를 만져서 혼이 난 많은 경험을 필요로 한다. 인간은 그러한 수많은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전부 자신의 무의식속에 저장을 하게 되는데 우리는 그것을 이성의 합리화 작용이라고 부른다.

더 나아가서 그러한 개인과 어떤 집단의 세계관이 오랜 시간 어떤 사회나 문화에 깊이 영향을 미치는 것을 시대정신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것들 가운데는 80년대 대한민국을 이끌었던 민중운동이라든지 지금 대한민국을 끌고 가는 촛불투쟁과 같은 것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조그마한 정신들에 속하지만 그러나 아주 큰 것들로는 물질주의와 성공주의라는 시대정신이 있다. 성경은 이런 것들을 세상 풍속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런데 바울은 그런 세상 풍속을 결코 좇지 말라고 경고 하였다. 그러니까 시대정신이라는 것은 세상 권세 잡은 마귀의 세력이 인간들을 미혹해서 하나님과 멀어지게 하려는 성경적 세계관과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치관이란 이렇게 경험에 의해 단단하게 굳어진 세계관에 의해 형성되어지고 그리고 이 가치관에 의해 행동양식이 정해진다. 그러니까 제일 가운데 세계관이 있고 그 다음에 가치관이라는 가치 체계가 있으며 그리고 그 바깥에 행동양식이 있다. 그러니까 세계관이 변하지 않으면 가치관이 변하지 않고 가치관이 변하지 않으면 행동양식이 변할 수가 없다는 말이다. 문제는 이러한 세계관의 변화 없이 행동양식만을 바꾸려고 하는 것을 우리는 혼합주의라고 하는데 내가 우려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복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아직 구원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도덕적이며 윤리적인 설교들을 듣고 그렇게 깨끗하게 사는 흉내를 내면서 스스로 자기에게 만족하고 하나님 앞에 떳떳 하려고 노력하지만 어떤 결정적인 선택을 할 때는 항상 성경 적인 선택을 하지 못하는 이 혼합주의를 우려하는 것이다.

지금 예수를 믿는다고 하는 사람들 사이에 가장 편만하게 퍼져있는 혼합주의는 물질주의와 성공주의다.

예수를 의지한다고 하면서 결정적인 순간에는 여전히 세상 적인 힘을 추구하고 있다. 평소에는 예수를 잘 믿는 것 같다가도 자기의 직장문제라든지 경제적 이익이 걸린 문제라든지 자녀들의 학업에 관한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이 걸리면 금방 힘의 원리를 따르는 것이 무서운 혼합주의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그건 기독교가 아니다. 기독교 역사상 많은 혼합주의가 있어왔지만 이 힘을 추구하는 물질주의와 성공주의가 가장 대표적인 비 성경적 세계관이다. 르네상스를 거치면서 그 물질주의는 더욱 더 인간들을 사로잡았고 급기야 오늘날에는 그 물질주의가 세상을 지배하는 대표적인 시대정신이 된 것이다.

그래서 언젠가 부터 교회는 커져야 하고, 많은 일을 해야 하고, 목사는 이왕이면 훌륭한 학벌을 소유해야 하고, 장로는 돈이 많아야 하고 일을 많이 해야 한다는 그런 엉터리 같은 사상이 교회의 세계관이 되어버린 것이다. 성경 적 세계관이 세상의 시대정신을 부수고 세상에 영향을 주어야 하는데 인류의 역사 내내 거꾸로 시대정신이 기독교 세계관을 지배해 버렸다. 그래서 하나님은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고 경고하신다. 다시 말하면 너희는 그러한 시대정신에 미혹되지 말고 거기에 물들어 버린 너희의 세계관을 바꾸라고 말씀하신다. 정리하자면 너희는 이 시대의 시대정신인 힘의 원리, 물질주의, 성공주의 이것과는 전혀 다른 새롭게 변화된 세계관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거기에서 비로소 교회를 향한 진정한 존경과 참된 영향력이 생겨나게 된다는 말이다.

다음 글에서는 기독교인의 세계관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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