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동케이블카 사업을 둘러싼 ‘행정 처분(사업시행자 지정·실시계획 인가 취소)’이 또 미뤄졌다. 지난달 청문(聽聞) 결과 사업자 측의 소명(疏明)이 상당 부분 받아들여져 9월 말까지 시간을 주기로 의견이 나와서다. 남은 기간 사업 정상화로 가는 눈에 띄는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거제시는 지난달 22일 열린 청문에서 주재자(변호사)가 당사자인 거제관광개발(주)의 소명 내용에 일리가 있다고 보고 이달 말까지 사업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 인가 취소를 일시 연장하는 쪽으로 결론 내렸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이 사업 실시계획 인가 등을 담당한 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청문 주재관(자) 의견에 따라 케이블카 사업과 관련한 인가 취소 연기 결정 등을 골자로 한 청문 결과를 거제관광개발 측에 공문으로 통보한 뒤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청문 전에 주주 총회를 거쳐 사업권 매각 등과 관련해 의견 일치를 본 건 고무적인 부분”이라면서도 “기한까지 사업의 정상적인 추진을 가늠할 수 있는 착공계 등을 못 내면 사업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 인가를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시 담당 부서에 따르면 거제관광개발 측은 이번 청문에서 주주들 간에 벌어진 고소·고발을 취하하고, 2개 업체와 사업권 매각 등에 관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인수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소명했다. 이를 근거로 11월 말까지 인허가 취소를 연기해달라고도 요청했다.

시 전략사업과 관계자는 “거제관광개발이 주주 총회 등을 거치며 그간의 내부 갈등은 봉합했지만,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려면 사업권 매각 계약서를 제출하거나 공사이행보증금을 포함한 착공계를 내야 한다”며 “향후 추가적인 청문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한 거제관광개발 쪽 공식 견해는 들을 수 없었다. 회사 관계자에게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아서다. 다만 모 지역 언론 보도로는 거제관광개발이 투자자 유치뿐만 아니라 MOU를 체결한 2곳과도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학동케이블카 사업은 지난 2015년 8월 말 착공식 후 사업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2년 넘게 ‘첫 삽’도 못 뜬 채 지지부진하다. 2016년 3월과 5월, 6월 등 세 차례나 착공기한이 연장되자 결국 공동 시행자인 시가 사업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 인가 취소 절차를 밟았다.

올해 들어서는 세계고령화연구재단과 5억 달러 규모의 투자 확약을 했으나 실행되지 못했고, 제삼자와의 사업 인수 협상도 끝내 무산되면서 사실상 벼랑 끝에 선 처지가 됐다. 시는 앞서 지난해 10월과 12월 두 차례 청문도 진행했었다.

이동열 기자  coda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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