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몸싸움까지 번져 통영해경 수사중

장승포항에서 외도를 오가는 유람선 및 지심도 유·도선 운항과 관련해 장승포 어민들이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섰다. 어민들 주장은 난폭 운항이 적잖아 사고 위험이 잦다는 것이다. 유람선 업계는 정상 항로로 정상 운항을 하고 있다며 어민 주장을 일축하는 상황이다.

장승포 어촌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1시 15분께, 어민 옥 모(70) 씨가 자신의 통발 어선을 근해에서 운항하다 지심도 유·도선과 충돌할 뻔 했다는 것. 옥 씨는 유·도선이 사고 위험을 초래했다는 판단에서 장승포항에 접안해 유·도선 선원에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실랑이가 빚어져 선원으로부터 목이 조이는 등 전치 3주(경추 염좌 등)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옥 씨는 “유람선 업계의 난폭 운항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어선 닻줄이 끊기는 경우도 있고 해녀들의 조업 활동도 위협을 받을 지경”이라고 했다. 지난 21일 옥 씨와 함께 모인 어촌계원과 해녀들도 옥 씨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들의 토로를 종합하면, 유람선과 유·도선 운항에 밀려 어항(漁港)의 주인인 어민들의 권익이 침해받고 있다는 것이다.

지심도 유·도선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난폭 운항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저희는 정상 항로를 준수해 운항하고 있고 18일에 빚어진 일은 다른 유람선도 근처에서 운항중인 상황을 고려하는 등 유·도선은 정상 운항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통영해경 관계자는 21일 “사건이 접수된 만큼, 정확한 진상은 수사를 해봐야 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유람선 업계와 장승포 어촌계의 해묵은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데 있어 보인다. 어촌계 측은 장승포 유람선 업계가 다른 지역과 달리 어촌계와의 ‘상생’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어촌계원은 유람선 업계의 ‘부잔교’ 사용을 두고 어촌계만 동의를 해주지 않은 상황이라고 귀띔할 정도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4년 장승포 어촌계가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유람선 사업 유치에 뛰어들었으나 경남도의 보완 지시만 반복되다 결국 ‘불허’ 처리됐던 사안도 유람선 업계와 행정을 불신하는 요인이 돼왔다. 당시 어촌계 일각에선 기존 유람선 사업자를 보호하려는 불순한 의도라는 시각이 있었던 탓이다.

한 어촌계원은 “장승포 어민들은 점점 소외되고 있다. 유람선 업계가 갑(甲)이 되고 있고 어민들은 철저히 을(乙)이 되어가는 실정”이라며 “어선들이 옛 마전동 인근에 정박하기도 힘든 상황인데, 거제시 항만 정책이 장승포 어민들에게 과연 어떤 실효가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개탄했다.

현재 장승포항에 선적을 두고 있는 어선은 연안 복합, 통발 등 지난해 말 기준으로 44척이다.

한편, 장승포 어촌계는 이번 사안을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집단 행동’으로 이어질지 두고 볼 일이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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