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수 샤워기 겨우 8개, 1000명 꼴 사용 “이래서야!”

‘한려해상국립공원 학동야영장(이하 학동야영장)’의 샤워시설 운영을 두고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 측은 개선을 요구하는 민원에도 운영지침 및 지하수 용량제한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이용객 불편은 계속될 전망이다.

본지가 국립공원에 요구한 정보공개청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6월 문을 연 학동야영장은 2만 6619㎡ 부지에 총 174동의 야영지를 운영 중으로 개장 이후 올 8월까지 15만 638명이 다녀갔다.

매년 3~4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학동야영장을 찾은 셈인데 학동몽돌해변 인근에 있어 해수욕과 캠핑을 함께 즐길 수 있고 카라반을 비롯해 다양한 편의시설과 사설 야영장 절반 수준인 저렴한 사용료 때문에 성수기엔 예약이 힘들 정도로 인기가 높은 걸로 알려진다.

이처럼 많은 방문객이 이용한 만큼 수익금도 적잖지만, 이용객을 위한 편의시설 투자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개장 이래 올 8월까지 수익은 7억 2073만 4549원을 올렸으나, 야영장 유지 보수에 사용한 비용은 전체 수익 중 고작 10.39% 수준인 7489만 9084원에 불과했다. 특히 수요보다 턱없이 부족한 온수 샤워시설은 방문객들로부터 불편하기로 악명(?)이 높지만 시설 확충 계획은 따로 없다는 것이다.

하루 평균 1000명 가까운 이용객이 머무는 학동야영장은 샤워장과 화장실이 2개소(남녀 각각 1개소)로 샤워기는 모두 40개다. 그러나 온수가 나오는 샤워기는 고작 8개인데다 샤워장 개장 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로 이용객이 충분히 이용하기엔 녹록찮은 편이다. 온수 사용을 위해선 온수 샤워기 한 개를 두고 125명이 경쟁을 해야 할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여름철엔 아예 인근 해수욕장 샤워장을 이용하는 방문객도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동절기엔 국립공원 운영지침에 따라 샤워장을 폐쇄한다는 방침이어서 사전 정보 없이 야영장을 찾았다간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방문객 A(경북·37) 씨는 “전국에 학동야영장만큼 부대 시설을 잘 갖춘 곳도 없지만 샤워시설이 이곳보다 최악인 곳도 없다”며 “기온이 내려가는 가을과 겨울엔 아예 캠핑장에 오지 말라는 격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문객 B(거제·42) 씨는 “학동야영장은 집과 가깝고 가격이 저렴한 편이어서 몇 년 전까지 자주 다녔지만 샤워시설이 불편해 비용이 조금 더 들어도 다른 캠핑장을 찾고 있다”면서 “학동야영장이 거제를 대표하는 야영장(캠핑장)이어서 지역 관광 이미지에도 적잖은 영향을 주는 만큼 편의시설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측은 이용객들의 불편을 알면서도 운영지침과 시설 여건, 예산계획 등으로 인해 온수시설 확충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학동야영장 내 온수샤워 시설 부족은 야영장을 찾는 이용객에게 잦은 지적을 받고 있어 심각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현재 온수시설 확충에 대한 계획은 없다”면서 “동절기엔 샤워장을 폐쇄하기 때문에 야영장 예약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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