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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無常)한 봄날에양재성 /전 거제문인협회장

촛불과 태극기로 나라가 온통 시끄럽더니 최고위 권력층과 굴지의 재벌들이 추락하고 있다. 지는 꽃이 있는 반면 피는 꽃도 있고, 곤충들은 단맛을 찾아 몰려다닌다. 다시금 무상한 세상사의 일면을 본다.

여기서 무상이란, 만물은 찰나에도 항상 변하며 영원한 실체로 존속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으로, 현상계를 시간적으로 파악한 불교용어다. 그래서 생(生)한 것은 반드시 사멸하기 마련이며(生者必滅), 융성한 것은 반드시 쇠퇴하고(盛者必衰), 서로 만나면 반드시 이별한다(會者定離)고 설파한다.

하지만 무상이라는 것이 무질서한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존재는 서로 관계성 안에서만 존재할 수 있으며, 결코 홀로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연기설(緣起說)로써 설명하고 있다. 즉, 모든 현상은 인(因)과 연(緣)이 서로 결합하여 생겨난 것이고, 이러한 현상들은 모두가 무상의 법칙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흔히 인생이란 꿈이나 물거품에 비유되기도 한다. 부귀영화나 아름다움, 애틋한 사랑도 영원할 수 없듯이 고통과 괴로움도 그러하다. 이 세상의 모든 존재들은 항상 변화하고 있지만 이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망각하고 있다가 덧없이 변해버린 삶을 보며 무상함에 젖곤 한다.

그런데 무상이란 드라마에서처럼 ‘인생무상’, ‘삶의 회의’하는 식의 허무론적 개념이 아니다. 무상의 가르침은, 영원한 것은 없는 까닭에 <덧없음>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아 무엇이든 허투루 여기거나 집착하지 않는 지혜로운 안목을 가지라고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권력과 재력의 최고 정점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사람들을 보면서 인생의 덧없음을 느낀다. 고금의 역사를 거울삼아 충분한 교훈을 얻었음에도 유사한 일이 반복된다는 것이 문제다. 아마도 제어할 수 없는 인간의 끝없는 탐욕 때문이라고 하겠지만 인생무상이다.

얼마 후면 나라의 최고지도자를 다시 뽑는다. 그런데 기존의 학습효과 탓인지 특별히 무엇을 기대하기가 두렵다. 그동안 여러 지도자들에게 나름의 기대를 걸었었지만 별반 다르지 않다거나 속았다는 심정을 떨칠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이번에야 말로 하는 조바심과 함께 이번에도 <역시나>가 되지 않을까하는 노파심에 한편 마음이 시큰둥하다.

기왕이면 거제의 경기가 절벽인지라 거제의 경기를 살릴 수 있는 지도자가 나왔으면 싶다. 내 코가 석 자인 까닭이겠지만 이 또한 덧없는 욕심 인듯하여 괜히 멋쩍다. 화사하던 벚꽃도 비바람에 지고 무심한 봄도 지나가건만, 시름에 든 거제에 활황의 불꽃은 언제 다시 필런지…….

만개한 대금산 진달래처럼 혹은, 80여 년간 온갖 풍상을 겪고도 고향으로 돌아와 곱게 핀 지심도의 동백꽃처럼 말이다. 만물이 무상인지라, 이 불황 또한 반드시 지나가리니 그저 열심히 기다려 볼일이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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