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림 없이 대 자유인으로 살고 싶은 게 우리의 소박한 바램이다. 자유로운 영혼이 된다는 것은 많은 것을 포기할 줄도 알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마음에 벽과 저항이 없어야 한다. 사람 사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 매일 얼굴 마주보고 사는 배우자, 가족들의 표정 하나, 말 한마디에도 그날의 기분이 좌우되는 삶이 우리의 모습이다. 칭찬하면 기분 좋고, 트집 잡거나 꾸중이나 지적을 받으면 왠지 서글프고 무시당한 기분에 며칠씩 침울하기도 하다.

내 마음을 알아주고 인정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늘 깔려있으니 반갑게 대해주지 않고 무뚝뚝하게 하면 ‘내게 불만 있어?’부터 먼저 물어본다. 상대에게 ‘힘들거나 기분 나쁜 일 있었느냐?’라고 물어보는 사람은 배려와 존중하는 마음이 몸에 베인 사람이다. 가족 중 한 사람이라도 힘들어하면 분위기가 무겁고 칙칙하여 웃을 때도 눈치 봐야 한다. 특히 부모나 웃어른이 그렇다면 더욱 더 그렇다. 자기중심의 사고방식이냐, 다른 사람을 생각해주는 젠틀한 분인가에 따라 감정의 표현방법, 행동, 분위기를 밝고 행복하게 이끄는 것이 천지 차이다. 내가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것에 걸려있으면 주위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귀에도 들리지 않는다. 누구든지 고통스럽고 아파하는 마음은 있을 수 있다. 단지 모를 뿐이고 남들에게 표현하지 않고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종교는 사랑과 자비, 배려하고 이해하는 덕행을 가르친다,

한 사람의 삶의 역사를 자세히 들어보면 어릴 때 하지 못했던 일, 부모로부터의 받지 못했던 사랑, 형제・자매로부터 받은 열등감, 우월의식, 학교생활을 통해 받은 과대평가, 과소평가, 경쟁의식, 피해의식, 사회생활과 직장을 통한 자존감, 콤플렉스, 자기 회의, 자기 확신, 편견이라는 걸림이 뇌 깊숙이 잠재의식으로 저장되기 시작한다. 과거의 좋은 경험과 나쁜 기억이라는 걸림 속에서 나름대로 이해와 오해의 판단을 내리고 산다. 어느 누구도 과거의 삶에서 걸림 없이 자유로운 영혼이 될 수는 없다.

시간이 많이 흘러도 어릴 적 이야기를 하고, 추억을 떠올리고, 현재와 연관 지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지금의 현실을 똑바로 본다는 것은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이다. 뇌 속에 저장된 과거의 아픈 기억, 불편하고 불쾌했던 생각에 걸려서 오늘의 일을 결정하는 것이 자유롭지 못한 우리네 영혼이다. 예전에 읽었던 책, 들었던 이야기, 경험했던 일, 주변 사람들 속에서 이미 자신이 싫어하고 좋아하는 기준과 원칙을 만들어놨으니 생각의 그물에 걸림 없이 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걸림 없기를 바란다면 지금의 반대적인 생각과 행동을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하고, ‘일리가 있겠구나’하고 경청하고 관심을 기울이면서 자신이 어떤 것에 걸려서 묶여 있으며, 목이 조이며, 상대하기 귀찮아하는지를 알아차리는 순간이 늘어날수록 자유로운 영혼이 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노자 도덕경」의 첫 구절에 ‘도를 도라고 말한다면 정상적인 도가 아니고, 이름과 명분을 이렇게 붙이면 본질에서 벗어난다’고 했다. 어떤 일이나 사람을 직책, 학력, 고향, 나이, 겉모습, 잠시 만났던 경험, 누구에게 들은 이야기로 판단한다면 참 모습을 보는데 또 하나의 걸림을 만드는 순간이다. 얼굴 생김새, 풍기는 분위기, 어떤 상황에 따른 처신과 내뱉는 말, 눈빛, 풍채, 나에게 보이는 호감, 몸짓, TV에 비치는 모습에 걸려서 진짜 속 모습을 보지 못하고 이미지가 굳어버릴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자기 자신의 생각이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 많은 생각 속에서 숨쉬기 힘들어하고 불편해한다. 또한 분노, 동정, 슬픔의 걸림돌을 자기 삶의 연못에 계속 던져 고요한 평화를 얻을 수 없다. 주위 사람들의 연못에도 시도 때도 없이 던져 고요하며 안정적인 삶에 걸림돌을 쌓이게 한다. 시간이 갈수록 쌓인 걸림돌 때문에 집을 한 채 짓고 남을 정도가 되면 주위 사람들의 고통과 병은 심해지고 있다.

내 원칙과 기준을 상대에게 강요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되게 언어폭력과 거친 행동을 한다면, 상대의 삶에 내 자신이 큰 걸림돌이 된 것이다. 모든 사람은 완전하지 못하다. 우리는 신이 아니라 누구나 잘못할 수도 있고, 전체적이고 종합적인 판단보다는 부분적이고 한쪽으로 치우쳐 생각할 수 있다. 나에게도 내 삶의 걸림돌이 있다. 과거의 어두운 유소년기, 청년기, 학생시절, 직장생활, 사회생활 속에서 얻은 걸림돌을 없앨 때 내 삶은 자유롭게 행복하며, 주위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것이다. 나를 발끈하게 화나게 하고, 기분이 나빠지는 걸림돌이 무엇인지를 알고 치워버릴 줄 아는 사람만이 진정한 대자유인이 되지 않을까?

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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