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정법 바른인연(45)

우리 불자로서 신심에 관한 의문을 제기하는 그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부처님 제자로서 그냥 넘어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오늘날의 한국 불교는 불교를 바르게 믿어야 할 신심에 문제가 있고, 또한 불자라 하더라도 바른 신심이 없는 그저 그런 종교라고 더러 인식하는 것도 현실이다.

이렇듯 불교를 향한 바른 신심과 금강저와 같은 생활 속에 항상 하는 신심을 중심으로 불자 생활에 관하여 얘기해 보고자 한다.

요즘의 한국 불교도들은 부처님을 향한 진실된 신심이 있는가? 없는가? 반문을 해보고 싶다.

신심이란 정확히 말하면 ‘바른 신심’만을 말한다. 이것은 부처님이 45년간 설하신 경전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바르지 않은 것을 믿는 것은 그 종교에 대한 신심이 아니다.

즉, 어느 종교에서도 그 교주의 사상을 바르게 공부하고, 실천할 때 그것을 그 종교도들의 참된 신심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일부 한국 불교도들의 신앙 형태는 부처님 깨달은 진리를 믿는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절에 다니면서도 법당이 개인의 욕심을 채워주는 곳으로 알고 있다.

개인의 욕심이란 재산이나 권력, 이성간의 사랑이 대부분이다. 권력과 재산을 축적하기 위한 곳이 절집 법당이라고 생각한다면 불자로서 한없이 부끄럽다. 이러한 불자들은 재산과 권력이 없어지면 불심이 흔들리고 말 것이다. 뭐 부처님도 필요없고, 스님도 필요 없고, 나는 열심히 기도했는데 하면서(사실 자세히 살펴보면 뭐 달라고, 이루게 해달라고 한 것 밖에 없었던 걸로 아는데..)

진실한 불자란 생활에 어려움이 처할수록 부처님에게 향하는 신심은 더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재산과 권력이 있고 없음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려면 바른 수행자를 만나 부처님의 사상과 교리를 바르게 공부하고, 바르게 실천하며 믿어야 될 것이다.

이것이 불교의 신앙이며, 더 나아가서는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불국정토’를 만들고, ‘생사해탈’까지 얻는 것이 궁극적인 신심인 것이다. 그런데 오늘의 한국 불교의 불자들은 부처님에게 무조건 맹신하면서 오욕(재물욕, 색욕, 식욕, 명예욕, 수명욕)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고, 실제로 그렇게 행하고 있다.

바른 선지식을 찾을 생각은 안하고, 무슨 영험도량, 소원성취 도량, 산과 들의 크고 작은 암자 등을 찾아 000일 기도, 대학 입시기도, 승진기도, 재수대통기도, 사주, 철학, 부적, 인등, 삼재기도 등을 통해 내 가족이 부자로 잘 살게 해달라는 기도 등이 그것들이다. 이렇다보니 이름만 불교이고, 절집에서 하고 있는 행위나 내용을 보면, 도대체 어떤 것이 불교인지 가늠하기 힘들다.

이런 모든 현상은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인 ‘경전’을 멀리 하고 있기 때문에 비롯된 것이다. 불교를 바르게 믿으려면 부처님의 사상과 행적을 기록한 경전을 배우고 실천하는데서 올바른 신심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절에 다니는 불자들은 타 종교인들에 비해 신심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그렇게 말하는 이들도 불교교리는 어떤 종교교리보다 훌륭하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부처님의 사상이 수승함에도 불구하고 신심이 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참으로 궁금하고 조심스럽게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 일이다.

그것은 한마디로 바르게 공부하지 않고 염불, 참선 등등을 생활화하지 않기 때문이고, 그 중에서도 특히 공부하여 뜻을 알고 염불을 해야하는 것은 재가불자나 출가스님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인 까닭이다. 맹목적인 염불이 아니고, 뜻을 알고 하는 염불이란 하루도 빠짐없이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이며, 부처님을 기억하는 것이다.

부처님을 생각하는 하루 일과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생각해보자. 부처님처럼 이해하고 부처님처럼 행동하게 될 것이다. 부처님의 하루가 될 것이며, 불자로서의 하루가 될 것이다. 모든 생활의 모습이 지혜와 자비로서의 삶을 살아갈 것이다.

매일 조석으로 참선, 염불 등을 하는 이는 나쁜 마음을 갖지 않을 것이며, 나쁘게 행동하지도 않을 것이다. 입으로 나무아미타불 염불하고 마음으로 관세음보살을 관하면서 생각이나 행동으로 나쁜 일 하기는 쉽지 않다.

어떤 모습으로든지 입으로 염불하고, 마음으로 관하면 비교적 나쁜 일은 하지 않고 좋은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부처님이 좋아하는 일만 하게 되면 더욱 신심이 나며, 남이 나를 좋아할 것이다. 바르게 수행 정진하는 이는 부처님을 향한 신심이 더욱 견고하고 하염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불자들은 매일 바른 수행으로 정진할 것을 습관화, 일상화해야 한다. 이것을 생활화하면 변치 않는 신심이 저절로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대로 절에는 다니는데 신심이 없는 사람은 경전을 토대로 바른 공부도 하지 않고, 바른 수행도 하지 않는 불자임을 알아야 한다.

불교에서는 금강이라는 말이 많이 쓰인다. 우리가 많이 독송하는 금강경(金剛經), 또 절 입구에 있는 금강신장, 고대 인도의 무기인 금강저 등이 그것이다. 금강이란 천둥, 번갯불이 모든 것을 부숴버리듯 그 자체가 매우 단단하여 그 어느 경우에도 부서지지 않고, 변치 않는 것이다. 금강으로 만든 법구를 ‘금강저’라고 한다.

이와 같이 금강저와 같은 신심을 지니려면 그 어느 경우에도 신심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그럴려면 다음곽 같은 것이 필요하다.

첫째, 바른 선지식(수행자)을 만나 부처님에 대한 올바른 이해의 믿음이 있어야 한다.

둘째, 매일 바른 수행 참선, 염불 등을 통해 바른 신심이 굳어져야 한다.

셋째, 남과 더불어 즐거움을 나누는데 금강저와 같은 신심이 나온다.

불심을 확인하는데는 남과 더불어 있을 때 알 수 있다. 남을 손해 보게 하고, 나만 이익되게 하는 것은 불심과 거리가 멀다.

부처님은 항상 대자대비로 중생을 구제하고 있다. 정치인은 국민을 생각하고, 선생님은 제자를 생각하고, 의사는 환자를 생각하고, 택시기사는 승객을 생각하고, 저마다 자기 위치에서 자비심을 발휘한다면 이 세상은 자연히 극락정토가 될 것이다.

부처님은 일찍이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정신을 중생들에게 몸소 실천해 보이시고 일러주셨다. 부처님은 무슨 일을 함에 있어 상대를 생각하고, 같이 즐거울 수 있는 일을 하게 했다.

이와 같이 금강저와 같은 신심은 남과 더불어 함께 하는 즐거움에서 온다.

불자들이여! 금년에는 꼭 술, 담배를 끊어 부처님 전에 입과 마음을 청정히 하여 참선, 염불 등을 수행 정진합시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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