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들 ‘SNS 악성댓글’ 사안 관련 징계 절차 두고 반발

옥포 모 중학교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 최근 빚어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상의 악성댓글 관련 사안을 두고 학교 측의 징계 처분 절차가 불공정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 학부모들은 “사안에 이르게 된 경위 등 종합적 고려가 없었던데다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학교 측의 일방적인 부당 처분을 주장하고 있어서다.

학부모 사전 연락 부재 등 ‘절차 하자’ … 학생 진술 강요 의혹도

학교와 학부모들에 따르면 지난 3월 17일 밤, SNS의 한 종류인 ‘페이스북’에서 사달이 났다. 이 학교 3학년생 9명이 다른 동급생 1명에 대한 공유글에서 욕설과 성적인 글, 외모 비하 등의 ‘악성댓글’을 달았다는 것이다.

이 사안은 3월 20일 학교 인성부에 보고됐고 23일까지 조사를 거쳐, 27일 피해자 학부모 요청으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지난 3일 열렸다. 가해학생 9명 중 2명은 교내봉사 3일, 4명은 교내봉사 5일, 3명은 사회봉사 5일의 징계처분이 각각 내려졌다.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와 별도의 특별교육(학생 20시간, 학부모 4시간) 이행도 모두에게 처분됐고 지난 6일자 징계 통지문은 10일께 학부모들에게 우편으로 도착했다.

가해학생의 학부모들은 우선, 아이들이 결과적으로 잘못했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피해자 학부모의 학폭대책위 개최 요구가 있기까지 해당 학부모(9명) 누구에게도 이 사안과 관련한 학교 측 연락이 없었다는 점이다.

학부모 A 씨는 “학교폭력 관련 사안이라면 더더욱 해당 학부모에게 먼저 알렸어야 할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학교 측의 연락은 사안이 발생한지 열흘 후인 지난달 27일 유선 연락이 처음이었다.

특히 가해학생들에 대한 조사에서도 진술 강요 의혹 등 허점이 있었다는 게 학부모들의 지적이다. 학부모 B 씨는 “결과에만 꿰맞춘 형식적 절차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면서 “작년까지만 해도 비슷한 사안을 다룰 때는 최대한 해당 학부모들과의 중재와 조율로 사안을 해소했던 경향과는 달리, 올부터 절차를 강화했다는데 사전 공지도 없이 신학기에 ‘시범 케이스’가 된 것만 같다”고 억울해했다.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학부모 C 씨는 “학생 여러명이 다른 학생을 상대로 집단으로 욕설을 했음에도 징계는 없었고 학교 측이 가해학생 학부모를 불러 다음부터 이런 일 없도록 하라고 당부한 다른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피해학생과 가해학생들 사이에 얽힌 주장도 나온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결과적으로 가해학생들이 잘못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번 일에 이르기까지 적잖은 시일 동안 피해학생과 가해학생들 사이에 여러 가지 ‘트러블’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흑백 논리’로만 재단할 사안이 아닌데도, 종합적 고려 없이 일사천리로 결정됐다는 게 학부모들의 항변이다.

학부모 D 씨는 “저희 아이는 지난해 적극적인 봉사활동은 물론 학생회 임원으로서 꾸준히 생활했는데 이번 일에 연루된 탓에 학생회에서 제명됐다”고 울먹였다.

이와 관련해 ‘학교폭력예방법’ 제3조(해석·적용의 주의의무)는 ‘이 법을 해석·적용함에 있어서 국민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아니하도록 주의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학교 “학생 화해부터 시키려다 연락 늦어, 진술 강요 없었다”

이 학교 인성부장 A 교사는 학부모 연락 부재 등 ‘소명 기회 박탈’ 지적에 대해 “3월 20일 인성부에서 인지한 이후, 관련 학생이 다수이다 보니 나흘간 조사가 진행됐다”면서 “학생들부터 화해를 시킨 뒤 부모님들 간에도 사과와 화해를 유도하려 했는데 피해학생이 부모님에게 얘기를 하지 못했고 27일 학부모 모두에게 연락을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첫 연락은 피해학생 학부모의 학교 방문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개최 요구로 이어졌고, 피해 학부모는 경찰에도 고소 조치를 했다. 학부모 간 화해 시점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A 교사는 진술 강요 의혹에 대해선 “진술을 강요한 게 아니라, 사안 명칭 등을 일괄 정리할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얘기를 한 부분”이라며 “진술 내용은 개별 작성하도록 했다”고 반박했다. 학부모 서명란에 미리 서명이 됐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다.

학생들 사이의 오랜 갈등이 이번 사안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에 대해선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이 얽혀 서로 갈등이 있어왔던 건 사실”이라며 “그런 부분에 대한 증거나 증인이 확보되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다시 열 수 있다고 알려드렸다”고 말했다.

한편, 학부모들은 경남교육청에 이번 처분에 불복하는 행정심판 청구를 검토중이며, 학교 측은 14일내 이행 규정을 들어 12일부터 징계 절차에 들어갈 방침이어서 갈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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