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부지 매매 협의 입장차 … 업체 앞 펜스 설치해 ‘빈축’

장승포농협이 장승포지점 이전 신축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능포로 2길 일원 부지 매입에 나섰던 가운데, 매매 협의에서 입장차가 있는 차량정비업체를 가로 막는 펜스가 설치돼 빈축을 사고 있다.

장승포농협과 마찰이 빚어진 차량정비업체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농협 측과 매매 협의가 수차례 진행됐으나 매매 가격을 두고 입장차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업체 부지는 56평 규모로, 농협 측은 7억5000만 원~8억 원을 제시했으나 업체 측은 정비업체 특수성을 고려해 10억 원에 매매하길 바라고 있다.

업체 대표 양 모 씨는 매매가격과 관련해 “인근 마트 주차부지와 다른 매장의 경우 농협과 3.3㎡당 900만 원대의 매매가 이뤄졌지만, 저희 자동차정비업체는 사업장 이전과 이전에 따른 직원 퇴직금 정산 및 영업권 문제 등이 얽혀 매매가격을 그렇게 정할 수밖에 없는 특수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차량정비업체의 경우, 민원 등으로 이전 부지 물색도 쉽지 않은데다 이전을 하더라도 지금 부지에서 닦아 놓은 거래처 감소까지 우려된다는 게 양 씨의 토로다.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해 제시한 매매가격은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매매 협의 입장차가 지속된 이후 돌연 정비업체를 가로 막는 철제 펜스가 설치됐다는 점이다. 펜스 설치 지점은 농협 측이 먼저 매입한 사유지(인도와 업체 부지 사이 10평 규모) 경계다. 하필 경계에 펜스가 설치되다 보니 정비업체를 가로 막은 형국이 됐다. 높이는 3m쯤에 길이도 10여 m를 훌쩍 넘어 보이는 크기다.

양 씨는 “지난 16일 오전에 갑자기 펜스가 설치돼 황당했다”면서 “농협 부지라 하더라도, 측량 표기만 하면 될 일인데 영업장 앞을 떡 하니 가로 막은 펜스 탓에 차량 진출입 등에 애를 먹고 있다”고 분개했다. “다른 부지엔 설치하지도 않은 펜스를 저희 영업장 앞에 설치한 것은 ‘압박용’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시민과 상생해야 할 농협의 ‘갑질’이자 영업방해 행위로 느껴질 수 밖에 없다”고도 했다.

차량정비업체 대표 양 모 씨가 펜스를 가리키고 있다.

장승포농협은 이에 대해 매매가격에서 입장차가 있는 만큼 달리 도리가 없다는 견해다.

장승포농협 한 관계자는 매매가격과 관련해 “당초 7억 원까지 생각했으나 협의를 3개월여 진행하면서 업체 측을 배려해 8억 원까지 제시했던 것”이라며 “저희 농협도 투자할 수 있는 선이란 게 있지 않느냐. 그 이상의 가격은 힘들다”고 난색을 표했다.

펜스 설치에 대해선 "정비업체 측이 업무상 저희 부지를 점유할 수도 있어 설치는 불가피하다"면서도 "높이는 2m쯤으로 낮추도록 설치업체에 통보했고 22일 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거제시는 펜스 관련 민원을 두고 지난 21일 담당 공무원이 현장을 찾아 크기를 실측했고 철거 여부 등 민원 중재를 검토중인 걸로 전해졌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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