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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함염용하 /용하한의원 대표원장

사람이 살아가면서 많은 경우를 겪어 여러 감정이 마음 속에 남아있다. 추억이 되기도 하지만, 아쉽고 서운하며 아픔의 기억으로 오랫동안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 내 마음과 상대의 마음이 달라서 느껴지는 마음의 온도는 꼭 집어서 말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 혼자서 끙끙대며 힘들어 하기도 한다.

자신은 아주 친하고 격의 없이 지내는 사이라고 생각하여 어떤 도움을 여러 번의 심사숙고 끝에 겨우 꺼내 보았는데, 단칼에 아주 매정하고 쌀쌀하게 거절하는 상대방의 말을 듣고 서운함을 느꼈던 경험이 우리 모두에게 한두번은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라면 ‘그보다 더한 것도 한번이 아니라 여러 번 들어 주었을 것인데’ 라는 마음이 들면 거절당한 서운함은 그 사람을 생각하거나, 잠깐이라도 이야기가 나오면 머리에 맴돌며 커졌다 작아졌다하는 불편한 마음을 준다.

마주보고 밥이라도 먹어야 하는 애매한 좌석에서는 음식이 주는 즐거움을 잊어버리고 서운함이 물밀듯이 밀려와서 온통 내 자신을 괴롭힌다. 예전에 느꼈던 친절하고 따뜻한 웃음마저도, 가식과 냉소로 받아들이는 자신의 옹졸함이 이해되기도 하지만, 그 사람에 대한 심리적인 장벽은 계속 쌓이고 높아만 가는 것은 사실이다. 내가 생각했던 친한 정도가 ‘크나큰 착각이었구나!’하는 마음이 들면서 상대에 대한 서운함이 커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

‘마음을 나누고 산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고 힘들구나!’ 하는 생각에 휩싸여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얕게 인간관계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얄팍한 계산을 하는 우리의 모습을 본다. ‘내가 평소 배려해주고, 마음 써주고, 챙겨준 것의 십분의 일이라도 받았으면 좋겠다’하는 착한 보통 사람들의 마음에 서운함이라는 멍은 오랫동안 퍼렇게 남아있다.

받는 만큼 주는 일대일 방식에 익숙한 영리한 사람들은 모든 인간관계가 마음이 아닌 필요에 의한 만남이니, 계산이 끝나면 쉽게 지워버리는 성향을 가져 서운함이라는 마음이 털끝만큼이라도 붙을 자리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으니 정을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인간적인 사람과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냉정한 사람의 인간관계는 결국에 냉정한 사람의 승리로 끝나는 것은 우리가 살아오면서 익숙하게 봐 왔던 일이다. 인간적인 사람은 마음을 주었지만, 냉정한 사람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지, 안 되는지, 지금 이 순간에 도움이 될지, 안 될지가 인간관계를 지속하게 하는 기본 조건이다. 서운함을 느끼는 쪽은 당연히 인간적인 사람이다. 진심으로 대하고, 경청하고, 존중해주었던 마음에 찬 바람이 싸늘하게 불게 한 것은 냉정한 사람이다.

부모 자식 간에도 어릴 때 받은 서운함 때문에 욕구불만, 차별, 칭찬받지 못한 자존심의 상처, 심적 괴로움, 같은 공간에 오래 머무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존재한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라고 부모님은 말씀하지만, ‘나는 세게 깨물고, 다른 형제·자매는 살살 깨물었다.’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살면, 서운함이 평생의 가족관계를 행복하지 못한 쪽으로 지배할 수밖에 없다. ‘왜 나만 꾸중하고 차별하면서 관심도 안 가져줬느냐?’는 서운함은 잠재의식 속에 뚜렷하게 존재하여 세상살이에 조금이라도 자신의 눈에 거슬리거나, 부당하다고 느껴질 때 불쑥 튀어나와 분노 섞인 비난으로 핏대를 세우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똑같이 대해줘도 차별 받았다는 서운함은 자기 생각에 갇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마다 동일한 상황이라도 받아들이는 것이 다르다. 부정적인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는 심리적 벽인 서운함을 털어낼 때 자유롭고 행복한 영혼을 가진 삶을 만끽할 수 있다. 내가 베풀고 도움을 주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대가를 바라고, 남들보다 더 나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기본적으로 깔려있게 된다. 불편하고 서운한 옛 감정을 버리고, 주는 마음을 연습할 때 내 삶은 건강하고 행복한 쪽으로 나아갈 것이다.

내 마음 같지 않는 사람들 속에서도 자신의 양심에 떳떳하게, 찝찝한 마음이 들지 않고, ‘조금 더 마음을 써줄 것’하는 좋은 마음을 가진 착한 사람인 여러분이 있어서 가족, 세상이 더 행복하답니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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