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다.

핵과 전쟁의 소리가 들리고, 가끔 트럼프와 김정은의 입에서 ‘개짓는 소리’도 들린다. 부정부패로 전 시의장이 구속되었다는 소리도 들리고, 적패청산이 어떻고, 정치판이 어떻고 저떻고 해도 가을은 이미 와 있다. 지역경제의 아우성은 더 깊어만 가고 우리네 삶은 더 팍팍하기만 하다. 좋은 소식보다는 아픈 소식이 더 많다. 안타깝다. 그래도 가을은 와 있다. 시인은 이미 시적 감성으로 가을을 노래한다. 들녘엔 이미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각종 실과들은 한창 결실에 바쁘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가을이니 시니 문화니 하는 것은 배부른 사람들의 전유물인가? 여기서는 사회복지가 실현하고자 하는 영역이 어디까지인가를 복지국가와 사회복지의 개념, 그리고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명시된 ‘문화와 사회복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복지국가의 개념으로 본 ‘문화와 사회복지’

복지국가에서의 복지혜택은 국민들의 안전과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가 시혜’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복지 수급권은 국가에 대한 ‘국민의 권리’로 인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자본주의와 산업화 과정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빈곤과 경제적 불평등, 실업 등의 폐해를 소득에 대한 세금의 강제징수를 통해 국가가 치유한다는 측면에서 복지국가는 사회주의적 성향을 지닌다.

또한 복지국가는 모든 국민에게 경제적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수준의 국민적 최소(국민기초생활 기준, national minimum)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사회복지의 개념으로 본 ‘문화와 사회복지’

복지국가가‘국민적 최소’를 보장한다고 할지라도 이 최소급여에는 의식주의 해결을 넘어 문화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문화비’가 포함되어 있다.

사회복지란 “사회구성원들의 복지를 실현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다.” 여기서 복지(welfare)는 복스러운(만족스러운 ,행복한) 삶의 상태, 즉 인간의 욕구(needs)가 충족된 삶을 의미한다. 이는 또한 기본적 욕구(basic needs)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생활을 통해 자아실현을 가능케 하는 사회적 욕구(social needs)의 충족까지를 포함은 개념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나타난 ‘문화와 사회복지’

이 법 제1조(목적)에는 “이 법은 생활이 어려운 사람에게 필요한 급여를 실시하여 이들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자활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명시하여 최저생활보장원칙(최소급여의 원칙)을 제시하면서도, 이 법 제2조의 7항에 의하면 "최저생계“란 국민이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으로서 제20조의2제4항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이 계측하는 금액을 말한다라고 명시하여 문화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가을에 영화나 한 편 봅시다.

논의한 바와 같이 사회복지가 추구하는 인간다운 삶의 보장은 문화생활을 포함한 최상위의 욕구 단계인 자아실현의 욕구까지를 지향하고 있다. 그러나 개념적으로나 법적으로는 논의한 바와 같다할지라도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왜냐하면 문화비가 포함된 우리나라의 2017년도 최저생계비는 4인 가구 기준으로 1,786,952원이다. 이 금액으로 문화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싶다.

이 가을에 팍팍한 일상을 열심히 살아 온 우리, 촌에서 별 다른 문화생활이 있나? 아름다운 사람들과 영화나 한 편 보면 어떨까?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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